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다양해질 때 생기는 변화

2020-08-26
조회수 303

[알파랩 이야기]

거꾸로캠퍼스 X 루트임팩트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다양해질 때 생기는 변화

거꾸로캠퍼스에는 데이터 사이언스, 디자인, 메이킹, 임팩트 비즈니스 등 분야별로 특화된 환경에서 전문 지식과 스킬을 습득할 수 있는 알파랩이 있습니다. 루트임팩트는 거꾸로캠퍼스의 임팩트 비즈니스(Impact Business) 학습을 위한 아이랩(I-Lab)의 파트너로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거꾸로캠퍼스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루트임팩트와 거꾸로캠퍼스가 함께 그린 2020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아이랩의 파트너, 루트임팩트 프로그램 디렉터 박영은님을 만났습니다.


루트임팩트 프로그램 디렉터 박영은님


루트임팩트는 어떤 곳인가요? 영은님에 대한 짧은 자기 소개도 부탁드려요.

루트임팩트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개인이나 그룹을 체인지메이커로 보고, 그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일을 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기관입니다. 저희는 그들이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도록 돕습니다. ‘헤이그라운드’라는 건물을 운영하면서 사람들을 모으는 것뿐 아니라 건물 자체를 커뮤니티로 보고 여기에 입주한 체인지메이커들이 잘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체인지메이커는 대중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아니다 보니 그들이 혼자서 성장할 수 있는 폭이 좁고, 만들어낼 수 있는 결과물도 제한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모여있을 때 갖게 되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서 의미있게 함께 하는 것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루트임팩트에서는 따로 닉네임을 정하지 않는데 알파랩을 함께 하게 되면서 ‘와이’라는 닉네임을 지었습니다. 이름의 이니셜이기도 하고 평소에 워낙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해서 ‘와이’라고 짓게 됐습니다. 주변에서도 딱 어울리는 닉네임이라는 반응입니다.*

*거꾸로캠퍼스에서는 교사진, 운영진, 학생 모두 닉네임으로 불리기 때문에 파트너 분들도 닉네임 짓기는 필수! 


체인지메이커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국가에서 주는 자격증처럼 ‘인증’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중요한 미션으로 삼고 있는 개인 혹은 그룹이라면 체인지메이커로서의 자격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루트임팩트는 체인지메이커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또 다른 체인지메이커이기도 합니다.



2019년에 이어 올 해 두 번째 아이랩이 열렸습니다. 거꾸로캠퍼스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거꾸로캠퍼스는 교육을 바꾸려는 주체들 중에서 굉장히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고,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하는 곳입니다. 루트임팩트 단독으로 하기에는 어려운 프로젝트를 거꾸로캠퍼스와의 협력을 통해서 더 잘 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청소년 교육에 대해서 모르고 있던 부분을 거꾸로캠퍼스와 함께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루트임팩트의 교육 사업은 원래 20대 이상 청년과 경력보유여성들의 교육에 관심을 두고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해왔습니다. 우연히 거꾸로캠퍼스와 인연이 닿게 됐고, 거꾸로캠퍼스가 기대하는 것들은 다행히 루트임팩트가 할 수 있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아이랩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완전히 백지 상태는 아니었지만 완벽히 아는 상태도 아니었기 때문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교육을 바꾸기 위해서는 조금 더 어린 학생들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게 됐습니다. 


미래교육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 같아요. 뜬구름 잡는 말 같지만 ‘문제해결능력’이죠. 문제 상황에 떨어졌을 때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 해결을 위한 기획력, 혼자 할 수 없으니 사람들에게 업무를 분담하거나 필요한 사람들을 모으는 능력 등이죠. 스마트폰으로 앱을 만들거나 유튜브에 올릴 영상을 만드는 게 교육이 될 것이라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잖아요. 이처럼 미래교육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문제에 닥쳤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루트임팩트의 알파랩에서는 일부러 문제 상황을 만들어요. 빠듯한 예산, 제한 시간을 두고 학생들이 단 시간에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그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빠른 시간 안에, 본인도 모르는 새 성장하게 됩니다. 



