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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교육 리더 인터뷰'교육계의 마이클 조던' 조벽교수님께 교육의 방향을 듣다

Gschool
2022-04-26
조회수 1073

'교육계의 마이클 조던',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 등으로 불리며 우리 사회 곳곳에 희망의 교육 리더십을 전파하고 계신 분이 있다. 바로 고려대학교 석좌교수이며, HD행복연구소 공동소장 조벽교수이다. EBS <최고의 교수>와 같은 교육 다큐멘터리와 <언택트 시대, 스타일은 바꾸고 스케일을 키워라>와 같은 그의 수많은 저서에서도 미처 듣지 못했던 이 시대 교육의 방향에 대한 조벽교수님의 생각을 들었다. 그의 인공위성의 비유와 같이 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방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질문 자체를 바꿔야합니다.
앞으로 자신의 미래를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재를 양성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에 대해 논할 때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10년 또는 15년 이후 사회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 필요한 역량을 갖춰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럼 우선 10년이나 15년 후에는 우리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예측하는 것이 필요할텐데요. 교수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떤 지혜를 가지고 계신가요?

  일단 다행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대학 입시까지만 고민을 하는데 일단 그보다 훨씬 더 멀리 내다보고 교육을 생각한다는 것은 아주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오늘은 그렇게 멀리 보고 얘기할 수 있으니 다행이네요. 그런데 10년 15년 후 한국이 어떤 모습인지 저는 알 수가 없어요. 세상이 너무나 많이 변하고 있으니까 그건 알수가 없어요. 그런데 이렇게 알 수 없다면 한 30~40년 후를 내다보면 좋겠습니다. 10년, 15년은 이제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또 만약에 대학을 진학한다면 대학을 졸업을 하고 사회생활을 막 시작을 할 그 즈음을 염두에 둔 것 같아요. 물론 첫 직장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알다시피 첫 직장 갖고 은퇴하는 시대는 이미 끝나버렸잖아요? 다시말하면 사회가 어떻게 될 것인지예측하고 그것에 맞춰서 맞춤 인재를 양성하는 시대도 끝난 거예요. 그래서 질문 자체를 바꿔야합니다. 앞으로 자신의 미래를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재를 양성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창의력이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말씀으로 이해해도 될까요?

  창의력이라는 말은 옛날부터 해왔던 말이잖아요. 그런데 지금까지 소위 ‘창의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일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다' 뭐 그런 것에 국한됐어요. 이제는 창의력의 개념을 훨씬 더 크게 가져야 되는데 저는 ‘본인의 미래를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재’가 ‘창의적인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본인의 미래 뿐만 아니라 미래를 창조하는 인재’가 ‘창의적인 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30~40년 앞을 내다 볼 때는 그런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 오늘과 다른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  이것이 창조력입니다.

 의적인 인재란 ‘자신의 미래를 창조해 나갈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미래 자체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를 해주셨는데요, 미래를 창조한다는 말은 조금 추상적으로 느껴집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부탁드립니다.

  창조라는 말은 성장한다는 말과 관련이 있습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 오늘과 다른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  이것이 창조력입니다. 단순히 '다르다'가 아니라 좀 더 발전된 존재로서 그리고 좀 더 큰 존재로서 살아가는 거죠. 특히 아이들한테는 바로 그게 성장이고, 그리고 성장에 필요한 것은 우리가 끊임없는 발전이잖아요? 거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학습 능력이기도 해요. 우리나라는 무언가를 정말 잘하는 그런 인재를 많이 만들어내요. 여러 가지 일을 참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우리나라 교육에서 가장 아쉬운 것이 그렇게 무언가를 잘하는 사람을 만드는데 그친다는 거예요. 이제 ‘잘 하는 것'만으로 안 되는 세상이 온 거예요. 옳은 일을 해야죠! 그냥 주어진 일 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가 않고, 옳은 일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어요. 옳은 일을 한다고 남이 시키니까, 남이 하라고 하니까, 억지로 또는 시키는 대로 주어진 방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그 올바른 일을 잘 하는 사람이야 말로 인재인 것이죠. ‘스스로 올바른 일을 찾아서 하는 것', 즉 내적 동기가 원동력이 되어서, 드라이브가 걸려서 자기가 그것이, 그 방향이, 그 일이, 자기 스스로 정하고, 선택을 하고, 그래서 그것을 더 잘해낼 수 있는 인재가 돼야 된다는 거예요. 때문에 거기에는 판단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미래를 창조하는 능력이란 그냥 미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옳은 것들을 판단해서 스스로 그것들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말씀이군요. 그래서 ‘올바른 것’을 구별할 수 있는 판단력이 중요하고요. 정말 공감이 되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그런 인재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어떻게 교육을 해야할까요?

