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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PBL 교육의 핵심, '문제 정의' 단계

Gschool
2024-11-20
조회수 88

📌 현상을 넘어서 문제의 본질에 다가서는 여정은 쉽지 않습니다. 예티의 철학은 단순합니다. "문제 정의가 명확하지 않으면 아무리 멋진 솔루션도 빛을 잃는다." 학생들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사고를 확장시키며, 갈등을 해결하는 문제 정의 단계는 거캠의 PBL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멋진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문제의 본질을 찾아가는, 거캠만의 문제 정의 시스템을 구독자들에게 알려드립니다!!




해리(이하 생략): 안녕하세요, 예티. 지난 2주간 거캠의 PBL 시스템을 들어봤어요. 이번 주는 거캠 PBL 시스템 중 문제 정의 단계가 무엇인지 알고자 해요.

예티: 제 생각에는 거캠 PBL 시스템 중 가장 중요한 단계가 문제 정의라고 생각해요. 이유는 학생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설명할 줄 알아야 하거든요. 쉽게 말해서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옷 낭비에 관한 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단순히 사람들이 옷을 너무 많이 버리는 것을 문제로 정의할 수 없다는 거예요. 옷을 많이 버리는 요인이 무엇인지, 이로 인해서 발생하는 불편함과 사회적 비용은 얼마나 소모되는지, 문제 대상자는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문제를 정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 정의 단계 하나에 되게 많은 내용이 포함되네요. 예티는 문제 정의 팀들을 대상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예티: 일단 문제 정의 단계는 문제 탐색부터 시작해요. 당연히 프로젝트 경험이 많지 않을 거고요. 문제 탐색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현상과 문제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서 허위 정보가 너무 많아서 문제다. 이건 문제가 아니라 현상이에요. 허위 정보가 많아서 발생하는 문제를 정확히 정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코칭 선생님들이 해야 하는 일이죠. 학생들에게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현상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상자가 겪고 있는 불편함과 결핍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만 현상과 문제를 구분하는 힘을 기를 수 있어요.


그럼 예티는 문제 정의 단계에서 현상과 문제를 잘 구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시는 거네요?

예티: 아니요. 현상과 문제를 구별하는 것은 시작점에 불과해요. 문제를 정확히 구별하기 위한 여러 질문과 답변 과정 속에서 학생들의 사고가 확장돼요. 처음에는 단순하게 허위 정보가 많은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이 스스로 리서치하고, 문답하면서 특정 대상자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죠. 이런 과정을 거치기 위해선 굉장히 개방적인 질문을 던져야 해요. 처음에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문제가 왜 문제인지 질문을 던지고, 어떤 대상자에게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는지 대상자 중심으로 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그러니까 코칭 역할은 정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적절한 질문을 적절한 시기에 던져서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상자의 문제에 공감하는 것도 중요해요. 왜냐하면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당사자가 원하는 것을 충족시킬 때 달성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학생들끼리 생각하고, 문제를 찾고, 조사를 진행하다 보면 대상자가 아니라 본인 중심으로 문제 해결책을 찾는 오류에 빠지기 쉬워요. 그래서 대상자 중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 역할입니다. 이런 과정을 지속적으로 거치다 보면, 어느새 학생들의 프로젝트 역량이 향상돼요. 역량은 일직선으로 단숨에 향상되지 않아요. 구불구불하게 가다가, 어쩔 때는 한 번에 뒤로 돌아갈 수 있어요. 하지만 일련의 과정을 성실히 수행하면, 분명 역량은 조금씩 향상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팀 프로젝트 역량 향상을 위해선 문제 정의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예티: 맞아요. 문제 정의가 명확하지 않으면 솔루션을 찾을 수 없거든요. 끊임없이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해요. 학생들이 어떤 문제를 정의할 때 투입한 시간과 비용 때문에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대상자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없는데 계속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건 무의미해요.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팀 내, 코칭 선생님과 팀원 간 소통은 끊임없이 필요합니다.


지난주 열음(여기를 누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과 인터뷰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왔어요. 부트캠프에선 학생들이 실패와 도전을 빠르게 반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요. 그만큼 문제를 정의하는 게 쉽지 않다고 느껴지네요.

예티: 많은 학생들을 코칭하다 보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져요. 프로젝트 기반 수업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까 코칭 선생님의 피드백을 무조건 수용하거나, 앞서 얘기한 것처럼 본인이 정한 주제에 대한 애착이 강해져서 포기하기 어려운 유형으로 분류되죠. 하지만 문제 정의 과정에서 끊임없이 소통을 이어나가면 마지막 과정에선 학생들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 것 같아요.


