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바로 삶과 학습의 ‘자기주도성’ 입니다. 왜냐구요? 어지럽고 다원화 된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선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협력적 문제해결 역량’을 키워내는 것도 중요해요. 사회는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니깐요. 거꾸로캠퍼스는 ‘자기주도성’과 ‘협력적 문제해결 역량’을 기르기 위해 팀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캠의 팀 프로젝트는 ‘부트캠프-문제탐색’, ‘문제 정의’, ‘문제 해결’ 단계로 이어집니다.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좌충우돌, 우여곡절을 알려드리기 위한 ‘팀 프로젝트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 하루 평균 13분. 청소년과 부모님의 대화시간이라고 합니다. 사춘기가 시작되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부모님과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입니다. 마음우체부 팀은 청소년 당사자로서 느꼈던 고민이 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란 걸 알게 됐습니다. 과거에도 존재하고, 현재도 해결되지 않는 부모님과 청소년 간 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음우체부 팀의 솔루션 과정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마음우체부팀은 2년 전 비니, 루키, 몬드, 아타로 구성된 4인조 팀이에요. 2년 동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마음우체부가 드디어 앱 출시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문제해결 단계의 마지막에 진입한 이들의 노력이 궁금하다면 아래 인터뷰를 읽어 봐주세요!!
해리(이하 생략): 최근에 청소년 앱 대회를 준비한다고 바빴다고 들었어요. 어떤 대회에 나가신 건가요?
비니: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4 STAC 스마틴앱챌린지’ 대회에 나갔어요. 청소년 앱 대회인데, 기획안과 개발 2가지 분야 중 하나를 선택해서 참여할 수 있어요. 저희는 개발팀으로 참가를 했어요.
결과는 어땠나요?
비니: 아직 어떤 상을 받을지는 결정되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를 얻길 기대하고 있어요!! 😁
앱 개발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정말 대단하네요. 어떤 앱 개발을 할 때 각자 역할과 기능을 간단하게 알려줄 수 있을까요?
몬드: 제가 앱 개발을 맡았고 기획과 디자인은 루키, 비니가 도와줬어요. 조금 있다가 얘기 드리겠지만, 700만 10대 청소년 가정을 위한 가족 공감소통 AI 학습앱이에요. 앱 명칭은 '말솜씨'고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주요 기능은 AI를 통한 커리큘럼 학습, 학습회고 기능, 가족 전체가 참여가능한 밸런스 게임 등이 탑재 되어있어요.
아직 수상결과는 알 수 없지만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아서 제가 더 기쁘네요. 마음우체부 팀은 2년 동안 문제정의에 힘썼다고 들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정의한 건가요?
비니: 저희는 사춘기 자녀와 부모님 사이의 가족 간 대화가 잘 안되는 점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봤어요.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지 봤더니, 자녀는 부모가 공감을 해주지 않는다고 느끼고, 부모는 자녀를 어떻게 공감 해줘야 할지 모른다는 게 핵심이었어요. 그래서 단순히 부모와 청소년 간 대화 시간을 늘려보자는 목표를 잡기보다는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을 이뤄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가족 안에서도 내가 부모님을 보다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부모님도 자녀와 대화하는 게 어렵지 않도록 하는 게 저희의 문제 정의였어요.
어쩌다가 부모님과 청소년 간 문제에 대해 집중하게 됐나요?
비니: 처음에는 비대면 문자 메시지 소통을 다뤘어요. 가끔 카톡을 하다보면 비언어적 표현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서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문제를 어떻게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갑자기 부모님 얘기가 나온 거예요. 그래서 각자 부모님과 대화가 잘 되냐고 서로에게 물었는데, 모두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어요. 우리만 이런걸까 싶어서 주변 친구에게도 물어봤더니 저희랑 반응이 똑같은 거예요. 그래서 친환경, 장애와 같은 거시적인 사회 문제뿐만 아니라 이런 부분도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 문제이지 않을까? 해서 본격적으로 문제정의에 들어가게 됐어요.
