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10대를 위한 브랜드라면

20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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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함께 성장하는 학교 (1)


2020년은 여러모로 교육 사회와 거꾸로캠퍼스에 중대한 시기입니다. 먼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교실 밖 현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관계자들과 대면하고, 여럿이 함께하는 협업을 통해 학습하는 거꾸로캠퍼스의 문법이 통째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각종 디지털 협업 서비스를 통한 공동 작업이나 비디오 컨퍼런스, 수백 통의 메시지는 어쩌면 이전부터 일상에 가깝다고 여긴 일이었는데도 말이지요.

첫 번째 모듈을 개학식부터 배움장터까지 전부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정해진 공간이나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 등 형식이나 방식에 제한되지 않는 학습 방식을 실행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과 교사가 함께 끝없이 도전하며 만들어 온 배움의 방식, 성장하는 환경에 대한 확신을 얻었습니다.


어느덧 4년 째, 그동안의 변화

거꾸로캠퍼스를 처음 만들 때의 목표는 실컷 웃고 떠들며 배우는 학교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모두가 학교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찾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하며 변화를 만들어 내기를 바랐습니다. 이러한 바램으로 12명의 학생과 6명의 교사와 함께 2017년에 시작한 거꾸로캠퍼스는 100명의 학생, 9명의 교사와 함께 2020년을 맞이했습니다. 그 밖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많았습니다.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에 자리를 잡고, 학생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전용 식당을 마련했습니다. 데이터 사이언스 · 디자인 · 메이킹 · 임팩트 비즈니스 분야를 학습하는 알파랩을 열고,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완성하고 실제 사회에 적용하는 캡스톤 프로젝트 과정도 생겼습니다. 정규 교육과정 외에도 입체적인 학습 경험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브랜딩, 아두이노, 크라우드 펀딩, 캘리그라피 등 45건의 특별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습니다.


2020년 그 이상의 미래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법,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수업, 모범생이 아닌 진짜 세상의 어벤져스를 키우는 학교... 그동안 거꾸로캠퍼스가 얻은 표현도 다양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닿았던 문구는 "학생의 개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학생 중심 교육"이었습니다. 거꾸로캠퍼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의사 결정 과정의 중심에는 학생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생을 중심에 둔다는 것이 '학생이 원하는 대로'는 아니랍니다.

#학생중심에 대한 고민은 그 모습을 바꾸어 계속 나타났습니다. 학생이 변화하고 성장할 때, 학생에게 필요한 것들의 내용이나 수준도 계속해서 달라졌으니까요. 거꾸로캠퍼스는 "교육에 하나의 정답은 없다"는 생각으로 시작해서, 지금껏 학교를 운영하는 방식이나 교육과정 등 비전과 미션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지속해서 업데이트 해왔습니다. 반면, 오랜 기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있다면 우리가 놓친 부분은 없는지 점검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3년 차에 들어서서 집중하게 된 것은 거꾸로캠퍼스에 입학하기까지의 과정이었습니다. 이전의 고민은 거꾸로캠퍼스 입학을 시작점으로 두고 누구에게 어떤 교육과정이 좋을까, 학생 개개인의 변화를 어떻게 측정할까, 프로젝트 코칭을 개선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와 같은 거꾸로캠퍼스에서의 경험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다니기 좋은 학교'이기 이전에 '다니고 싶은 학교'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의 관점에서 거꾸로캠퍼스라는 전혀 다른 형태의 학교에 관심을 두고, 확신을 가지려면 거꾸로캠퍼스를 처음 접하는 순간부터 입학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 또한 중요한 여정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브랜드를 접하는 순간부터 브랜드 경험이 시작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지요.

거꾸로캠퍼스가 브랜드 경험을 고민할 때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와 다른 점은 고려군(consideration set)이 '학교'라는 점이었습니다. 학생의 관점에서 학교는 정해진 틀 이상으로 다르게 상상하기 어렵고, 개인적인 편의나 선호에 맞추어 손쉽게 교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거꾸로캠퍼스라는 전혀 다른 학교를 선택하기까지 학생과 학부모가 거쳐야 하는 의사결정 과정은 절대 가볍지 않을 테고요. 그래서 거꾸로캠퍼스를 처음 접하고 입학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더 많은 사람에게 학교를 알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1)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궁금해하는 핵심 정보를 2) 효과적으로 전달해서 3) 그들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불안감을 제거하자는 목표였지요. 결국 학생과 학부모의 확신으로 거꾸로캠퍼스의 미래가 연장되기 때문입니다.

정보 채널과 입학 의사결정 Journey

이와 같은 고민으로 2019년 3모듈부터 2020년 1모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신입생을 대상으로 1) 정보 채널, 2) 입학 의사결정 Journey를 파악하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부모님의 권유를 통해 거꾸로캠퍼스를 처음 접하게 되고, 학부모의 경우 일반적으로 교육에 대한 관심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뉴스나 신문 기사를 통해 거꾸로캠퍼스를 접하고 입학설명회에 참석해서 궁금증을 해소하는 패턴이 일반적이었어요.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가장 아쉬운 부분은 웹사이트였습니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당연하게도 웹사이트를 제1 정보 채널로 생각했지만, 아직까지 정식 웹사이트가 없어서 자세한 정보를 얻기는 어려웠던 거지요. 입학설명회나 배움장터 등 거꾸로캠퍼스에 직접 방문에서 궁금증을 해소하기까지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제한적이다 보니 현장에 대한 기대나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웹사이트 개선이 가장 시급한데도 불구하고, 사전 정보 습득 단계에서 웹사이트를 통해 가장 많은 정보를 얻었다는 패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디에서도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입학상담회에 참석하거나 입학을 결정하게 된다는 뜻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어요. 누군가에게 어쩌면 거꾸로캠퍼스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고요. (물론 누군가는 보다 강력한 확신을 얻었을 수도 있고, 많은 선택지 중에 하나였을 수도 있지만요.) 일반적인 학교를 떠나 새로운 선택지 · 돌파구 · 솔루션을 찾는 입장에서 거꾸로캠퍼스를 찾았다면 적어도 거꾸로캠퍼스에 대한 모호함은 덜어주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19 3모듈의 인터뷰 분석 보고서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거꾸로캠퍼스에 입사지원서를 보내주세요. 함께 합시다 😜)

거꾸로캠퍼스 웹사이트 오픈 D-10

그 첫 번째 단계로 거꾸로캠퍼스 웹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직접 방문하지 않고, 긴 시간을 갖고 대화를 나누지 못하더라도 학교에 대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채널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교사나 운영진이 생각해 온 방식대로 소개하기보다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에서 살펴보기 편안한 내비게이션을 고민했습니다. 그동안 학생들과 만들어 온 학교의 문화, 우리가 일하는 방식,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곧 오픈하는 웹사이트에서 모두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 밖에도 작년 하반기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온 작업을 차례대로 전할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


글ㆍ편집 한성은, 거꾸로캠퍼스 C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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