하고 싶은 것을 찾고, 하기 싫은 것을 해내는 힘

202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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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을 찾고, 하기 싫은 것을 해내는 힘


박종태 (퍼프)

재학기간 : 2018년도 3월 ~ 2020년 1월

엑시트 후 : 파주타이포그라피(PaTi) 재학중


올해 초 거꾸로캠퍼스를 exit(엑시트)해 ‘파주타이포그라피’에 다니고 있는데요. 파주타이포그라피는 어떤 곳인가요?

파주의 협동조합 중 하나입니다. 돈보다 학생들의 예술 교육에 더 힘을 쏟기 위해 파주에 만든 곳인데요. 타이포그라피가 글자로 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한글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다른 예술과 접목을 하기도 해요. 미대 입시를 준비하거나 미대에 다니다가 온 분들도 있어요. 그림을 잘 그리면 유리한 점이 분명 있지만 그림 그리는 스킬이 전부는 아닌 곳에 다니고 있습니다. 거꾸로캠퍼스에 다니면서 이 곳에 처음 견학처럼 왔을 때 ‘예술적인 행복’을 느꼈습니다. 다녀오고 난 후에는 선생님께 ‘저 여기 너무 좋아서 다니려고요’라고 호기롭기 말했죠. 뽑아줄 지 안 뽑아줄 지도 모르면서요.


파주 출판도시 내 위치한 파주타이포그라피 (PaTI) 캠퍼스


거꾸로캠퍼스에 입학하기 전, 스스로 판단하기에 퍼프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혈기왕성, 의욕충만, 수습불가. 이렇게 표현할 수 있어요. 정말 거꾸로캠퍼스에 입학하기 전에는 혈기는 왕성하고, 의욕은 충만한데 그 의욕과 혈기를 역량이 따라가지를 못해 수습이 불가한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공부가 싫었어요. 제가 쌍둥이 남동생이 있는데 동생보다 잘해야 한다,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른들이 기대하고, 실망하는 만큼 점점 공부와는 거리가 멀어졌죠.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들은 제대로, 잘 하고 싶었어요. 일찍 사회에 나가고 싶었고, 일을 배울 지, 취직을 할 지, 기술을 배울 지 고민하던 중학교 때 거꾸로캠퍼스를 알게 됐어요. 도덕 선생님이 거꾸로교실 방식으로 수업을 하던 분이었는데요. 늘 지루한 과목이라고 생각했던 도덕이었는데 다른 방식으로 하는 수업을 하니까 집중하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집중이 됐어요. 그러다 보니 수업 후에 따로 공부한 적이 없는데 도덕만 시험을 잘 봤더라고요. 너무 의아해서 제가 선생님께 시험 성적을 받고 물어봤을 정도였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설명해준 부분에서만 나온 거야. 네가 모두 아는 내용이라서 맞출 수 있었어’라고 대답을 하셨죠. 그 대답을 듣고 갑자기 ‘이게 내가 바라던 교육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방식이 최고라고 말할 순 없지만 최소한 저에게는 좋은 교육 방식이었던 거죠. 그렇게 거꾸로캠퍼스에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습니다.


부모님은 거꾸로캠퍼스를 어떻게 받아들이셨나요? 설득의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뿐 아니라 저에게 영향을 주셨던 도덕 선생님도 말리셨어요. 제가 너무 순간적인 감정에 결정한 게 아닐까 해서 걱정이 되셨던 거죠. 하지만 저는 거꾸로캠퍼스가 옳다고 생각했고, 입학설명회도 2번 참석할 정도로 열정이 있었어요. 오히려 부모님은 쿨하게 받아들이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집이 원래 대전이었는데요. 서울에 가서 세상이 얼마나 넓은 지 보고, 시야를 넓힐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셨던거죠. 서울 중에서도 ‘대학로’라는 점도 좋아하셨고요.


처음 거꾸로캠퍼스에 왔을 때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었나요?

막연하고 단순하게 타투이스트가 되고 싶었어요. 일반 학교에 만약 가게 되더라도 따로 배워보고 싶었는데 미대 입시보다는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내가 뭔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을 찾던 중 만난 게 거꾸로캠퍼스입니다. 거꾸로캠퍼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해주는 것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갈 수 있고, 내가 하기 싫은 것도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인 것 같습니다. 평소 전혀 관심 없고, 전혀 싫어하던 분야의 수업도 재미있게 들었거든요. 어떤 분야에서는 내가 찾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흥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꾸로캠퍼스에서의 첫 날과 엑시트날을 기억하시나요? 마지막 날 스스로 느낀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첫 날은 정말 많이 떨렸어요. 사람들과 빨리 친해지고 싶었고, 그 사람들과 무엇이든 새로운 걸 많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엑시트날은 다른 곳이 무섭다기보단 처음 입학할 때, 그 마음만 갖고 있다면 어딜 가든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조금 더 멘탈이 단단해졌죠.


거꾸로캠퍼스는 시험이 없고, 배움장터를 통해 사람들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웠는지 이야기하고 개인적인 결과물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평가가 진행됩니다. 정해진 시험 날짜가 있고, 그 시간만을 생각하면서 공부를 하다가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가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거꾸로캠퍼스의 이런 제도에 어떻게 적응했나요?

물론 저도 처음에는 선생님들이 무섭게 느껴졌어요. 저는 혼자 발표를 하고, 모든 선생님과 다른 팀 친구들이 앉아있었죠. 저 혼자 나가서 저 사람들을 말로 설득시킬 생각을 하니 굉장히 무서웠죠. 시험보다는 수련 같았어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을 때는 ‘아, 내가 좀 더 했어야 하는데 창피하게 이런 지적을 당했네. 다음 모듈에는 진짜 제대로 해야지’ 이런 생각들을 했어요. 그렇게 다음 모듈에서 변화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기분이 좋았죠.


거꾸로캠퍼스에 다니고 있거나 앞으로 거꾸로캠퍼스에 오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거꾸로캠퍼스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려준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는 ‘한 번 가볼까?’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오는 것은 반대해요. 100세 인생이라고 하지만 인생은 짧다고 생각해요. 일반 학교보다 더 많은 돈과 마음을 투자해서 왔는데 ‘어랏? 아니네’하고 나가버리면 시간이 너무 아깝잖아요. 미성년자일 때는 어서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이제는 지금 제 나이가 좋아요. 그리고 정말 절실하게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면 시간에 얽매이지 말고 엑시트를 결정하세요.



엑시트를 앞둔 학생들에게 먼저 사회로 나온 사람으로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모두 거꾸로캠퍼스가 독특하다고 생각했지만 사회엔 훨씬 더 다양하게 특이한 사람이 많아요. 좋게 표현하자면 더 다양한 사람들이 많은 것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해괴한 사람도 많은 곳입니다. 이 세상 속에서 스스로가 어떤 모습인지, 어떤 모습이고 싶은 지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도망친 곳에 낙원이나 천국은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 지 잘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인터뷰   류창희

편집   류창희, 한성은

사진   박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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