  대단히 광범위한 답을 요구하는 질문이네요. 제가 지금 창의력과 판단력을 언급했잖아요. 이 두가지 모두 ‘인성’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인성교육진흥법’을 세워가지고 법적으로 인성교육을 하고 있는데 실은 그 법을 대부분의 학교가 어기고 있어요. 그것은 인성교육의 실체를 잘 몰라서 그러는 거예요. 이 이야기는 너무 디테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지만 짧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생명과 감정과 그리고 몸 움직임은 모두 연결이 되어 있어요. 생존을 위한 겁니다. 예를 들어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 공포심 같은 여러 감정이 커지고, 자동적으로 싸우거나 도망가는 행동이 일어나도록 신체 구조가 연결이 돼 있어요. 애초에 그렇게 일종의 생존모드로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거죠. 그러니까는 스트레스 받으면은 사람들이 욕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또 도망가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반응에서는 성장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창의적인 활동을 할 때 뇌를 MRI나 f-MRI 로 스케닝을 해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소위 고등 사고력 일어날 때, 다시말해 전전두엽이 활성화될 때는 놀랍게도 감정적인 부분이 엄청나게 활성화돼 있어요. 엄청나게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교육을 풀어가는 열쇠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생존 모드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고등 사고가 일어나는 성장모드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인성교육은 동물성이 활성화되는 것이나 인간다운 특성이 활성화되도록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생존모드가 아닌 성장모드가 작동하도록 하는 교육을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창의력 교육과 인성을 연관시키지 못하는데 사실 이 두 가지, 인성과 창의성은 굉장히 연결되어 있어요. 인성이 활성화되도록 만들어주는 교육은 동시에 창의력을 활성화시켜주는 교육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holistic’하게 정말로 융합해서 하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중략)
‘무엇을 아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따라 교육 프로그램을 짜야 됩니다.


  ‘창의력을 키우려면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는 말씀이 굉장히 새롭고 흥미롭습니다. 그럼 창의력을 키우는 인성교육은 어떻게 하나요?

  우선  창의력 교육 따로 하고, 인성 교육 따로 하고, 국영수사과 교육 따로 하는, 세부적으로 쪼개져가지고 분리되어 있는 교과 과정 짜집기로 운영되는 그런 교육 시스템을 끝내야합니다. 일각에서는 융합을 이야기하고, 시너지를 이야기하고, 통합을 이야기하는데 그거 역시 생각이 매우 한정적이에요. 교과목을 일부 합쳐서 통합해서 운영하는 것을 융합이라고 염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개념이 융합이 아니에요. 이성과 감성이 잘 조율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교육이 진짜 융합 교육입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우리가 수학하고 과학하고 예술 교육을 함께 한다 그러면서 융합교육 한다 하잖아요? 과연 그것이 융합 교육일까요?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결국 음악 같은 예술 활동도 다 외워서 시험보게 시키잖아요. 이렇게 지극히 감성적인 것도 매우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교육 방법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주제만 섞었다고 융합교육 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교육 과정을 자꾸만 세분화하고 분리해서, 그리고 그것을 이렇게 저렇게  교과 과정의 체계로 만들어서 하는 교육 시스템이 효과적인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그것을 정말로 ‘holistic’하게 정말로 융합해서 하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여기서는 주제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outcome’으로 교육 시스템과 교과 과정을 짜야 합니다. ‘무엇을 아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따라 교육 프로그램을 짜야 됩니다. 조금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나라 교육 프로그램은 일주일에 영어 몇 시간, 국어 몇 시간, 수학 몇 시간 뭐 이런 식으로 배열돼 있단 말이에요. 그걸 교육과정이라고 하잖아요. 그것을 접고 교육 경험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다시  짜야 됩니다. 교육의 내용물 콘텐츠는 필요할 때 그냥 들어가 주는 거고, 학생이 졸업할 때  어떤 능력을 가질 것인가에 주목하는 것이죠.


