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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t 오깔교사가 싫었던 내가 교사로 살아가는 이유

Gschool
2022-06-22
조회수 61


Exit 오깔의 6번째 주인공은 에코입니다!

거꾸로캠퍼스가 생기기 전 준비 위원부터 2022년 2월까지 약 5년 동안 거꾸로캠퍼스와 함께했습니다. 백지 시절의 거꾸로캠퍼스에 무엇을 보고 함께 참여했으며, 지금 거캠을 바라볼 때 어떤 마음을 느끼고 있고, 에코가 가진 교육의 철학까지! 어서 만나보아요 👉🏻👉🏻




메디(이하 생략) : 에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에코(이하 생략) : 안녕하세요. 2016년 거꾸로캠퍼스가 처음 시작되기 전 준비 위원부터 2017년 거꾸로캠퍼스(이하 거캠) 창립과 2022년 2월 퇴사하기까지 약 5년 동안 근무했던 이성원, 별명은 에코입니다. 지금은 이전에 있었던 학교로 복직했어요.


거캠에 재직하시기 전부터 교사 생활을 하셨던 거네요?

네 맞아요. 올해 31년째 중고등학교 교직 생활을 하고 있어요.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모든 직업 중에서 제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게 교사였어요. 저는 그래서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우리 집안에 부모님부터 주변 친인척까지 대부분 교사이세요. 저는 그 당시만 해도 교사들이 갖고 있는 어떤 생각이나 가치관, 태도들이 되게 싫었어요. 교육이라는 것을 통해서 한 인간을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통제 혹은 구속하는 느낌만 들어서 답답했어요. 저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교사의 시각 안에서만 보여주는 세상이었어요. 저는 더 다른 세상을 보고 싶었죠. 저는 옛날부터 꿈꾸는 배움의 길로 가고 싶었는데 집안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고, 어쩔 수 없이 교사가 되었어요.


하고 싶은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긴 시간 동안 교사로서 계신데요. 지금은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아이들을 교육하는 게 재미있어요. 수업할 때 항상 딱 정해진 걸 배우기보다는 아이들과 배우는 과정에서 제가 목표한 것 이상의 아이들의 성취들이 일어날 때 제가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너무 즐거운 거예요. 아이들이 만들어내거나 창의적으로 발현되는 부분들이 정말 재밌다는 걸 알아버렸어요. 깨닫게 된 거죠. 그런 점에서 아이들의 변화가 제가 가지고 있던 ‘교사'라는 직업의 이미지를 많이 변화시켰어요.


거캠에 어떻게 오시게 되었나요?

2016년에 미래교실네트워크에서 새로운 학교를 만드는 작업이 시작됐었어요. 그래서 새로운 학교 준비 위원회로 들어가서 활동을 했었죠. 그때 이 학교가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지방에 사는 저는 집을 떠나와야 하고, 경력도 나이도 적지 않은 편이니까 저보다 젊은 친구들이 거기에서 뜻을 이뤘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계속 추천을 해주셔서 제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참여를 하게 되었어요.


준비 위원부터 거캠의 헤드 티처(교장)와 법인 대표 이사까지 역임하셨는데, 꽤 부담감이 크셨을 것 같아요.

그때는 부담보다는 거캠이 잘 돼야 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왜냐하면 나 혼자 결정해서 그 결과로 여기가 어떻게든 변한다면 부담이겠지만, 우리는 애초에 출발부터가 협업이었어요. 우리조차도 협업하는 과정과 그런 토의와 토론 과정에서 계속해서 성장하지 않았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예요. 결국 좋은 동료들이 있었고, 지치면 서로 도와줄 수 있고 힘을 내게 해주는 동료들이 있으니까 결과적으로는 잘해야 한다는 사명감만 잔뜩 있었어요.



거캠에 오랜 시간 동안 재직하면서 소중한 추억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궁금합니다.

거캠은 학생들이 이끌어가는 학교예요. 모든 활동은 학생들이 주도하는 구조여서 학생회와 임원진 모두 학생이에요. 제가 헤드 티처일 때 임원진들이 되게 우울해해서 저와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치킨을 곁들여서 가볍게 가졌던 적이 있었어요. 대화를 나누면서 이 친구들에게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 친구들이 뭐 때문에 힘들어 할까라는 부분을 충분히 듣고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었어요. 그런 이야기 끝에 제가 제안을 했던 것이 학생들의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한 ‘겨울 여행'이었어요. 우리 학교에는 수학여행이 없기 때문에 우리 한번 여행 가보자고 제안했어요. 학생들은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물어봤는데 저는 항상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우리가 지금 필요한 게 여행을 가는 거라면 그걸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게 뭔지 그다음 생각을 해보고 그런 계획을 생각하다 보면 이게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알게 되지 않을까라고요. 그래서 툭 던졌고, 학생들이 모든 계획과 예산을 다 짜왔고,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2019년 4모듈에 함께놀기를 강화도로 1박2일 초겨울 여행으로 간 게 정말 기억에 남아요.