팀원 모두 부모님과 소통하는 게 어렵다고 했는데 각자 경험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루키: 저는 부모님과 불편한 사이는 아니었는데 깊은 대화가 잘 안됐어요. 부모님도 저와 대화가 잘 안된다는 걸 느꼈는지 어느날 아버지께서 대화를 도와주는 보드게임을 사오신 거예요. 문제는 그 보드게임이 하나도 도움이 안됐다는 점이에요. 대화가 잘 안된다고 생각한 건 아예 대화가 단절됐다는 의미가 아닌데, 보드게임은 대화를 이어나가는 도구에 불과했어요. 제게 필요한 건 부모님께 전달한 제 얘기가 얼마나 공감받을 수 있는지 였어요. 평소에 밥도 같이 먹고, 사소한 대화도 나누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깊은 고민을 전달할 수 없다면 결국 소통이 제대로 안 된다고 봐요.
비니: 저도 루키와 마찬가지였어요. 통상적인 대화는 하는데 더 깊은 대화와 소통이 안 됐어요. 고민이 생기면 친구한테 의지할 수도 있지만 부모님과 대화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다가가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아예 대화가 단절된 것도 아니구요. 그냥 제가 지금 하고있는 고민을 쉽게 표현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 반복됐죠.
몬드: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부모님과 심리적 거리도 생겼지만 물리적 장벽도 생겼어요. 방문을 닫고 부모님과 최대한 접촉을 안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엄마가 자녀와 잘 소통하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듣고 저한테 여러 가지 시도를 하더라구요. 제 입장에선 그게 더 ‘킹’받아서 엄마의 노력을 더 외면한 것 같았어요.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희 엄마가 많이 생각났어요. 청소년과 부모님 간 소통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모님 혼자 강의를 듣거나, 자녀 혼자 교육 받는 것보다 상호작용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세 분 다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정의-문제해결 단계를 거쳐가면서 큰 충돌은 없었겠네요?
비니: 주제에 관련된 충돌은 별로 없었어요. 하지만 솔루션 과정에서 서로 간에 어떤 방식이 가장 좋을지 논의할 때는 많이 충돌한 것 같아요.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타입인데 팀원들한테 말투가 너무 센 것 같다고 많이 지적받았어요.🤣
T 이신가요?😂
비니: 저는 F라고 주장하는데 팀원들 모두 T라고 하네요.
몬드: 비니 덕분에 많이 싸웠죠. 🥹 처음에는 비니가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모든 게 이해가 안됐어요. 어쩔 때는 짜증도 났었죠. 2년 정도 시간이 흐르다보니 이젠 비니를 이해하게 됐어요. 원래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인거지 저를 미워하는 건 아니란걸요.
루키: 제 성격 자체가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쉽게 얘기하지 않고 참는 편이에요. 그래서 팀내 문제가 생길 때도 많이 참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제가 꼭 해야할 얘기가 있으면 1대1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팀원이었던 아타가 엑시트해서 3명이서 함께하고 있지만, 지난 학기까지 4명이서 팀을 이뤘어요. 그 과정 속에서 비니와 아타가 상대적으로 표현을 적극적으로 한다면 저는 생각을 많이하고 답변하는 편이에요. 이런 대화의 간극을 해결하기 위해서 O, X 카드를 가지고 대화를 한적도 있어요. 서로의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간편하게 표현하는 도구로서 OX카드를 이용한거죠.
서로 간 대화 스타일이 다른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금은 대화가 잘 되고 있나요?
몬드: 예전에는 제가 의견을 얘기했을 때 팀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먼저 생각했어요.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저를 혼내지는 않을지 두려워서 생각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어요. 지금은 서로가 대화하는 방식이 다르단 걸 이해하고, 익숙해져서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어요.
루키: 저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생각을 오래하고, 천천히 얘기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혼자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팀원들이 저의 시간에 맞춰서 기다려줬어요. 물론 한 번에 이해를 받은 건 아니지만 팀원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아직도 표현을 확실하게 못했을 거예요.
오랜 과정을 통해서 솔루션으로 앱을 개발했어요. 앱에 대한 간단한 소개랑 어떤 과정을 거쳐서 개발이 되었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요?