  다시 이야기가 ‘학생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역량에 맞춰지고 있네요.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을 딱 하나만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역량을 하나만...!(웃음) 스트레스를 피해갈 수가 없는 새로운 시대가 되었잖아요? 10년, 20년, 30년 사이에 아무리 똑똑한 영재나 천재들도 반드시 슬럼프를 겪을 거에요. 우울할 때도 찾아오고요. 자기가 아무리 영재라도 영재성을 발휘할 수가 없는 상태가 올 겁니다. 이렇게 100퍼센트 찾아온 슬럼프와 그런 우울한 순간들이 찾아왔을 때, 스스로 극복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저는 그것을 ‘자기조율'이라고 합니다.


  ‘자기조율' 이라는 말씀이 가슴에 와닿네요. 이것도 앞에서 말씀하신 인성과 관계가 있겠네요. 그럼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기조율'을 잘 해야 하겠군요.

  네. 그리고 필요한 것이 더 있어요. 자기조율과 함께 대인 대인관계를 잘할 수가 있고 더 나아가서 공동체와 어울리고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불장군 시대는 끝났잖아요? 자기가 정말로 뛰어나고 훌륭해서 혼자 뭐든지 다 한다 뭐 그런 사람도 몇 명은 있을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이 사회는 협업을 해야만 되는 세상이에요. 요즘은 학교에서도 브레인스토밍 가르치는 이유가 ‘혼자 해봤자 안 된다. 여럿이 만나서 의논하고 토의하라’ 이런 거잖아요? 그래서 교실도 다 모둠으로 배치를 하구 있구요. 기본적으로 옛날처럼 모든 학생이 선생님 쳐다보면서 혼자 공부하는 시대가 아니라 끼리끼리 둘러 앉아가지고 집단 지성을 발휘하라고 모둠 교실도 만들고 그런 것으로 이해하고 있어요.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무늬만 모둠이고 실제로 하는 활동들은 개인 활동이 많단 말이에요.  그런 교육에서는 관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은 안 나옵니다. 그런 식의 교육은 결국 독불장군을 만들고 그러면은 한계가 있어요. 새로운 시대의 인재가 지녀야 할 두 번째 실력은 집단 지성을 이뤄낼 수 있는 관계 조율 능력이에요. 구체적으로 관계 조율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그 어려운 자기 조율과 관계 조율을 왜 할 것이냐?’ 하는 이유와 관련되어 있어요. 관계 조율을 소위 ‘인사’가 되어서 끼리끼리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네트워킹하는  ‘처세술’로 여기면 온갖 부정부패와 비리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이것이지요. 관계 조율을 해야 하는 이유는 ‘끼리끼리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이득이 되기 위해서’, 타고난 실력과 능력 그리고  열심히 노력을 해서 얻은 추가적인 실력을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에 기여하기 위해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내가 그렇게 할 때만 남들이 나를 도와주게 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그렇잖아요! 내가 공부해서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라고만 한다면, 왜 남이 나랑 같이 협업을 하고, 나를 지지해주고 지원해 주겠습니까? 모두 다 그렇게 한다면 외롭고 무한 경쟁이 되는 거고, 피터지는 경쟁만 있는 세상이 되겠지요! 그래서 공익 조율을 할 수 있는 사람, 즉 공동체에 기여하겠다는 마음으로 관계 조율도 하고 자기 조율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최고의 인재인 거죠. 실제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러한 인재들이 회사에서도 볼 때 네 업적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세 번째 공익 조율은 봉사하고 희생하고 헌신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소위 윈-윈(win-win)이라는 전략을 실천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자기조율, 관계조율, 공익조율 이렇게 세 가지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인재라 할 수 있는 거군요.

