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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캠퍼스 이야기혁신 교육의 미래를 논하다- 예티와 수선의 하쿠바 포럼 참여기

Gschool
2024-07-17
조회수 411

하쿠바 포럼(Hakuba Forum)은 혁신적인 교육 리더들이 모여 학교를 행복한 삶의 중심지로 만들어 세계의 번영에 기여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컨퍼런스입니다. THINK Learning Studio, 하쿠바 국제 학교(Hakuba International School), 그리고 THINK Global School 창립자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졌으며, 거캠은 원년 멤버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교육 컨퍼런스와 다른 점은 ‘일본의 알프스’로 불리는 하쿠바의 숲속에서 진행된다는 점인데요. 하쿠바 포럼 참여를 주도적으로 담당했던 예티와 수선을 통해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예티, 수선. 지난 6월에 하쿠바 포럼에 참여했다고 들었어요. 하쿠바 포럼이 어떤 컨퍼런스인지 정확히 알려줄 수 있을까요?

예티: 하쿠바 포럼은 거꾸로캠퍼스처럼 현재 교육 방식에 문제 의식을 느끼고 있는 혁신적인 교육 리더들의 모임이에요. 초청제로 진행되는 전 세계 교육자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가 2년째고, 작년에는 저와 쩜백이 창립 멤버로 참여했어요.


전 세계에 교육 혁신을 추구하는 모임에 거캠은 어떻게 창립 멤버로 참여할 수 있었나요?

수선: 하쿠바 포럼을 개최한 씽크 러닝 스튜디오(THINK Learning Studio)와 거캠이 전부터 교류를 이어왔던 덕분이에요.

예티: 제가 거캠에서 국제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평소에도 TLS 대표와 연락을 주고받아 왔습니다. 그 인연 덕분에 2023년 1모듈에 서울을 방문한 TGS 학생 35명이 거캠 영어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교류 덕분에 거캠도 하쿠바 포럼에 창립 멤버로 참여할 수 있었어요. 포럼이 만들어진 실질적인 이유는 세계 각지의 많은 교육자들이 현재 교육에 대한 문제 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경험을 국내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전 세계 교육자들과 만나서 미래 교육에 대해 논의하고 아이디어를 나누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럼 총 몇 개 국가가 참여했나요?

예티: 작년에는 12개국이 참여했는데, 올해는 그 두 배에 가까운 나라들이 함께 했어요. 선진국부터 개발도상국까지 다양한 국가들이 참여하여 세계 교육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일본의 알프스'라 불리는 하쿠바의 자연 속에서 머리가 맑아지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떠올랐습니다.


 


하쿠바가 일본 지명이었군요. 사진을 보니 정말 자연 친화적인 공간인 것 같아요. 이곳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포럼에서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수선: 제가 고민하던 부분을 함께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거캠은 항상 소통과 협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인지적 공감 능력 등 다양한 역량 중심의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잖아요. 이런 역량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지만, 실제 사회에서는 국영수사과 과목에 대한 평가에 더 집중합니다. 역량의 중요성은 모두가 얘기하면서도 정작 평가 대상에서는 항상 빠지죠. 이런 괴리감을 느끼며 하쿠바 포럼에 참여했는데, 파키스탄과 호주에서 온 교육자들도 저와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게 너무 신기했고, 정말 반가웠습니다.


한국이 국영수사과 중심 입시 위주 교육으로 유명하잖아요. 그런데 다른 국가에서도 한국과 똑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수선: 네, 이런 교육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건 한국만이 아니에요. 기업이나 학생들이 취업할 때 토익, 토플 고득점을 요구하잖아요. 하쿠바 포럼에 참여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한 건,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에 대한 평가도 잘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예티: 영국, 미국, 어디를 가든지 학생들이 대학에 가기 위해 시험을 봅니다. 그리고 학교는 대학 진학을 위한 교육을 제공합니다. 한국이나 전 세계적으로 왜 비슷한 평가 방식이 존재하는지 아세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에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이거든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평가할 수 있잖아요. 역량 평가를 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해요. 한 사람에 대한 다층적 평가를 위해 다양한 평가 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반면 시험은 간단하잖아요. 성적으로 모든 것을 산출할 수 있고, 성적 순위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명의 학생을 이렇게 쉬운 방법으로 평가해도 되는지 고민했는데, 하쿠바 포럼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이번 포럼에서 아주 재미있는 분을 만났어요. 스코틀랜드 분이었는데 엄청 괴짜였어요. 😆 고등학교에서 프랑스어와 독일어를 가르치던 교사였는데, 스코틀랜드의 교육 시스템에 회의감을 느껴 그만두었다고 했어요. 이후 영국의 공영 TV 채널 BBC4의 광고팀에서 일하면서 세상에는 정말 창의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사람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고  해요. 이런 인사이트를 얻고 난 이후에 ‘NoTosh'라는 글로벌 교육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고, 전 세계에 혁신교육 콘텐츠를 전파하고 있어요. 이처럼 현대 교육 체계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건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서구 선진국의 교육 시스템을 생각하면 학생 중심적이라고 여기기 쉬운데, 꼭 그렇지만은 않네요. 혹시 그분과 대화를 나누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었나요?

수선: 예티가 그분과 대화하고 난 뒤 저에게 전달해 주신 내용 중 하나가 기억에 남아요. “수선, 우리가 현재 교육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PBL(PBL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수업을 도입해서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잖아요. 그럼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정말 잘 하기 위해서 하지 말아야 할 건 뭐가 있을까요?” 스코틀랜드 교육자분과 예티의 대화 속에서 무언가를 해야 할 지가 아니라, 어떤 것을 하지 않을 때 더 좋은 교육이 이뤄지는지 나눈 이야기를 제게 전해준거에요.