비니: 저희 앱 이름은 말솜씨에요. 저희에게 알맞은 대화 방식, 표현 방법에 대해서 학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우선 MBTI처럼 자녀와 부모님의 대화 유형을 나눌 수 있도록 했고, 그 유형에 맞게 대화를 나누고 피드백 받을 수 있도록 개발됐어요.
몬드: 조금 더 설명하자면 자신의 유형 검사를 한 다음에 앱이 던진 질문들을 반복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피드백 방식은 ChatGPT API를 사용했어요. 단순하게 API만 사용한게 아니라 무조건 부모님과 청소년 간 문제에 대한 답변만 아웃풋으로 나올 수 있도록 했어요. 우선 AI 허브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주제별 텍스트 일상 대화 데이터 7만 개를 학습시켰고, 2차적으로 가족 간 대화와 관련된 데이터 3만 개를 추가로 학습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총 10만 개의 대화 피드백 데이터를 만든거죠. 이것을 통해서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대화 방식을 답변으로 얻을 수 있도록 했어요.
비니: 대화를 통해 피드백을 받은 걸로 끝나면 안되서 가족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밸런스 게임도 추가로 넣었어요. 본인이 초대하고 싶은 가족 구성원을 초대하면, 자신이 선택한 밸런스 게임 답변을 구성원이 확인할 수 있는거죠. 이런식으로 상호간 이해도를 높임으로서 조금이라도 더 깊이 있는 대화가 일어날 수 있게끔 하는 앱입니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앱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앱 개발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구체적 목표는 무엇인가요?
비니: 사실 이 주제를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팀원 모두 이번 학기를 끝으로 엑시트 할 예정이에요. 저희는 처음부터 창업을 목표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각자 진로를 찾아나가야 해요. 이번에 출시한 앱은 앞으로 저희의 포트폴리오가 될 예정입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든 과정이 저희에게 소중한 목표라고 할 수 있어요. 주제를 이끌어가기 위한 팀내 소통 과정, 솔루션 방법, 솔루션 제작을 모두 경험하면서 다른 청소년들이 하지 못했던 걸 해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이번 앱 개발을 통해서 팀 빌딩 과정에 대한 능력치를 얻었고, 루키 같은 경우는 앱을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과정을 알게 됐어요. 몬드는 어느덧 수준급의 앱 개발자가 되었죠.
그렇다면 마음우체부가 해결하려 했던 문제를 이 앱을 통해서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비니: 네, 기존의 앱이나 대화 유도 보드게임을 보면 루키가 얘기했듯이 별로 도움이 안 돼요. 특히 보드게임 같은 경우에는 소통, 공감에 대한 내용없이 대화만을 반복적으로 유도하는 유형이 많아요. 앱도 가족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선에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한 상황이에요. 저희는 공감과 소통에 집중했어요. 어떤 방식으로 자녀에게 다가가야 소통을 잘 할 수 있을까? 내가 자녀에게 던지는 질문이 공감을 바탕으로 한 질문인가? 이런 식으로 문제의식을 가졌고, 그 바탕 속에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앱을 개발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신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몬드: 저희가 단순히 앱만 개발한 게 아니에요. 앱 개발 전에는 부모님, 청소년 간 소통을 위한 워크숍도 여러 차례 진행했어요. 워크숍 진행을 위해서 수백개의 청소년 센터에 직접 연락을 돌려서 협조를 구했어요. 그 과정을 거치면서 부모님과 청소년들이 어떤 소통 문제를 겪고 있는지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죠. 저희 워크숍의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부모님과 청소년들이 함께 참여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이었어요. 몇 차례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상시적으로 피드백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으면 더 좋겠다 싶어서 앱 개발까지 오게 됐습니다. 결론적으로 저희 마음우체부팀의 솔루션은 온, 오프라인이 결합되어 있어요.
이어지는 질문일 것 같은데, 팀 프로젝트가 사실상 종결 단계를 맞이했잖아요. 앱 출시 이후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몬드: 지금처럼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일을 하고 싶어요. 스페인에 MTA라는 대학이 있는데, 거캠과 비슷한 방식으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어요. 마침 서울에 캠퍼스를 개설해서 이번 앱 개발 포트폴리오를 통해 입학 준비를 할 예정입니다.