문제 정의 단계 팀들을 인터뷰할 때 항상 많은 충돌을 겪는 얘기를 들었어요. 사회 문제를 명확히 특정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일어나는 충돌 지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나요?

예티: 엄밀히 말해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게 아니에요. 대부분 소통 문제에 의해서 충돌이 일어난다고 봐야 해요. 우선 팀 프로젝트를 1년 이상 함께 하는데 이견이 없을 수 없어요. 문제는 이견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죠. 처음 팀 프로젝트를 하는 학생들은 이견을 대립과 공격으로 받아들일 확률이 매우 높아요. 왜냐하면 이런 협력을 해 본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으니까요. 게다가 자신이 팀 내에서 맡은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수밖에 없어요. 각자 다른 학생들이 서로 다른 말을 하고, 특정 역할을 맡은 친구가 역할에 대한 올바른 정의를 내리지 못해서 끊임없이 충돌이 일어나는 거죠.


많은 거캐머들이 예티의 코칭 방식에 고마움을 전했어요. 어떤 방식으로 소통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갔나요?

예티: 모든 얘기는 과감하게 오픈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상대의 감정이 걱정돼서 본인이 꼭 해야 할 얘기를 못하거나 미루는 성향이 아니에요. 오히려 어려운 말일수록 솔직하게 얘기해요. 그래서 팀 내 갈등이 발생했을 때, 그 주체적 대상들이 솔직하게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사실 팀 내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서 모든 팀원이 갈등을 빚는 건 아니에요. 어쩔 때는 한두 사람의 관계가 전체를 흐트릴 때가 있죠. 저는 그런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빠른 시일 내에 대화와 소통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해요. 특히 ‘너 때문에’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고 해요. 정확하게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데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하죠. 상대 탓을 하게 되면 상대는 반발할 수밖에 없거든요. 대신 자신의 입장을 전달함으로써 상대가 그 입장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요. 그러면 그 사정을 이해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 대화를 하다 보면 시간이 흘러서 자연스럽게 학생들 간 오해가 해소되는 것 같아요.


예티는 문제 정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개입하시는 거네요?

예티: 네, 저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요. 학생들도 먼저 찾아오는 편이에요. 본인들이 팀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최대한 해결해보려고 노력 중인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그때 도움을 달라고 요청하죠. 이런 식으로 명확히 요청을 하면, 저는 언제든 “알겠다”고 대답해요.


문제 정의 과정은 학생들도 어렵겠지만, 코칭 선생님들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제 가장 어려움을 겪는지 궁금합니다.

예티: 청소년들 입장에선 당연하겠지만 비판적 사고가 부족한 편이에요. 문제 정의 단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사안의 본질을 잘 파악할 수 있는지의 여부예요. 그러기 위해선 당연히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죠. 하지만 처음 접해보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현상과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처음부터 잘 하기 어려울 테고, 그러면 제가 직접 개입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져요. 여기서 고민이 큰 것 같아요.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개입이 필요한데, 너무 개입을 하다 보면 제가 얘기하는 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중심점을 잘 잡는 게 중요한데, 여전히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코칭 초반에는 학생들에게 명확하게 프로젝트 진행 방식에 대한 지도가 있어야 한다고 봐요. 다만 정답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개입해선 안 되겠죠.

정답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학생들이 어느 순간부터 코칭 선생님께 의존을 해요. 일일이 허락받으려고 하고, 코칭 선생님이 지도하지 않는 부분은 손대지 않는 일들이 발생하죠. 그래서 학생들이 일정 부분 스스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입을 하는 게 최선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심을 잡는 게 어려울 뿐이죠. 🤣


여러 팀을 코칭했을 텐데 언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나요?

예티: 보람은 매번 느껴요. 어디서 보람을 느끼냐면 문제 정의 단계 초반에 어떻게 할지 몰라서 당황하는 친구들이 6~8개월 뒤에 능숙한 모습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때예요.


문제 정의 단계를 거치면서 문제를 깊이 있게 해석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출 때 보람을 느낀다는 거죠?

예티: 맞아요. 학생들이 처음에는 현상에 대해서만 얘기하다가 어느 순간 문제의 본질을 다루기 시작해요. 지난한 팀 활동을 거치면서 스스로 터득하는 거죠. 그럴 때 약간 뭉클한 마음이 들어요. 학생들이 한 뼘씩 성장한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잖아요. 처음에는 어떤 식으로 문제를 찾아야 할지도 모르는 친구들이 스스로 리서치를 실행하고,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게 돼요. 문제의 본질에 다가서는 방법을 깨닫는 과정들이죠. 이런 과정을 코칭 선생님들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러니 문제 정의 마지막 순간에 학생들의 발전된 모습을 지켜보면 감동 받을 수밖에 없죠.


