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배우고, 함께 하는 법을 배우는 곳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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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이야기]

함께 배우고, 함께 하는 법을 배우는 곳

3년을 꽉 채워 거꾸로캠퍼스에 다니고 있는 이남경 학생은 현재 광장시장 한복거리 부흥을 위한 앱 개발 중입니다. 잘못 들어간 길에서 발견한 한복거리를 돌아다니며 상인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른 사람들의 고충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학생 헤드로 일하며 거꾸로캠퍼스에 대한 애정과 리더십을 함께 길러온 이남경 학생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합니다.

이남경(양갱) ㅣ 2017년 3월~


거꾸로캠퍼스를 어떻게 알게 됐나요?

중 2 겨울 방학, 한창 방황하던 때였습니다. 방황하면서도 계속 고민이 많았어요.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데, 내가 왜 자꾸 이러는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죠. 그때 거꾸로캠퍼스를 알게 됐고, 고민 끝에 입학을 결정했습니다. 자퇴에 대한 부담보다는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힘들었어요. 친구에 죽고, 친구에 살던 때였거든요. 지금은 친구 때문에 인생을 바꿀 기회를 놓칠 뻔 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죠.


거꾸로캠퍼스에 온 후 인생이 바꼈다고 생각하나요?

그럼요. 저는 말투도 되게 세고, 소통이 안 되는 사람이었어요. 저와 의견이 다르면 일단 싸우려고 들었고, 제 의견을 우기기 바빴죠. 엄청 감정적인 사람이라서 스스로 다스리기도 어려운 사람이요. 저에게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거꾸로캠퍼스에서 알게 되었어요.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이었습니다. 수업시간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동의를 못하면 우기기 시작하고, 스스로 틀렸다는 느낌을 받으면 무조건 싸우려고 들었어요. 말투나 사용하는 단어들로 친구들을 불편하게 한 적도 많습니다. 처음 제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을 때도 화부터 났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스스로 계속 의식하게 됐고, 저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관찰하며 저에게 맞는 소통 방식을 찾았어요. 소통 방식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감 능력도 길러졌고, 어떻게 말해야 내 의견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친구들과의 사이도 좋아졌습니다. 친구들이 저를 믿어줬기 때문에 학생 헤드까지 할 수 있었죠. ‘진심으로 행동하되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말자’는 저만의 기준도 세웠어요.



거꾸로캠퍼스에서의 첫 날, 기억나요? 그날의 기억을 떠올려본다면?

엄청 긴장했어요. 제가 입학할 때는 거꾸로캠퍼스가 처음 문을 열 때라 정원이 13명 정도였거든요. 소규모인데다 어떤 사람일지 모르는 사람들과 방을 쓰고, 수업을 해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걱정은 잠깐이었어요. 처음 가자마자 신선한 충격을 받았죠. 처음 본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잘해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어요. 보통 처음 만나면 어색한 분위기에서 서로 말을 잘 못하는데 거꾸로캠퍼스에서는 어디서,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등을 자연스럽게 물어보면서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줬어요. 첫날 밤에는 선생님, 학생들이 모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런 편안하면서도 친근한 분위기가 너무 반가웠고, 고마웠습니다. 첫날의 따뜻한 분위기 덕분에 지금까지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딘가에 혼자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으니까요


‘거꾸로캠퍼스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가장 기대했던 점은 무엇인가요?

변화 그 자체에 많은 기대를 했어요. 방황을 하면서도 계속 ‘이러면 안돼’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 고민들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막연히 이 곳을 벗어나면 다 해결될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한참 방황을 하면서도 방황하는 제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우선 이 환경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방황을 멈추고 다른 시도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뭘 좋아하는지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 기대를 가지고 거꾸로캠퍼스를 선택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배우면서 변화를 만든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거꾸로캠퍼스에 와서 저의 문제를 발견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법을 배우면서 한 명의 인간으로서 많은 성장을 한 것 같습니다.