  이 세 가지는 취사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이 세 가지는 함께 가야만 이 세가지를 다 이루어낼 수가 있어요. ‘나는 자기 조율만 하고 관계 조율은 하지 않겠다.’ 또는 ‘나는 관계 조율은 하는데 공익조율은 안하겠다' 이러 안 된다는 거예요. 세 가지가 필연적으로 엮여 있기 때문에 함께 가야만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하바드 대학의 입학 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은 ‘우리가 원하는 인재’ 하면서 지금까지 말씀드린 세 가지를 명시해 놓았어요. 그러니까는 실제로 세계 최고 인재 양성소에서는 지금 내가 말한 이 세 가지를 교육의 목표로 이미 명시를 해놓은 것입니다. (중략) 주제(contents) 자체가 목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들을 통해서 이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자기조율과 관계조율, 공익조율이 함께 가야 한다는 말씀이 인상적이네요. 하지만 돌아보면 민주시민교육 몇 시간, 성교육 몇 시간 이렇게 분절적으로 쪼개져서 인성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혹시 참고할 만한 좋은 사례를 하나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그런 학교가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웃음) 거꾸로캠퍼스와 같은 대안학교에는 존재할 법하겠네요. 하지만 일반 학교에는 그런 것이 존재 할 수 있는 토양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교육지원청에서 그렇게 못하게 하니까, ‘이거 이것을 해야만 한다’ 이렇게 딱 정해져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추가적으로 하는 것은 다 방과후학교라든지 이런 것에서 약간 추가하는 정도밖에 존재하지 않고 이건 터무니없이 부족합니다. 제가 토양이 아니라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저는 인성교육이란 말을 잘 쓰지는 않습니다. 너무나 선입관이 박혀져 있거든요. 인성하면은 효, 충, 예의 갖추고, 성실하고, 뭐 그런 선입견으로 꽉 차 있기 때문에, 저는 조금 더 생소하지만 좀 더 새로운 단어를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사회 정서적 역량’이라고 말합니다. 즉 사회 정서적 역량을 갖추는 교육 그리고 그것을 가르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꼭 고절을 읽어야만 되는 것은 아니고요, 하버드 대학이 좋은 에가 될 것입니다.

  하바드 대학의 입학 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은 ‘우리가 원하는 인재’ 하면서 지금까지 말씀드린 세 가지를 명시해 놓았어요. 그러니까는 실제로 세계 최고 인재 양성소에서는 지금 내가 말한 이 세 가지를 교육의 목표로 이미 명시를 해놓은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국영수사과 그런 과목을 공부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에요. 그것은 그 주제(contents) 자체가 목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들을 통해서 이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수학을 가르칠 때도 사회 정서적 역량을 갖추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수학과 같은 교과 그리고 교과의 내용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그것은 인재가 갖춰야 할 이 역량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재료 아니면 방법에 불과합니다. 미적분 자체가 목표가 될 수 없잖아요? 그것이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공부하면서 서로 학생들끼리 협업도 하고 그래서 결국 나타나는 결과물은 이런 역량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우리 초중고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주제는 입시이고, 시험 다음 날 전혀 필요 없는 것들이 90퍼센트 이상이잖아요. 생각해보면 얼마나 시간 낭비고 인생 낭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까? 그 체제 자체가 바뀌지 않고는 혁신이 나올 수가 없는 거예요.


마치 발사체를 조금 손 보는 것만으로 인공위성이 제 궤도에 올라갈 수 없는 것처럼, 지금 우리가 하는 것처럼 계속 혁신 혁신하면서 이상한 데다가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습니다. 방향을 바꿔야 돼요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또 한번 밀려오네요.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바꾸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제가 교육을 화두로 얘기를 할 때 인공위성(satellite)을 비유로 자주 듭니다. 인공위성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맞아야 떨어져야 되거든요. 먼저 인공위성이 있어야 되고, 발사하기 위한 발사체가 있어야 되고, 그리고 에너지 소스 즉 연료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이 하나가 더 필요해요. 그것은 목표 즉 인공위성이 날아가서 돌아야 하는 궤도입니다.

