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언어를 갖고 새로운 관점을 만드는 시간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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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랩 이야기]

거꾸로캠퍼스 X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

나만의 언어를 갖고 새로운 관점을 만드는 시간

거꾸로캠퍼스에는 데이터 사이언스, 디자인, 메이킹, 임팩트 비즈니스 등 분야별로 특화된 환경에서 전문 지식과 스킬을 습득할 수 있는 알파랩이 있습니다.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는 거꾸로캠퍼스의 비주얼라이제이션(visualization), 즉 브이랩(V-lab)의 파트너로 2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브이랩 파트너로는 2년째지만 거꾸로캠퍼스의 가장 든든한 파트너이자 자문 학교로 꽤 오래 전부터 교류하고 있는,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를 찾아 부교장 이재옥님을 만났습니다.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 부교장(버금) 이재옥님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이하 파티)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파티는 독립 디자인 학교, 배우는 곳이라는 뜻의 디자인 배곳입니다. 새로운 창의교육을 하기 위해 안상수 디자이너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고, 그 뜻에 동의하는 배우미(학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기관입니다. 4년째 대학에 준하는 과정인 한배곳이 있고, 대학원에 해당하는 더배곳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약 100명의 배우미들이 공부하고 있고, 그 공부에는 디자인을 넘어 인문, 자신의 삶에 대한 공부까지 포함합니다. 개교한 지는 8년 됐고, 작은 학교지만 다양한 국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어서 글로벌한 파트너와 교류를 하고, 관계를 통해 사고와 기회를 확장할 수 있는 곳입니다. 저는 파티의 버금(부교장) 이재옥입니다. 거꾸로캠퍼스의 학생들을 직접 만나며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파주 출판 단지에 위치한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 (이상집) 


거꾸로캠퍼스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5년쯤 됐습니다. 거꾸로캠퍼스 선생님들이 거꾸로캠퍼스를 막 시작하려고 할 때 자문을 구하고자 찾아오셨어요. 파티를 운영하면서 힘든 점과 보람, 다양한 경험 등에 대해 여쭤보셨습니다. 파티 역시 초기였던 시기라서 처음 경험했던 것들을 공유하면서 ‘거꾸로캠퍼스는 거꾸로캠퍼스의 길이 있을 것이다’라며 서로를 다독였습니다. 파티 학교 설명회나 졸업식, 거캠의 배움장터 등 지금도 꾸준히 교류하고 있습니다. 대상의 연령대가 다르지만 교육에 대한 뜻과 취지는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서로 힘이 되는 관계가 되자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다양한 방법으로 실천하는 중입니다. 


V랩의 수업 방식은 어떻게 되나요? 거꾸로캠퍼스를 위한 수업 계획과 커리큘럼은 어떻게 만드시는 지 궁금합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브이랩은 저희에게도 모험이자 실험입니다. 파티에서 그동안 해오던 것들 것 거꾸로캠퍼스에 맞게, 브이랩에 맞게 설계를 합니다. 최선을 다해 운영하고 있지만 모범 답안을 적어 놓고 그대로 움직이기만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매번 브이랩을 개설할 때마다 선생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이번에는 어떤 아이들이 오는지, 어떤 규모인지,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해야 할지를 협의하고 수정하죠. 운영, 실현방식은 이런 저런 수정을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은 흔들리지 않고 가져갑니다. 커다란 틀은 그대로 두고, 방법을 다르게 하죠.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은 파티는 디자인 배곳이잖아요. 시각 예술을 다루는 곳이고요. 디자인이 무엇인가,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합니다. 단순히 보이는 것을 예쁘게 꾸미거나, 어떤 것을 아름답게 만드는 걸로 제한적으로 생각하거나 접근하기 쉬우니까요. 거꾸로캠퍼스 학생들에게 어떤 정보를 모아서 뽑아내고, 아이디어를 넣어서 그 결과물을 조금 더 시각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미 거꾸로캠퍼스 학생들은 나의 생각, 내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텍스트로 정리하면서 구조를 짜는 연습은 많이 이뤄진 상태 같아요. 그래서 파티에서는 좀 더 직관적으로 시각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시각화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설명적이 아닌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만드는 것이 하나의 큰 뼈대입니다. 파티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들을 경험하게 하기 위해 청강제도도 운영 중입니다. 파티의 수업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죠. 파티는 디자인 배곳이지만 서예, 춤, 글쓰기, 그리기, 건축 등 종합예술학교의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내가 어디에 관심이 있는 지를 경험을 통해 알 수 있게 하는 거죠.