끝으로 거캠의 PBL 시스템이 다른 대안학교, 일반 공교육과 차별점을 가지고 있겠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예티가 바라보기에 조금 더 개선해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일까요?

예티: 어떤 조직이든 문제는 항상 발생하고, 개선의 여지는 늘 존재한다고 봐요. 거꾸로캠퍼스도 마찬가지겠죠. 우선 PBL 시스템을 진행한 지 어느덧 7~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요. 처음 제가 이곳에 왔을 때보다 훨씬 더 체계적으로 시스템이 자리 잡았어요. 과거에는 팀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중간 과정에서 이탈하는 팀이 종종 있었어요. 반면 현재는 대부분의 팀이 최종 단계까지 매듭을 짓고 엑시트하고 있죠. 거캠의 역량이 그만큼 개선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안주하면 안 될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코칭 교사들의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거캠이 끝까지 팀 프로젝트를 잘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된 건 각 코칭 선생님들의 노력 덕분이에요. 여러 학생을 코칭하면서 발생하는 문제, 느끼는 한계들을 끊임없이 공유하고, 해결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거든요. 저는 이런 과정을 더욱 체계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지금도 교무회의, 수업 공유회 등을 통해서 충분한 과정을 거치고 있어요. 다만 조금 더 정례화하고, 시스템을 탄탄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은 없을지 고민한다면 더 나은 대안과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단테도 예티와 같은 고민을 하는 것 같았어요. 수업 공유회를 통해 서로 논쟁을 하면서 개선점을 찾아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을 했거든요. 예티가 생각하기에 특별히 더 집중해서 개선하면 좋을 지점이 있을까요?

예티: 제 생각엔 지속 가능한 역량 강화에 대한 체계적인 방안 마련이라고 생각해요. 처음 제가 왔을 때는 팀 프로젝트의 첫 시작부터 끝까지 시스템 구축이 진행되는 과정이었어요. 지금은 온보딩(신규 입사자가 수월하게 적응하는) 과정이 잘 정착됐지만, 이것도 오랜 시간 축적된 역량의 산물이에요. 앞으로 거캠은 지속적으로 존재할 것이고, 새로운 코칭 선생님과 학생들이 이곳을 거치게 될 예정이에요.

그렇다면 미래를 잘 대비하는 차원에서 시의적절하게 지속 가능한 역량 강화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야 해요. 예를 들어서 거캠에 새로운 코칭 선생님이 오게 된다면, 그분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저는 개인적인 도움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시스템으로서 접근할 때 더 효율적이고, 올바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보는거죠.

그럼 자연스럽게 거캠의 PBL 시스템에 녹아들 수 있고, 모든 코칭 구성원이 균질하게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어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특정인에게 거캠의 시스템을 의존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체계화 된 과정 속에서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겁니다.


맞아요. 거캠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PBL 시스템을 잘 교육받는 건데, 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시스템의 체계화를 위해 노력해야겠네요.

예티: 그렇죠. 지금도 각 코칭 선생님들이 엄청난 노력을 해주시고 있어요. 학생 의견을 수렴해서 논의하고, 더 나은 대안이 무엇인지 계속 소통하고 있어요. 저는 이 과정을 멈춤 없이 지속해야 한다는 것을 얘기하는 거예요. 조직, 단체라는 것은 조금만 빈틈을 보여도 누수가 생기잖아요. 지금까지 잘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특정한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될 거캠을 위해 노력해야죠.


지난 6개월 동안 코레터를 작성하면서 느낀 건 거캠 내 코칭 선생님들의 디테일한 노력을 매번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그런데 예티는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위해서라도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걸 보니 앞으로도 거캠의 미래가 밝게 느껴지네요.

예티: 저는 누구보다 거캠이 지속 가능한 미래의 대안교육이 되길 바라요. 그래서 시스템에 대해 더 강조하는 것 같아요. 한 사람의 재량에 따라서 좌우되는 조직을 정말 많이 봤거든요. 다행히 우리 거캠은 내부 역량에 대한 고민을 각자가 끊임없이 하고 있어요. 그런 모습을 느낄 때마다 거캠의 발전을 위해 모두가 움직이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것 같습니다.




📬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단순한 지식의 습득이 아닙니다.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들을 공감하며, 함께 나아가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예티는 말합니다. "학생들이 처음에는 두려움 속에서 시작했지만, 어느새 문제의 본질에 도달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감동받지 않을 수 없다." 예티의 코칭은 단순히 문제를 정의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지속 가능한 가능성을 심어주는 과정입니다. 거캠이라는 이름 아래,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기대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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