비니: 저는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어요. 마냥 대학을 가서 학문을 배우기 보다는 실무를 함께 경험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다양한 문화, 차이를 겪어보고 싶어요. 그래서 미국 유학을 떠나서 주립대에 먼저 들어간 뒤 싸이드 프로젝트를 여러 개 돌려볼 예정이에요. 거기서 성과를 내면 일반 유니버셜을 도전해볼 예정입니다.
루키: 직접 회사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팀 프로젝트로서 실험판이었다고 한다면 현실 사회에 직접 뛰어들어가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반드시 브랜딩, 마케팅 분야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요즘에는 어떤 곳이든 실무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올해가 거캠에서 보내는 마지막이다 보니 다들 향후 진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시군요. 지난 몇 년간 거캠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소회를 듣고 싶어요.
루키: 음... 저는 거캠 덕분에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사람이 성장을 하기 위해선 많은 생각과 고민이 필요해요. 그런데 거캠을 다니기 전에는 제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고민을 해볼 경험이 적었어요. 이곳에 와서 팀 프로젝트를 하게 됐고, 서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렸어요. 그러다보니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도 많았고, 때로는 다투기도 했죠. 하지만 그 시간 전체가 고민 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어요. 타인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게 제가 느낀 감정이에요.
몬드: 이곳에 오기전까지 저는 뚜렷한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어떤 문제가 발생할 때 항상 타인의 얘기를 듣고 반응했거든요. 그런데 거캠에선 끊임없이 제 생각을 표현해야 하고 토론하는 환경에 놓여있잖아요. 그러면서 점차 스스로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비니: 저는 몬드와 비슷한데 자기다움을 찾은 것 같아요. 여기는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기도 하지만 2년 반 동안 팀플을 하면서 많이 싸우기도 했고, 함께 솔루션을 만들어내면서 나는 누구인지를 제일 많이 생각했어요. 난 어떤 사람일까? 누구한테 맞는 사람일까? 팀플 당시 팀원들과 잘 맞지 않고 이해하기도 싫었고, 혼자 모든 것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혼자서 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던거예요. 그걸 깨달을 수 있었어요. 그런 상황속에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서 일해야 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알게 됐어요. 타인과의 교류 덕분에 제 자신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됐고, 어떻게 행동했을 때 상대와 잘 어울릴 수 있는지 알게 된거죠.
끝으로 지난 2년간 팀 프로젝트를 이어나가고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는 서로에게 한마디씩 해줄 수 있을까요?
비니: 우선 팀원들에게 고생 많았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직설적이고 조금은 냉정하게 행동했던 저와 함께하면서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그런데도 2년 간 팀 구성 변화없이 끝까지 함께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루키: 비니 얘기처럼 2년 간 팀 구성이 바뀌지 않은건 거캠 내에서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주변을 살펴보면 팀 구성이 바뀐 팀들이 많거든요. 근데 이렇게 원래 멤버 그대로 쭉 갈 수 있어서 고맙고, 그만큼 서로가 배려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남은 시간도 서로를 이해하면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몬드: 거캠에 들어온 초반에는 자존감이 낮았던 것 같아요. 무엇을 해도 다른 친구들보다 못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도 좋은 팀원들을 만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많이 부족했는데 끝까지 기다려줘서 고맙고, 좋은 앱 개발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줘서 고마워.