2019년 아이랩과 2020년 아이랩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많은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작년 아이랩에 참여한 학생들은 다른 랩들을 많이 경험하고, 프로젝트도 길게 해본 친구들이었죠.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가지고 와서 비즈니스화 하는 작업을 저희가 함께 했습니다. 비즈니스를 생각하고 만든 프로젝트가 아니다 보니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한 학생들의 애정을 엿볼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비즈니스를 생각하지 않고 진행한 프로젝트라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았어요. 그래서 올해 아이랩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만드는 사람보다는 소비자를 생각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기로 한 것이죠. 사고의 시작점부터 완전히 달라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로 웨이스트’와 ‘홈리스’를 주제로 한 모듈 동안 3번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3시간, 3일, 3주 프로젝트입니다. 처음 일주일 동안은 꼭 배워야 하는 개념이나 도구들에게 대해 알려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후에는 2만원의 돈과 3시간을 주고 어떤 식으로든 결과물을 가져오는 미션을 줬어요. 아쉬운 점, 시도했으나 잘 안 된 점을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가격은 어떻게 결정하는 지, 비용은 어떻게 관리하는 지, 고객 인터뷰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등을 발견하고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3일 프로젝트까지 진행한 다음 3주 프로젝트까지 왔습니다. ‘빅이슈’, ‘더 피커’와 함께 프로젝트 주제를 3개씩 미리 만들고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3주간은 그 회사의 프로젝트를 경험해보는 것이죠. 고객의 관점이 강조되도록 주제를 설계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을 모을 수 있을지, 사람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알릴 건지, 어떻게 팔 건지를 고민하는 거죠. 이런 방식으로 만든 이유는 만드는 것과 실제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은 매우 다른 영역이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제품을 만드는 것에 시간을 쏟기 보다는 사람들의 니즈를 고민하는 것에 시간을 더 쏟게끔 모듈을 설계했습니다. 자칫 프로젝트를 하는 것, 혹은 내가 어떤 일을 한다는 것에만 몰두해서 정작 중요한 소비자를 놓칠 수 있는데 2020년 모듈에서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서포트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은 어땠나요? 

앱을 만들거나 의미 있는 수준의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아이랩에서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 것은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창신동 봉제공장에서 나온 많은 조각천을 활용해 무언가를 만드는 3일 프로젝트는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스마트 폰 스트랩을 만들려다가 제작이 쉽지 않아 급하게 곱창밴드(스크런치)로 방향을 선회했어요. 3일이라는 짧은 시간이 주어지니 아이들은 오래 고민을 할 수도, 우물쭈물할 수도 없었습니다. 서툰 솜씨지만 고무줄에 재봉틀로 바느질해 곱창밴드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아이들이 만든 곱창밴드를 하고 있는데요. 자세히 보면 바느질 솜씨가 아주 완벽한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3일 동안 이걸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뛰어다닌 아이들의 열정만큼은 어설프지 않습니다. 물건을 만든 후에는 이 제품을 어떤 사람들에게 팔지, 이 제품이 누구에게 필요할 지, 이 제품의 가격은 어떻게 정할지를 생각해봤습니다. 생산부터 가격 책정, 유통,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경험하면서 생산의 전 과정을 경험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더피커 매장에서 직접 소비자를 만나는 '제로웨이스트' 프로젝트 현장


‘제로웨이스트’와 ‘홈리스’라는 주제를 정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여러 영역 중 루트임팩트가 중요하게 여기는 영역 중 하나는 다양성입니다. 젠더, 연령 등의 다양성에 대해 늘 고민합니다. 다양성은 결국 포용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홈리스라는 주제로 학생들과 대화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게 되면서 제로웨이스트를 빼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빅이슈와 더 피커는 이 두 테마의 핵심 브랜드이자 루트임팩트와 뜻을 함께 하고 있는 체인지메이커이기 때문에 아이랩 파트너로 떠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단순히 환경을 생각해서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로 귀결되는 학교의 수행평가가 아닌 왜 쓰레기를 줄여야 하는지, 실제 브랜드들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이로 인해 어떤 소비자 층이 형성되는 지 등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도덕적인 개념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 사회를 조금 더 다양한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이자 목적입니다. 


강남역에서 길거리 잡지 판매를 체험하는 '빅이슈' 프로젝트 현장


2년간 경험해본 거꾸로캠퍼스의 학생들은 어땠나요? 앞으로 계속 함께 한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거꾸로캠퍼스의 모든 학생들을 다 보지 못했기 때문에 ‘거꾸로캠퍼스 학생들은 어떻다’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느낀 공통점은 있습니다. 거꾸로캠퍼스에 온 것 자체만으로 남들과 다른 의사결정을 한 친구들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선택을 한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많은 고민들이 쌓이고 쌓여 그 사람의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적응하는 속도, 재미를 느끼는 정도, 성격, 관심사 모두 다르지만 거꾸로캠퍼스라는 선택을 함으로써 추가로 얻게 되는 고민과 경험들 덕분에 다른 힘을 얻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루트임팩트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실용적인 배움을 널리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그 걸음을 거꾸로캠퍼스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류창희

편집 류창희, 한성은

사진 주현동

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