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법

20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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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학교에도 학생회가 필요할까?

거꾸로캠퍼스에서는 입학 시점의 학습 수준과 관심사에 따라 교육 과정을 수강하기 때문에 학년이나 학급의 구분이 없습니다. 따라서 학생회도 반장, 부반장으로 이루어지는 일반 학교의 학생 조직과는 다르게 구성되어 있지요. 거꾸로캠퍼스 학생이라면 갖추어야 하는 태도와 관점, 지켜야 하는 가치와 문화를 중심으로 6개 부서(건강안전부, 명예와부*, 문화행사부, 유트부*, 콘텐츠홍보부, 회계재무부)가 생겨났고, 관심과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

잠깐만, 명예와부가 뭐야? 유트부는 유투브를 운영하는 건가? 명예와부는 학생회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유트부는 유캔트라이애니띵(you can try anything)의 줄임말로 거꾸로캠퍼스에 필요한 모든 상상을 펼쳐서 마음껏 시도하는 부서랍니다. 거꾸로캠퍼스 학생회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링크(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조직)를 클릭하세요!

학생회는 학교 생활 전반에서 학생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나 학생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사안에 대해 임원진 회의를 진행합니다. 이후 학생 총회를 열고 학생회에서 놓친 부분은 없는지 전교생의 의견을 묻고, 서로가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질의응답 시간을 갖습니다. 학교 생활에 필요한 규칙은 모두가 지켜야 한다고 여길 때, 우리가 원하는 학생 문화는 서로의 가치관이 일치할 때 가능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오늘 총회 장소 링크 드립니다."


지난 화요일, 2020년의 첫 학생 총회가 열렸습니다. 3월 9일 온라인 개학식 이후 전교생이 처음으로 다시 만나는 자리였습니다. 총회 장소는 각자의 방에서, 거실에서, 공부방에서 접속한 줌(zoom) 회의실. 학생 대표 눙이의 주도로 총회 30분 전 신입생을 위한 총회 오리엔테이션을 열고, 거꾸로캠퍼스 헌장과 정관을 공유했습니다. 나의 의견을 내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기 위해, 나의 권리를 보장 받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기 위해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들어 온 언어입니다. 매일 아침 방구석 1열로 등교하던 학교의 운영 기준과 각자의 수업이나 프로젝트 링크에서 만났던 학생들과 협업하는 태도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헌장이나 정관이란 말이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함께 생활하면서 자연스레 체득할 수 있도록 다함께 지켜온 문화와 상식이나 다름 없지요. 학교라는 것이 하루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수업 시간 동안 오가는 대화 뿐만 아니라 온갖 몸짓과 무의식의 태도를 공유하는 곳이니까요. 그런데 온라인 상에서 문서로만 접하게 된다면 과연 그 안에 담긴 의도가 와닿을지, 기억에 남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민 끝에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으면서 쌓은 문법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온라인으로 학교 헌장 & 정관 뽀개기 5단계

  1. 헌장과 정관을 미리 살펴볼 수 있도록 파일 링크를 공유합니다.
  2. 줌(zoom)으로 총회 회의실을 열고, 모든 학생이 회의실에 입장하면
  3. 소회의실을 열어 부서장과 신입생을 골고루 배치합니다.
  4. 부서장은 소회의실의 호스트가 되어 헌장과 정관에 대한 퀴즈 자료를 화면 공유하고
  5. 질문에 대한 답을 채팅 창에 입력하면 정답 공개!
  • 더 궁금한 내용이나 헷갈리는 부분은 부서장에게 바로 물어볼 수 있어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우리의 학교 생활은 소중하니까

총회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온라인 수업 환경에서 학생 조직의 역할이 필요한가에 대한 학생회 의견을 나누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온라인이지만 정상적으로 학사 일정이 진행되고, 따라서 이전 학교 생활에 따른 정관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정한 정관에 따라 여전히 풍요로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학생 조직이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모두가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총회에서 다룬 안건은 크게 세 가지. 1) 2019 학생회를 그대로 유지하고, 2) 그림자 위원회와 3) 방구석 동아리 구성에 대한 학생회의 제안을 바탕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실시간 온라인 투표 결과에 따라 총회의 의사결정을 마쳤습니다.

1) 작년에 구성한 학생회를 유지하면 어떨까?

"일반적으로 새학기가 시작하면 투표를 통해 학생회를 재구성합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비상 상황으로 온라인 상에서 학사 일정이 운영되면서 아직까지 신입생과 재학생, 신입생과 신입생 간 서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각자 참여하는 수업이나 팀 프로젝트의 틀 안에서만 교류가 이루어지다보니 동일한 조건으로 투표를 진행하더라도 누구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가에 대해 확신을 갖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학생회를 구성하기보다 작년 학생회의 임기를 이번 모듈까지 연장하자는 제안합니다. 특히 온라인 환경에서 부서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신입생 입장에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당장 처리해야하는 일을 온라인으로 해내기에는 어느 정도 거꾸로캠퍼스 내공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투표 결과: 찬성. 작년에 구성한 학생회를 이번 모듈까지 연장합니다.

2) 학생회가 올바르게 운영되기 위한 역할, "그림자 위원회"

"이전까지 학생회 고정 임원진 외에 순환 임원진이 있었습니다. 순환 임원진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여전히 학생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역할이기 때문에 같은 역할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그림자 위원회'를 출범하고자 합니다. 그림자 위원회 선정 방식은 참여 의사에 따라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지원자 수가 필요 인원을 넘어서는 경우 투표를 진행합니다. 그림자 위원회에 대해 설명드리자면,

첫째, 그림자 위원회는 이전의 순환 임원제와 마찬가지로 임원진이 거꾸로캠퍼스 학생회 정관 제 1장 제 3조와 같이 학생 개개인의 권리 보장과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며, 학생들의 정신적 물질적 풍요를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인지 점검하고 임원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둘째, 리버스 멘토링의 기능을 수행합니다. 거꾸로캠퍼스 안에서는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개념이 없는 것처럼 학생회 임원진은 전체 학생 조직을 대표한다고 해도, 다른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듣고 사업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학생의 필요를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책임을 갖습니다.

셋째, 순환 임원의 임기는 한 학기였지만 그림자 위원회의 임기는 회의 안건에 따라 정해집니다. 필요에 따라 하루 혹은 해당 안건의 논의 기간에 따라 길어질 수 있습니다."

투표 결과: 찬성. 그림자 위원회를 3주 간 시범 운영하고, 그 효과를 인정할 경우 정관을 수정합니다.

3) 방구석 동아리를 시작하자!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스크린 노동 학습에 매진하느라 힘들었죠? 코로나 때문에 체육활동도 전면 중단 되고 수업 시간 중간에 다함께 스트레칭 하는 게 다 인걸.. 그리고 이전과 같이 자연스럽게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개인적인 관심사나 이런 저런 것들을 나눌 시간이 없었을 거예요. 방구석에서 학교도 다니는데 동아리 하나 못 할까!)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조건이나 계속해서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건 (거꾸로캠퍼스) 학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기술이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이상적인 학교의 조건은 남아있겠지만,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학교의 모습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드는 요즘입니다. 불안한 시대에도 긍정적인 일상을 만들어가는 거꾸로캠퍼스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글ㆍ편집 한성은, 거꾸로캠퍼스 C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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