생각했던 것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변화의 폭이 이 정도로 클 줄은 몰랐어요. 모르던 세상을 알게 되기도 했지만 저를 보면서 사람이 이렇게 단기간에 빨리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거든요. 프로젝트는 물론 처음에는 마인드맵*도 못 그렸는데 지금은 팀을 직접 운영하면서 사업계획서도 만들어요. 스스로 가장 놀라요. 생각했던 것보다 제가 너무 많이 변해서요. 뭘 해도 재미를 못 느끼던 저였는데 지금은 더 다양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니까요.

*마인드맵: 머리 속의 이미지를 글이나 그림, 기호 등으로 표현하는 기법. 거꾸로캠퍼스에서 하나의 주제나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생각의 갈래를 자유롭게 기록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방식.



지금은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나요?

한복가격비교견적 앱(H:SOK, 에이치속)*을 만들고 있어요. 우연히 길을 잃어서 광장시장 한복거리를 알게 됐는데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상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한복거리가 많이 침체됐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호기심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어요. 한복 판매하시는 분들의 평균 연령이 50세 이상이라 마케팅이 쉽지 않고, 신규 고객이 접근하기도 어려워서 한복가격을 비교하고 견적을 내주는 플랫폼을 구축해보려고 한 거죠. 시장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한복거리에 오는 것을 꺼리는 신혼 부부들에게 색다른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어서 매거진도 기획 중입니다. 한복거리의 가치를 알리고, 가격 차별성을 알리고 싶었어요. 앱 이름은 ‘한땀’이에요. 장인이 만든 한복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거든요.

*H:SOK이 궁금한 분들은 인스타그램(@hsok.official)을 팔로우해주세요! 


거꾸로캠퍼스에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무엇인가요?

최근에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진행했던 실전창업교육 프로그램에 지원했어요. 최종 합격하면 500만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마지막 3단계에서 아쉽게 떨어졌죠. 하지만 스스로 사업계획서를 쓰고,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주는 과제를 해내는 모습이 신기했어요. 그동안 거꾸로캠퍼스에서 배운 경험들이 저한테 잘 쌓여있다는 생각을 했죠. 그 과정을 낙오 없이 해냈다는 것 자체로 만족하고 있어요. 5분 발표를 위해 밤새서 외우고, 준비하면서도 힘들다기보다는 뿌듯했어요.



곧 엑시트를 해야 할 시기입니다. 사회로 나가는 게 두렵지는 않나요?

작년 겨울까지는 정말 걱정이 많았어요. 이번에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았어요. 그때 마음을 좀 굳게 먹게 됐어요. 원래는 감정이 수도없이 왔다갔다 했었는데 지금은 뭘 하든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자는 생각만 하고 있어요. 저는 사실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는 흥미가 있지만 앱개발은 너무 어려워서 정말 하기 싫었거든요. 처음에는 ‘내가 왜 앱개발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수업이 이해도 잘 안 갔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현실을 생각하게 됐어요.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니까, 내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이 정도는 해보자고 혼자 결론을 냈죠. 가슴 뛰는 주제로 움직일 수 있다면 그 안에서 하기 싫은 일을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원래 싫은 일은 절대 못하는 성격이었거든요. 결국 해내면 나한테 좋은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하기싫음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거꾸로캠퍼스에 와서 많이 달라졌고, 지금도 고쳐 나가는 중이에요.


거꾸로캠퍼스를 엑시트하면서 나는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 지 상상해본 적 있나요? 내가 기대하는, 바라는 내 모습을 말한다면?

아직 명확하게 정한 건 없어요. 다만 다양한 프로젝트를, 깊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죠. 소소하게는 책방에서 일해보고 싶기도 해요. 책방에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행사를 기획하는 일을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제가 책 읽는 걸 좋아하고, 책에 한해선 소유욕이 강해요. 서점에 가면 몇 시간씩 앉아서 심혈을 기울여서 책을 고르고 한 권을 사서 나오는 스타일이에요. 지금도 장바구니에 넣어놓은 책은 많은데 아직 좀 더 고민 중이에요. 제가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 지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인터뷰   류창희

편집   류창희, 한성은

사진   주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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