마음우체부 팀의 여정은 이번 학기를 끝으로 마무리 됩니다. 팀장이었던 비니는 거캠에서 보낸 2년 동안 자신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고 하네요. 성인이 되어서 세상을 살아가게 되면 끊임없이 타인과 부딪혀야 합니다. 그 속에서 현명하게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얻기 위해선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어야 하죠. 마음우체부 팀은 2년 동안 부딪히고, 함께 일하면서 각자의 업무, 대화 방식을 알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원활한 협력 방식을 깨닫게 됐습니다. 거캠은 청소년들이 세상 밖으로 나갔을 때, 당황하지 않고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공간입니다. 비니가 인터뷰에 밝힌 내용처럼, 스스로를 잘 알아야만 가능한 일들이죠. 마음우체부 팀이 소중한 결실을 맺은 것처럼 거캠의 모든 팀들이 결과보다 더 중요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애정을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바로 삶과 학습의 ‘자기주도성’ 입니다. 왜냐구요? 어지럽고 다원화 된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선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협력적 문제해결 역량’을 키워내는 것도 중요해요. 사회는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니깐요. 거꾸로캠퍼스는 ‘자기주도성’과 ‘협력적 문제해결 역량’을 기르기 위해 팀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캠의 팀 프로젝트는 ‘부트캠프-문제탐색’, ‘문제 정의’, ‘문제 해결’ 단계로 이어집니다.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좌충우돌, 우여곡절을 알려드리기 위한 ‘팀 프로젝트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 하루 평균 13분. 청소년과 부모님의 대화시간이라고 합니다. 사춘기가 시작되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부모님과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입니다. 마음우체부 팀은 청소년 당사자로서 느꼈던 고민이 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란 걸 알게 됐습니다. 과거에도 존재하고, 현재도 해결되지 않는 부모님과 청소년 간 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음우체부 팀의 솔루션 과정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마음우체부팀은 2년 전 비니, 루키, 몬드, 아타로 구성된 4인조 팀이에요. 2년 동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마음우체부가 드디어 앱 출시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문제해결 단계의 마지막에 진입한 이들의 노력이 궁금하다면 아래 인터뷰를 읽어 봐주세요!!
해리(이하 생략): 최근에 청소년 앱 대회를 준비한다고 바빴다고 들었어요. 어떤 대회에 나가신 건가요?
비니: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4 STAC 스마틴앱챌린지’ 대회에 나갔어요. 청소년 앱 대회인데, 기획안과 개발 2가지 분야 중 하나를 선택해서 참여할 수 있어요. 저희는 개발팀으로 참가를 했어요.
결과는 어땠나요?
비니: 아직 어떤 상을 받을지는 결정되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를 얻길 기대하고 있어요!! 😁
앱 개발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정말 대단하네요. 어떤 앱 개발을 할 때 각자 역할과 기능을 간단하게 알려줄 수 있을까요?
몬드: 제가 앱 개발을 맡았고 기획과 디자인은 루키, 비니가 도와줬어요. 조금 있다가 얘기 드리겠지만, 700만 10대 청소년 가정을 위한 가족 공감소통 AI 학습앱이에요. 앱 명칭은 '말솜씨'고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주요 기능은 AI를 통한 커리큘럼 학습, 학습회고 기능, 가족 전체가 참여가능한 밸런스 게임 등이 탑재 되어있어요.
아직 수상결과는 알 수 없지만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아서 제가 더 기쁘네요. 마음우체부 팀은 2년 동안 문제정의에 힘썼다고 들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정의한 건가요?
비니: 저희는 사춘기 자녀와 부모님 사이의 가족 간 대화가 잘 안되는 점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봤어요.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지 봤더니, 자녀는 부모가 공감을 해주지 않는다고 느끼고, 부모는 자녀를 어떻게 공감 해줘야 할지 모른다는 게 핵심이었어요. 그래서 단순히 부모와 청소년 간 대화 시간을 늘려보자는 목표를 잡기보다는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을 이뤄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가족 안에서도 내가 부모님을 보다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부모님도 자녀와 대화하는 게 어렵지 않도록 하는 게 저희의 문제 정의였어요.
어쩌다가 부모님과 청소년 간 문제에 대해 집중하게 됐나요?
비니: 처음에는 비대면 문자 메시지 소통을 다뤘어요. 가끔 카톡을 하다보면 비언어적 표현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서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문제를 어떻게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갑자기 부모님 얘기가 나온 거예요. 그래서 각자 부모님과 대화가 잘 되냐고 서로에게 물었는데, 모두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어요. 우리만 이런걸까 싶어서 주변 친구에게도 물어봤더니 저희랑 반응이 똑같은 거예요. 그래서 친환경, 장애와 같은 거시적인 사회 문제뿐만 아니라 이런 부분도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 문제이지 않을까? 해서 본격적으로 문제정의에 들어가게 됐어요.