학생들이 만든 그 안에서 함께 노는 모습 속에서 교사들의 역할, 학생들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어요. 모든 일정과 활동들은 학생들이 통제했고, 제가 교사분들에게 교사는 관여하지 말자고, 우리가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무슨 일인지 생각하고 그 역할을 우리가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죠. 그래서 둘째 날 아침에는 아침밥도 제대로 못 먹는 상황일 것 같아서 교사들 방에서 문을 열어놓고 라면을 끓였어요. 냄새라도 맡고 오면 우리가 끓여주자 했고, 그렇게 함께 나눠먹었던 아침의 풍경이 의도치는 않았지만 마치 의도한 것처럼 초겨울의 아침 모습이었어요. 그때 학생들이 힘들어했었던 점들이 그 여행으로 많이 해소가 되었어요. 임원진과 학생들 사이에서 안 보이는 벽들이 계속 있었고, 임원진들이 아무리 매일 회의를 하고 문제 해결 프로젝트처럼 일을 해도 학생들에게 유대감보다는 상호적인 관계성만 만들어졌었는데 그때의 여행을 통해서 그런 벽들이 많이 허물어지고, 서로의 이해관계들이 다른 그림으로 세팅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학생들도, 교사들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래도 학생들을 코칭 하실 때 힘들거나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나요?

힘들고 어려웠다는 걸 다 통합해서 가장 컸던 고민은 ‘교사가 어디까지 개입해야 되나'라는 부분이었어요. 교사의 개입이 직접적이면 학생들에게 시간을 좀 더 벌어줄 수 있어요. 문제가 있을 때 더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 바로 앞으로 빠르게 나아갈 수 있지만, 그건 교사의 생각이지 이 학생의 생각이 아니라는 거예요. 학생의 생각이 아니라면 사실 그 학생이 스스로 실패해 보는 경험이라든가, 실패의 과정에서 바로잡다 보면 기대하지 않았던 창의적인 결과들을 본인이 발견하는 그 기쁨들을 빼앗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그렇다고 지켜만 보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더군요. 학생들의 선택이 아닌 저의 선택으로 결정이 된다는 게 과연 코칭 교사의 역할로서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컸죠.

또, 거캠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거캠이 ‘학교'이니까 교육용으로 해야 하는지, 실전용으로 실제와 가깝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어요. 왜냐하면 프로젝트를 실전용으로 하려면 애초에 처음 세팅부터가 달라야 하는데, 교육용 버전으로 시작하다 보면 이게 실전으로 넘어갈 때에는 처음부터 잘못되어버린 단추들을 마주하게 돼요. 그걸 다 뒤집어 버릴 수는 없잖아요. 우리 아이들은 아직 배움의 길을 걷고 있고, 중요한 청소년기에 이곳에 온 ‘아이'들이고, 성인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고민이었어요. 그 고민 과정에서 어떤 게 최적일까를 항상 생각하고 찾고 있는 거죠.


그런 고민들의 중간 지점을 찾기가 정말 어려울 것 같아요.

중간이 아닌 최적을 찾고자 했어요. 오히려 A에 치우쳤다면 과감히 그게 최적이라고 판단했고, 혹은 A의 반대인 B로 가는 게 맞다면 그걸 최적이라고 판단했어요. 그러기 전까지는 고민이 많은 거죠. 저는 적당한 중간 지점은 없다고 봐요. 어느 쪽으로든 선택을 해야 되고, 어떠한 상황에서 A가 최적이었다면, 다른 상황에서는 오히려 B가 최적일 때가 분명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잘 판단하는 게 코칭 교사의 경험과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최적의 판단을 내리기 두려우실 때는 없으신가요?

판단을 내릴 때 어떨 때는 제대로 됐다고 할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그렇지 못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어떤 판단을 내렸어도 솔직히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게 어떤 판단을 내려도 판단을 내리지 않은 것보다 더 나았어요. 아이들도, 우리도 살아가면서 두려워서, 실패가 두려워서 선택하지 않는 것보다는 선택을 해서 경험한 실패가 훨씬 더 나은 것 같더라고요. 그런 과정에서 작게 보면 코칭 때도 무수히 경험했던 것들이 우리의 살아가는 삶이나 아이들의 프로젝트 혹은 배움에 있어서도 다 똑같지 않을까 생각을 하죠.


거캠에 입사하셨을 때 가지고 계신 목표가 있으셨나요?