예티: 맞아요. 조직으로서 각자의 분야에 집중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데, 모든 것을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오히려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거든요. 더 나은 수업을 위해 이것저것 해야 한다고만 생각했지, 반대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고민해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수선: 거캠이라는 조직을 예로 들면, 교사들이 혜화랩뿐만 아니라 알파랩도 운영할 수 있고, 행정 업무도 짬짬이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수업을 분화하고, 행정 업무도 담당자를 두잖아요.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역량과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혜화랩에서 가장 일을 잘하는 분, 알파랩에서 더 좋은 수업을 할 수 있는 분, 그리고 행정 업무를 잘 처리할 수 있는 분으로 역할을 나누는 거예요. 우리가 역량 중심 수업을 정말 잘하기 위해선 각자 영역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역량 강화를 위한 본질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뭘 하지 말아야 할지?" 라고 결정하는 건 단순히 어떤 일을 할 수 있다, 없다의 관점이 아니에요. 어떤 일에 더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거기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거예요.


포럼을 통해서 거캠이 집중해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알게 된 거네요. 이번 포럼을 참여하면서 거캠 입장에서 손에 잡히는 성과도 있었을까요?

예티: 무엇보다 여러 국가와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저는 하쿠바 포럼에 참여하면서 아이들에게 더 넓은 시야를 키워주고,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어요. 그 일환으로 아이들이 해외 학교 학생들과 교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일 수도 있고, 짧은 워크숍이나 온라인 화상회의 형태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머릿속으로만 하고 있었는데, 여러 나라의 교육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구체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제안을 많이 받았어요.

2학기에는 도쿄에 있는 국제학교 학생들과 거캠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에요. 이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역량 중심 교육을 이끌고 있는 국제학교들과 거캠의 교류 협력도 예정되어 있고요. 아! 내년 2월, 두바이에서 개최될 교육 컨퍼런스에도 초청받아 거캠의 교육 사례를 공유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수선: 저는 거캠 교사들에게도 늘 새로운 시선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캠 코칭 선생님들이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우리와 같은 실험을 하고 있는 다른 교육자들과 대화하지 않으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밖으로 나가고, 각국의 교육자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경험을 하쿠바 포럼을 통해 얻을 수 있었어요.

앞서 얘기했지만, 교육에 대한 불만과 문제의식은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거든요. 각국의 문제 사례를 듣고, 그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거캠 교사들의 업무 역량이 향상될 수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하쿠바라는 먼 지역에서 거캠을 생각해보니 외부자의 시선으로 냉정하게 판단해볼 수 있었습니다.


수선의 답변에서 마지막 질문을 찾을 수 있겠네요. 며칠 동안 외부에 있으면서 거꾸로 캠퍼스를 좀 바라봤을 때, 거캠 안에 있을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이 있을까요?

수선: 저희가 느낀 것 중 하나는 좀 더 내려놓아야겠다는 거예요.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면, 정말 중요한 걸 놓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예티: 저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하면 거캠이 정말 잘 할 수 있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 집중해야 할 것과 선택해야 할 것들을 명확히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면 역량 중심 교육의 본질을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캐머들은 늘 프로젝트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심사 준비, 피드백 주간, 각종 공모전, 행사 준비 등으로 숨 돌릴 틈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 만난 교육자가 얘기해준 게 있어요.  좋은 학교의 조건으로 충분히 뛰어놀 공간이 있어야 된다는 것인데, 우리 아이들은 너무 각박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포럼의 주제 자체가 학교를 '웰빙의 허브'로 만드는 것이었는데, 우리 학교는 그런 부분에서 아직은 부족한 것 같아요.


저는 거캠이 일반 공교육 학생들보다는 조금 더 자유로운 환경일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의 말씀을 들어서 깜짝 놀랐네요.😅

수선: 저는 거캠의 커리큘럼이 공교육보다 학생들이 훨씬 열심히 해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공교육에서는 시험이 끝나면 놀 수 있지만, 여기서는 그럴 여유가 없어요. 답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계속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느낌이에요. 일반 공교육에서는 문제를 풀고 답을 선택한 다음, 맞았는지 틀렸는지 쉽게 알 수 있잖아요. 하지만 거캠에서는 스스로 해답을 찾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는 거죠.

그럼 웰빙의 관점에서 거캠이 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는 거죠?

수선: 네, 그런 인사이트들을 얻고 와서 학교 디자인과 사업을 추진할 때, 무엇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지 더 고민하게 되었어요.

예티: 맞아요. 포럼 이후, 이 문제를 좀 더 명확하게 해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심 한복판에서 치열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것에만 집중했던 것 같아요. 우리가 하쿠바에 간 것도 거캐머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교육에 집중하기 위해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해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쿠바 포럼은 전 세계 교육자들이 21세기에 맞는 교육이 무엇인지, 웰빙에 초점을 맞춘 교육은 무엇인지 찾기 위한 여정이었습니다. 물론 어떤 여정이든 명확한 정답이 존재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경험을 얘기하다 보면, 조금 더 나은 해답을 도출 할 수 있습니다. 거캠 대표로 참여한 예티와 수선은 하쿠바 포럼에 참여함으로서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동료를 얻게 됐습니다. 게다가 함께 교류할 수 있는 협력의 장도 열었습니다. 포럼의 진정한 의미를 하쿠바 포럼에서 찾은 겁니다. 앞으로도 거캠은 하쿠바 포럼을 통해서 글로벌 협력과 아이디어 교환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하쿠바 포럼에서 얻은 모든 경험과 교훈은 우리 교육의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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