  우리 교육 시스템도 비슷합니다. 모든 곳에 학교가 다 있고, 최고의 우수한 교사들도 있고, 모든 교실에 ict가 다 들어가 있고, 그런 면에서 인프라는 굉장히 잘 갖춰져 있습니다. 교육열도 엄청나게 높잖아요. 여기서 교육열이라는 것은 부모뿐만 아니라 나라가 교육 투자에 우선순위를 준다는 뜻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문제는 방향이 잘못되어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으로 먼저 가봤자 엉뚱한 곳으로 간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방향이 근시적이고, 일회 소비성이고 그리고 3년, 4년, 5년 후에는 아무 쓸데없는 그 곳에다가 에너지를 모두 쓰고있으니 인생 낭비가 되고 국가 낭비가 되는 거잖아요! 마치 발사체를 조금 손 보는 것만으로 인공위성이 제 궤도에 올라갈 수 없는 것처럼, 지금 우리가 하는 것처럼 계속 혁신 혁신하면서 이상한 데다가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습니다. 방향을 바꿔야 돼요.


  교육의 방향에는 공감이 됩니다. 그런데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도달하는 목표요? 지금 이때까지 말씀드린 것처럼 국영수사과는 수단이지 아웃컴 즉 목표는 아니에요. 앞에서 논의한 것을 다시 정리한다면 ‘그것에는 인성도 포함돼 있고, 창의력도 포함돼 있고, 판단력도 포함돼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인성, 창의력, 판단력...

  그것이 아웃컴(Outcome)이죠. 그런데 그것을 시험 칠 수가 없으니까, 우리가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딱 못 박아놓고 눈 감아버리는 것이죠.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에요. 이 학생 인재다 저 학생은 아니다. 우리가 보면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도 뭐 몇십 점짜리 인재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어요. 그냥 보면 아는 것이죠. 무슨 말이냐면 우리가 지금 너무나 객관성이라는 착각 그러니까 있지도 않은 것에 목을 매고 있어요. 조금 생각을 달리해서 학교에 상당 부분 자율성을 줘서, 각 학교에서 아웃컴을 나름대로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은 모든 학교가 다 똑같은 기준과 똑같은 과정과 똑같은 절차를 거치게 하잖아요? 그게 공정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나온 결과가 지금 별로 좋지가 않다면 그게 무슨 가치가 있습니까? 그래서 모든 학교에다가 훨씬 더 많은 자율권을 줘서 그 학교가 자기네가 이런 이러한 인재를 이런 식으로 교육하겠다고 표방을 하고 그리고 몇몇 학교는 정말로 그런 인재들을 배출하고, 그러면 더 더 많은 학교들이 그쪽으로 모방하거나 벤치마킹 할 거고 그렇잖아요? 이게 바람직한 시스템이라고 봅니다. 성숙한 교육 시스템은 그렇게 운영이 되거든요.