팀원 모두 부모님과 소통하는 게 어렵다고 했는데 각자 경험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루키: 저는 부모님과 불편한 사이는 아니었는데 깊은 대화가 잘 안됐어요. 부모님도 저와 대화가 잘 안된다는 걸 느꼈는지 어느날 아버지께서 대화를 도와주는 보드게임을 사오신 거예요. 문제는 그 보드게임이 하나도 도움이 안됐다는 점이에요. 대화가 잘 안된다고 생각한 건 아예 대화가 단절됐다는 의미가 아닌데, 보드게임은 대화를 이어나가는 도구에 불과했어요. 제게 필요한 건 부모님께 전달한 제 얘기가 얼마나 공감받을 수 있는지 였어요. 평소에 밥도 같이 먹고, 사소한 대화도 나누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깊은 고민을 전달할 수 없다면 결국 소통이 제대로 안 된다고 봐요.
비니: 저도 루키와 마찬가지였어요. 통상적인 대화는 하는데 더 깊은 대화와 소통이 안 됐어요. 고민이 생기면 친구한테 의지할 수도 있지만 부모님과 대화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다가가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아예 대화가 단절된 것도 아니구요. 그냥 제가 지금 하고있는 고민을 쉽게 표현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 반복됐죠.
몬드: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부모님과 심리적 거리도 생겼지만 물리적 장벽도 생겼어요. 방문을 닫고 부모님과 최대한 접촉을 안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엄마가 자녀와 잘 소통하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듣고 저한테 여러 가지 시도를 하더라구요. 제 입장에선 그게 더 ‘킹’받아서 엄마의 노력을 더 외면한 것 같았어요.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희 엄마가 많이 생각났어요. 청소년과 부모님 간 소통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모님 혼자 강의를 듣거나, 자녀 혼자 교육 받는 것보다 상호작용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세 분 다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정의-문제해결 단계를 거쳐가면서 큰 충돌은 없었겠네요?
비니: 주제에 관련된 충돌은 별로 없었어요. 하지만 솔루션 과정에서 서로 간에 어떤 방식이 가장 좋을지 논의할 때는 많이 충돌한 것 같아요.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타입인데 팀원들한테 말투가 너무 센 것 같다고 많이 지적받았어요.🤣
T 이신가요?😂
비니: 저는 F라고 주장하는데 팀원들 모두 T라고 하네요.
몬드: 비니 덕분에 많이 싸웠죠. 🥹 처음에는 비니가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모든 게 이해가 안됐어요. 어쩔 때는 짜증도 났었죠. 2년 정도 시간이 흐르다보니 이젠 비니를 이해하게 됐어요. 원래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인거지 저를 미워하는 건 아니란걸요.
루키: 제 성격 자체가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쉽게 얘기하지 않고 참는 편이에요. 그래서 팀내 문제가 생길 때도 많이 참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제가 꼭 해야할 얘기가 있으면 1대1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팀원이었던 아타가 엑시트해서 3명이서 함께하고 있지만, 지난 학기까지 4명이서 팀을 이뤘어요. 그 과정 속에서 비니와 아타가 상대적으로 표현을 적극적으로 한다면 저는 생각을 많이하고 답변하는 편이에요. 이런 대화의 간극을 해결하기 위해서 O, X 카드를 가지고 대화를 한적도 있어요. 서로의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간편하게 표현하는 도구로서 OX카드를 이용한거죠.
서로 간 대화 스타일이 다른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금은 대화가 잘 되고 있나요?
몬드: 예전에는 제가 의견을 얘기했을 때 팀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먼저 생각했어요.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저를 혼내지는 않을지 두려워서 생각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어요. 지금은 서로가 대화하는 방식이 다르단 걸 이해하고, 익숙해져서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어요.
루키: 저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생각을 오래하고, 천천히 얘기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혼자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팀원들이 저의 시간에 맞춰서 기다려줬어요. 물론 한 번에 이해를 받은 건 아니지만 팀원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아직도 표현을 확실하게 못했을 거예요.
오랜 과정을 통해서 솔루션으로 앱을 개발했어요. 앱에 대한 간단한 소개랑 어떤 과정을 거쳐서 개발이 되었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요?