디자인에 대한 다른 해석을 거꾸로캠퍼스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으신 건가요? 

디자인을 좁게 보면 예쁘게 만들고, 꾸미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문제를 해결하고, 주어진 것이 최적의 결과물이 될 수 있도록 기획하는 과정입니다. 그 기획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조직하는 것까지 디자인의 영역입니다. 내가 가진 조건, 내가 가진 자산과 여러 자원들, 도움 받을 수 있는 친구 등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최적의 상태로 조합하는 것이죠. 한 모듈이 진행되는 10주 동안 디자인에 대한 다른 관점을 듣고 인문학적인 이해도를 넓히는 것도 저희의 또 다른 목적입니다. 누군가 로부터 정보와 지식을 전달받는 것은 파티가 지향하는 배움이 아닙니다. 주체적으로 배우는 것이 진짜 배움이고, 더 오래, 더 도움이 되는 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브이랩 기간 동안 스스로에게 새로운 질문이 생기고, 새로운 관점이 생겼으면 합니다. 씨앗이 생기면 식물로 자라잖아요. 계속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할 수 있고, 디자인이 가진 다양한 맥락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브이랩을 수강하는 배우미들은 한 모듈 동안 수업의 일부가 아니라 한 모듈 내내 파티에서 모든 수업을 받게 됩니다. 수업을 하는 입장에서 가장 우려하셨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진행하면서 놀랐던 의외의 면은 어떤 것이 있나요? 

파티 배우미들은 어느 정도 정보가 있습니다. 최소한 디자인을 전공해보겠다, 디자이너가 되어보겠다는 생각이 있는 배우미들이 파티로 오죠. 그런데 브이랩은 어떤 학생들이 오는지, 수준을 가늠할 수 없어서 고민이었습니다. 막상 진행해보니 파티에서 뭘 해주면 좋을지, 어떤 것을 전달하면 좋을 지 분명해졌습니다.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의 중요성, 기능성, 방향성을 집중적으로 알려주면 거꾸로캠퍼스 배우미들의 빈 곳을 채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티 배우미들과의 관계성은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거꾸로캠퍼스 배우미들에게 파티는 항상 새로운 곳이지만 파티 배우미들에게는 일상의 공간이니까요. 



거꾸로캠퍼스 배우미들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요? 

거꾸로캠퍼스 배우미들은 그동안 거꾸로캠퍼스에서 해왔던 것들을 몸으로 잘 습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를 설정하고, 해 나가면서 그 과정을 문자로 문서화해서 정리하는 연습을 많이 한 느낌입니다. 주체적이고 자발적이죠. 뭔가를 해야 하니까 한다기보다 내가 결정하고 선택했기 때문에 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보여서 보기 좋습니다. 계속 무언가를 시도하려고 하는 태도도 가지고 있습니다.


파티가 거꾸로캠퍼스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교육을 리드하는 입장에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내가 살아온 세계에 대한 나만의 해석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해진 무언가를 알아내는 것이 아닌 상호작용을 통해 해석하고, 번역하는 거죠. 그게 ‘창의’인 것 같습니다. 나만의 방식을 만들어가고, 만들어가는 것에 보람을 느끼며 지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거꾸로캠퍼스와 파티의 교육은 모두 창의에 본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이거나 익숙한 방식들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전환하거나 번역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거꾸로캠퍼스와 함께 노력할 예정입니다.



인터뷰 류창희

편집 류창희 한성은

사진 주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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