목표보다는 갈증이 있었어요.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진짜 살아가는 데에 정말 도움이 되고, 그 배움을 통해서 학생 스스로 성장하는 기쁨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조회대 앞에서 교장 선생님이 기쁨을 느끼라고 해서 느껴지는 게 아니거든요. 그러려면 수업이 중심이 된 학교를 만들어야 하는데 일반 학교에서는 어려웠어요. 그런 갈증을 계속 가지고 있었고, 거캠에 오면서 이런 학교가 가능할까를 보는 게 저의 목표가 되었던 거죠. 아이들이 배움과 성장에 본인 스스로가 그것을 이끌어내고 거기서 자신의 성취, 목표, 수준들을 계속해서 설정하고 도달해 가고, 그게 학교 밖까지 확장되면서 아이들이 잘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학교가 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어쩌면 막연한 목표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그걸 정말 실현하기 위해서 교육과정의 최상단 목표를 이것으로 두고 선생님들과 계속 논의해 가면서 시도해 내고, 그 결과 이만큼 만들어낼 수 있었어요.

사실 갈증이라는 것은 계속 먹고 있으면 해소가 되는 게 아니라 마치 바닷물을 먹었을 때 갈증이 더 생기게 되잖아요? 거캠에 있을 때만 해도 계속 ‘그다음'을 찾았어요. ‘이만큼에 안주해서는 안 돼. 그다음. 그다음이 필요해.’하면서 제 눈에는 더 해야 될 것만 보이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거캠을 나와서 일반 학교에 돌아와 보니까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것들이 거캠에서 성취되고 이루어졌다는게 바로 보이고 느낄 수 있었어요. 거캠에서 이룬 것들은 어디서도 흉내 못 내고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거캠이라는 학교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제가 거캠에 나와서 바라보니까 없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서 가는 곳이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거캠은 길을 막 만들어서 가는 거예요. 아무도 안 해본 일을 스스로 만들고 찾아서 될 때까지 하는 곳이죠. 그러다 보니까 거캠이라는 학교는 말 그대로 항상 살아있는 거예요. 생동감 있게 살아있을 수밖에 없고 잠들 새가 없어요. 그래서 항상 변화에 굉장히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또, 스스로 그 변화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곳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열정도 솟아나고, 도전을 안 할 수가 없는, 이 모든 게 다 자연스러운 곳이라고 생각해요.


에코께서 가지고 계신 교육 철학이 궁금합니다.

저는 가변적인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고정되고 항상 일정대로 차근차근 진행되기보다는 일정이 있으나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겨도 선뜻 즐길 수 있는 교육이요. 아이들과 수업하고, 성장을 지켜보더라도 그 아이가 성장하면서 나아가는 과정은 본인조차도 모르고 지켜보는 사람도 모르는 것인데 그런 획일화된 곳에서 아이의 성장을 말할 수는 없다고 봐요. 그래서 조금은 가변적인 변화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것들을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에코에게 거캠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제 속에 숨어있는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해준 곳이에요. 거캠을 통해서 제가 변화를 즐기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어쩌면 이전에 제가 교사가 되기 싫었던 이유가 안정된 기반 하에 차근차근 예측 가능한 구조에서 안전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님의 마음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교사가 싫었던 게 아니라 그런 삶의 방식이 싫었던 거죠. 결국 제가 아이들에게 했던 말들이 제 삶의 지표였던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걸 정말 잘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어렵지만 그걸 끝까지 해보고 실패를 말하면 그 실패는 자신에게 정말 학습이 되고 좋은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수백 번 이야기했었어요. 사실은 저 스스로에게 던졌던 혹은 저도 그걸 계속해서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어요.

거캠 학생들은 환경 때문이라도 자신을 더 잘 보게 되죠. 프로젝트를 하면서 다른 친구와 갈등의 좌표 안에 나는 어디에 놓여 있는가를 항상 보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그런 것을 타협할 것인가, 갈등할 것인가, 혹은 끝까지 투쟁해서 극복해야 될 부분인가 하는 것은 자유의지잖아요. 그런데 그 자유의지 다음에 오는 책임에 대한 것도 결국 내가 짊어져야 될 부분이라면 자유의지를 많이 부린 만큼 짊어져야 될 책임은 엄청 많을 거고, 그만큼 버티면 자신의 두 다리는 단단해질 거예요. 그 단단해진 두 다리로 세상 밖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곳을 돌아다닐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 싶은 거죠.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 에디터의 말

무언가를 떠나오면 자신이 잘했다, 자랑스럽다 보다는 떠나온 곳을 떠올릴 때마다 항상 아쉽고, 부끄러운 감정이 들면서 오히려 이런 자책을 하게 된다는 에코. 이런 것들과 화해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아주 생각하지도 못했던 작은 순간에 실수했던 그 한마디, 작은 행동들만 불쑥불쑥 나타나 괴롭힌다고 하시던 말씀이 떠올랐어요. 교사가 싫었던 에코에서, 자꾸만 학생들과 함께했던 순간들이 떠오를 만큼 교사라는 직업이 좋아졌고, 그래서 매 순간이 진심이었기에 더 생각이 나는 게 아닐까 어림짐작해 봅니다.
멋진 이야기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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