비니: 저희 앱 이름은 말솜씨에요. 저희에게 알맞은 대화 방식, 표현 방법에 대해서 학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우선 MBTI처럼 자녀와 부모님의 대화 유형을 나눌 수 있도록 했고, 그 유형에 맞게 대화를 나누고 피드백 받을 수 있도록 개발됐어요.
몬드: 조금 더 설명하자면 자신의 유형 검사를 한 다음에 앱이 던진 질문들을 반복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피드백 방식은 ChatGPT API를 사용했어요. 단순하게 API만 사용한게 아니라 무조건 부모님과 청소년 간 문제에 대한 답변만 아웃풋으로 나올 수 있도록 했어요. 우선 AI 허브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주제별 텍스트 일상 대화 데이터 7만 개를 학습시켰고, 2차적으로 가족 간 대화와 관련된 데이터 3만 개를 추가로 학습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총 10만 개의 대화 피드백 데이터를 만든거죠. 이것을 통해서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대화 방식을 답변으로 얻을 수 있도록 했어요.
비니: 대화를 통해 피드백을 받은 걸로 끝나면 안되서 가족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밸런스 게임도 추가로 넣었어요. 본인이 초대하고 싶은 가족 구성원을 초대하면, 자신이 선택한 밸런스 게임 답변을 구성원이 확인할 수 있는거죠. 이런식으로 상호간 이해도를 높임으로서 조금이라도 더 깊이 있는 대화가 일어날 수 있게끔 하는 앱입니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앱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앱 개발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구체적 목표는 무엇인가요?
비니: 사실 이 주제를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팀원 모두 이번 학기를 끝으로 엑시트 할 예정이에요. 저희는 처음부터 창업을 목표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각자 진로를 찾아나가야 해요. 이번에 출시한 앱은 앞으로 저희의 포트폴리오가 될 예정입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든 과정이 저희에게 소중한 목표라고 할 수 있어요. 주제를 이끌어가기 위한 팀내 소통 과정, 솔루션 방법, 솔루션 제작을 모두 경험하면서 다른 청소년들이 하지 못했던 걸 해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이번 앱 개발을 통해서 팀 빌딩 과정에 대한 능력치를 얻었고, 루키 같은 경우는 앱을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과정을 알게 됐어요. 몬드는 어느덧 수준급의 앱 개발자가 되었죠.
그렇다면 마음우체부가 해결하려 했던 문제를 이 앱을 통해서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비니: 네, 기존의 앱이나 대화 유도 보드게임을 보면 루키가 얘기했듯이 별로 도움이 안 돼요. 특히 보드게임 같은 경우에는 소통, 공감에 대한 내용없이 대화만을 반복적으로 유도하는 유형이 많아요. 앱도 가족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선에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한 상황이에요. 저희는 공감과 소통에 집중했어요. 어떤 방식으로 자녀에게 다가가야 소통을 잘 할 수 있을까? 내가 자녀에게 던지는 질문이 공감을 바탕으로 한 질문인가? 이런 식으로 문제의식을 가졌고, 그 바탕 속에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앱을 개발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신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몬드: 저희가 단순히 앱만 개발한 게 아니에요. 앱 개발 전에는 부모님, 청소년 간 소통을 위한 워크숍도 여러 차례 진행했어요. 워크숍 진행을 위해서 수백개의 청소년 센터에 직접 연락을 돌려서 협조를 구했어요. 그 과정을 거치면서 부모님과 청소년들이 어떤 소통 문제를 겪고 있는지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죠. 저희 워크숍의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부모님과 청소년들이 함께 참여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이었어요. 몇 차례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상시적으로 피드백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으면 더 좋겠다 싶어서 앱 개발까지 오게 됐습니다. 결론적으로 저희 마음우체부팀의 솔루션은 온, 오프라인이 결합되어 있어요.
이어지는 질문일 것 같은데, 팀 프로젝트가 사실상 종결 단계를 맞이했잖아요. 앱 출시 이후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몬드: 지금처럼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일을 하고 싶어요. 스페인에 MTA라는 대학이 있는데, 거캠과 비슷한 방식으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어요. 마침 서울에 캠퍼스를 개설해서 이번 앱 개발 포트폴리오를 통해 입학 준비를 할 예정입니다.