  물론 우리나라는 현대 교육을 실시한 지 얼마 안 되었고, 또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것을 이루어내었다는 점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소위 산업화 방식으로 우리가 많은 것을 이루고 지금까지 운영해 왔어요. 이때까지는 그 방법이 가장 적합한 방법이었고 그 결과 오늘날까지 온 거예요. 그러나 이 시점에서는 더 이상 이 옷이 맞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조금 풀어서 말씀드리면 50년대부터 시작을 해서 조금 더 이전부터로 볼 수도 있겠지만 대략 한국 전쟁 끝난 이후로 현대 교육 시점을 잡으면, 엄청나게 많은 학교가 지어지면서 빠른 속도록 교육을 발전시켜왔어요. 이제는 모든 국민이 고등학교 수업까지는 다 받잖아요.  이제는 거의 대학교까지도 갈 정도로 성장을 했단 말이죠. 그러니까 여기까지 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아주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가장 맞는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다르다. 지금은 가장 똑똑한 관리들이 세상을 보고 이렇게 하는 게 좋다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학교에서 이젠 다 세상을 볼 수가 있고, 자기 나름대로 또 다 우수한 교육을 받은 나름대로의 안목도 있고 능력도 갖춰졌으니까, 이제는 자유를 더 많이 줘도 되고 그래야만 발전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못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그래서 저는 정책적으로 봤을 때 거꾸로캠퍼스와 같은 실험학교들, 특별한 학교들이 더 번창 하기를 바래요. 왜냐하면 그들은 일반 학교 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거든요. 그래서 더 많은 실험을 할 수가 있는 거죠. 물론 일부 학교의 실험은 아마 실패할 겁니다. 그렇지만 일부는 성공을 할 거예요. 이렇게 성공과 실패가 또 다른 모델이 되고 일반 학교에 보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거꾸로캠퍼스와 같은 실험학교들, 특별한 학교들이 더 번창 하기를 바래요. 왜냐하면 그들은 일반 학교 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거든요. 그래서 더 많은 실험을 할 수가 있는 거죠. 물론 일부 학교의 실험은 아마 실패할 겁니다. 그렇지만 일부는 성공을 할 거예요. 이렇게 성공과 실패가 또 다른 모델이 되고 일반 학교에 보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정말 두고두고 생각할 수 있는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요,  시대의 어른으로서 거시적으로 봤을 때 교육계에 주는 조언은 무엇인가요?

  ‘교육의 독점 체제를 없애라’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 한국은 교육 독점 체제예요.  학위도 대학이 독점하고 있고, 초중고도 정부 일반 학교가 거의 독점 하고 있거든요. 이제 독점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어요. 기업들도 다 독점 못하게 하는데 교육만큼 지금 독점 체제로 가고 있거든요. 그게 병목 현상을 이루어내고 있어요. 입시, 입시 아무리 말해 봤자 안 되는 것도 독점체제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이런 독점 체제에서는 혁신이 일어날 수 없어요. 혁신이 일어날 수가 없고, 그러니까 창조가 없고, 그러니까 성장이 없는 거예요. 그냥 독점만이라도 없으면 나는 더 행복한 교육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교육을 비판할 때 교육의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정작 올바른 방향에 대한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는 이는 드물다. 조벽교수님과의 대화는 교육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그려보는 시간이었다. 그는 교육의 방향으로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제시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자신의 미래를 창조해 나갈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미래 자체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정의하였다. 그리고 창의적인 인재는 옳은 것들을 스스로 판단해서 그것들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므로 판단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창의력과 판단력은 사회정서적 역량과 함께 작동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자기조율, 관계조율, 공익조율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조벽교수님의 바람처럼 거꾸로캠퍼스와 같은 실험학교들이 성공과 실패의 경험으로 우리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기를 응원하며 부암동 아름다운 HD행복연구소에서의 발걸음을 돌렸다.


조벽교수님은...

위스콘신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후,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미시건공과대학(Michigan Tech)에서 20년간 교수와 옴부즈맨으로 재직하며 혁신센터와 학습센터, 학생성공센터 소장을 역임하였다.

국내에서는 위기 청소년 상담을 위해 설립된 교육부의 거점 위(Wee)센터 센터장 등으로 활동하며 전국의 상담교사와 대안교실 담당자 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석좌교수, 고려대학교 석좌교수를 역임하며, 현재 HD행복연구소 공동소장으로 사회 곳곳에 희망의 교육 리더십을 전파하고 있다.

EBS 다큐프라임 <최고의 교수> <학교란 무엇인가>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를 비롯하여 KBS <위기의 아이들> SBS <연예하는 아이, 불편한 부모> 등 다수의 다큐멘터리에 참여하였으며, 베트남 교육방송인 VTV7의 <감정코칭>제작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였다.

주요 저서로 "인성이 실력이다" "조벽 교수의 인재 혁명" "조벽 교수의 명강의 노하우&노와이" "나는 대학민국의 교사다"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언택트 시대, 스타일은 바꾸고 스케일을 키워라"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다수의 서적과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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