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탐험하고 깊이를 더하는 사람

202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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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이야기]

자유롭게 탐험하고 깊이를 더하는 사람


신율 (밤톨)

재학기간 : 2017년 8월 ~ 2019년 5월

엑시트 후 : 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과 재학


거꾸로캠퍼스에 입학하기 전, 스스로 판단하기에 밤톨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도전하고 싶은 의지와 욕심은 많은데 마음에 비해 걱정을 많이 했던 학생이요. ‘잘 안 되면 어쩌지?’하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지금보다는 확실히 소극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거꾸로캠퍼스로 입학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망설여졌던 점이 있었다면 거꾸로캠퍼스를 통해 어떻게 해소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입학에 후회가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거꾸로캠퍼스를 처음 알게 됐어요. 바로 에코(대표)에게 연락을 했고, 그 당시 거꾸로캠퍼스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서울시립과학관에서 에코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에코의 이야기를 듣고 정말 망설임 없이 결정했어요. 결정은 쉽게 했지만 막상 자퇴를 하고 보니 ‘자퇴’ 신분이 주는 위축감이 있었습니다. 평일 내내 거꾸로캠퍼스에 있을 때는 모두 같은 입장이니까 그런 생각이 덜 들었는데 주말이 지나고 나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데도 상대적으로 위축됐어요. 거꾸로캠퍼스에서는 자발적 학습이 중요한데 ‘내가 나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고요. 무엇보다 주변 친구들은 고3이 되서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데 저한테는 정확한 넥스트 스텝이 없다는 것이 막막했어요. 그런데 일단은 ‘할 수 있은 건 다 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여러 활동을 했어요. 그랬더니 마음이 좀 더 편해졌죠.

*크라우드 펀딩: 거꾸로캠퍼스는 2018년,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하는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플랫폼 '비플러스'를 통해 기숙사 조성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거꾸로캠퍼스에서의 첫 날과 엑시트 날을 기억하시나요? 떠올려봤을 때 마지막 날 스스로 느낀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첫날엔 친구들과 어색했던 기억이 나요. 기숙사에 모여서 짐을 풀고, 다같이 밥을 먹으러 갔는데 같은 테이블에 앉은 친구가 엄청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네”라고만 하더라고요. 머쓱하고, 민망해서 제대로 체할 뻔 했죠. 엑시트 날은 파주타이포그라피(이하 ‘파티’)에서 2달 정도 생활 한 후* 배움장터를 열었던 날이었습니다. 파티에서 생활하면서 파티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뿡빡'이라는 친구와 함께 소책자를 만들었고, 그걸 판매하는 날이었죠. 인터뷰, 촬영, 원고 작업, 디자인, 인쇄까지 모든 과정을 우리가 해냈기 때문에 더 애정이 컸고,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구매하더라고요. 책을 자랑하고, 판매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책을 만들면서 ‘거꾸로캠퍼스에서 하는 마지막 활동이겠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책이 거꾸로캠퍼스를 통한 제 변화를 대신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만들면서 뿌듯했던 이유도 책 작업을 하면서 저 나름대로의 관점을 세우고, 생각하는 힘이 달라졌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거꾸로캠퍼스에서는 선택에 따라 파주타이포그라피에서 디자인 교육과정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교육과정' 탭 내 '알파랩' 과정을 참고하세요.


거꾸로캠퍼스는 시험이 없고, 배움장터를 통해 사람들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웠는지 이야기하고 개인적인 결과물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평가가 진행됩니다. 정해진 시험 날짜가 있고, 그 시간만을 생각하면서 공부를 하다가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가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거꾸로캠퍼스의 이런 제도에 어떻게 적응했나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배움장터 준비 기간에 밤을 새는 벼락치기 스타일이었어요. 같이 밤새는 친구들과 했던 말이 “시험이 낫지 않아?”였죠. 시험은 찍을 수라도 있는데 발표는 ‘플랜B’가 없으니까요. 배움장터 자체가 낯설지는 않았어요. 학교에서 동아리나 학회 활동, 수행 평가하면서 했었어야 하는 활동을 여기서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배움장터보다는 선생님들의 피드백이 더 어렵게 느껴졌어요. “네 시험점수는 몇 점이야” 이렇게 숫자로 점수를 받는 게 아니라 ‘언어’로 평가를 받는다는 게 적응이 쉽지 않았습니다. 명확하게 떨어지지도 않고, 말은 해석의 여지가 다양하다보니 어떤 점을 보충하면 될 지 계속 고민해야 했죠.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그래서 나는 뭘 해야하는 지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듣고 그때부터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됐죠. 시험은 결과와 상관없이 일단 끝나면 성적이 나오기 전까지는 홀가분하잖아요. 그런데 배움장터는 분명 끝났는데 끝나지 않은 느낌이 강했어요. 이 배움장터 결과물을 발전시키려면 다시 밤을 새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거꾸로캠퍼스에서의 경험은 어떤 것인가요? 기억에 남는 이유는요?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이유도 궁금합니다.

기숙사 생활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실제로 저희가 직접 이사를 할 경험은 많이 없잖아요. 그래서 거꾸로캠퍼스에서 매 모듈 마다 이사를 다니는 게 정말 힘들었죠. 비가 엄청 많이 온 날에는 이사하면서 온몸이 다 젖은 적도 있고, 주기적으로 바뀌는 룸메이트와 함께 산다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친구들과 밤새 이야기 하고,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먹었던 시간이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거꾸로캠퍼스를 엑시트 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거꾸로캠퍼스에 처음 입학했을 때 그렸던 내 모습과 얼마나 많이 맞닿아 있나요? 그리고, 1년 후에 어떤 모습이길 원하나요?

재미있는 일을 찾아 다니고, 웃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다는 마음으로 거꾸로캠퍼스에 들어왔습니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며 거꾸로캠퍼스에서 엑시트했고요. 지금도 그런 생활을 하면서 즐겁게 살고 있고, 또 살고 싶습니다. 더 하자면 제가 조금 더 깊이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다큐멘터리 감독님의 영상을 보면서 매일매일 자극과 감동을 동시에 얻고 있어요. 1년 후에는 힘들겠지만 조금씩 저도 저만의 색이 있는, 작업물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거꾸로캠퍼스에 다니고 있거나 앞으로 거꾸로캠퍼스에 오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거꾸로캠퍼스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려준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사실 먼저 다녀본 사람의 말이 크게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 교육을 대하는 관점과 철학은 변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 시스템이 계속 변하는 게 거꾸로캠퍼스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꼭 한 마디 해야 한다면 ‘겁 먹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전 처음에 겁이 났는데 그 마음이 오래 가진 않았어요.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너무 다를 거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겁이 나는 것 같아요. 마음을 편하게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엑시트를 앞둔 학생들이나 막 엑시트를 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사회로 나온 사람으로서 해주고 싶은 말은?

“라테는 말이야”가 생각나는 질문 같아서 민망하지만 학생들마다 고민이 다 다를 것 같아요. 일반 학교, 거꾸로캠퍼스 모두 진로에 대한 고민은 스스로 해야 해요. 각자의 길은 각자만 알 수 있으니까요.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선택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지 않을까요?


인터뷰   류창희

편집   류창희, 한성은

사진   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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