비니: 저는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어요. 마냥 대학을 가서 학문을 배우기 보다는 실무를 함께 경험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다양한 문화, 차이를 겪어보고 싶어요. 그래서 미국 유학을 떠나서 주립대에 먼저 들어간 뒤 싸이드 프로젝트를 여러 개 돌려볼 예정이에요. 거기서 성과를 내면 일반 유니버셜을 도전해볼 예정입니다.
루키: 직접 회사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팀 프로젝트로서 실험판이었다고 한다면 현실 사회에 직접 뛰어들어가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반드시 브랜딩, 마케팅 분야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요즘에는 어떤 곳이든 실무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올해가 거캠에서 보내는 마지막이다 보니 다들 향후 진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시군요. 지난 몇 년간 거캠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소회를 듣고 싶어요.
루키: 음... 저는 거캠 덕분에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사람이 성장을 하기 위해선 많은 생각과 고민이 필요해요. 그런데 거캠을 다니기 전에는 제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고민을 해볼 경험이 적었어요. 이곳에 와서 팀 프로젝트를 하게 됐고, 서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렸어요. 그러다보니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도 많았고, 때로는 다투기도 했죠. 하지만 그 시간 전체가 고민 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어요. 타인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게 제가 느낀 감정이에요.
몬드: 이곳에 오기전까지 저는 뚜렷한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어떤 문제가 발생할 때 항상 타인의 얘기를 듣고 반응했거든요. 그런데 거캠에선 끊임없이 제 생각을 표현해야 하고 토론하는 환경에 놓여있잖아요. 그러면서 점차 스스로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비니: 저는 몬드와 비슷한데 자기다움을 찾은 것 같아요. 여기는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기도 하지만 2년 반 동안 팀플을 하면서 많이 싸우기도 했고, 함께 솔루션을 만들어내면서 나는 누구인지를 제일 많이 생각했어요. 난 어떤 사람일까? 누구한테 맞는 사람일까? 팀플 당시 팀원들과 잘 맞지 않고 이해하기도 싫었고, 혼자 모든 것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혼자서 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던거예요. 그걸 깨달을 수 있었어요. 그런 상황속에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서 일해야 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알게 됐어요. 타인과의 교류 덕분에 제 자신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됐고, 어떻게 행동했을 때 상대와 잘 어울릴 수 있는지 알게 된거죠.
끝으로 지난 2년간 팀 프로젝트를 이어나가고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는 서로에게 한마디씩 해줄 수 있을까요?
비니: 우선 팀원들에게 고생 많았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직설적이고 조금은 냉정하게 행동했던 저와 함께하면서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그런데도 2년 간 팀 구성 변화없이 끝까지 함께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루키: 비니 얘기처럼 2년 간 팀 구성이 바뀌지 않은건 거캠 내에서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주변을 살펴보면 팀 구성이 바뀐 팀들이 많거든요. 근데 이렇게 원래 멤버 그대로 쭉 갈 수 있어서 고맙고, 그만큼 서로가 배려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남은 시간도 서로를 이해하면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몬드: 거캠에 들어온 초반에는 자존감이 낮았던 것 같아요. 무엇을 해도 다른 친구들보다 못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도 좋은 팀원들을 만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많이 부족했는데 끝까지 기다려줘서 고맙고, 좋은 앱 개발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줘서 고마워.
마음우체부 팀의 여정은 이번 학기를 끝으로 마무리 됩니다. 팀장이었던 비니는 거캠에서 보낸 2년 동안 자신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고 하네요. 성인이 되어서 세상을 살아가게 되면 끊임없이 타인과 부딪혀야 합니다. 그 속에서 현명하게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얻기 위해선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어야 하죠. 마음우체부 팀은 2년 동안 부딪히고, 함께 일하면서 각자의 업무, 대화 방식을 알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원활한 협력 방식을 깨닫게 됐습니다. 거캠은 청소년들이 세상 밖으로 나갔을 때, 당황하지 않고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공간입니다. 비니가 인터뷰에 밝힌 내용처럼, 스스로를 잘 알아야만 가능한 일들이죠. 마음우체부 팀이 소중한 결실을 맺은 것처럼 거캠의 모든 팀들이 결과보다 더 중요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애정을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