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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교육 리더 인터뷰핵심 역량 육성을 위한 경험의 디자인을 말하다

Gschool
2022-05-10
조회수 2218

역량중심 교육이란 말은 2022 개정교육과정 총론의 중심이 될 정도로 우리 교육에 대해 어느정도의 컨센서스가 이루어진 말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핵심 역량을 키우기 위해 어떤 교육을 해야할 지 그 방법에 대한 합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듀이가 주창한 경험중심 교육과정의 관점에서 핵심 역량 성장을 위해 어떤 경험을 설계해야 할 지에 대한 (주)루트파이스쿨 대표 정종욱박사의 지혜를 들었다. 이러닝전문가로서 또 경영컨설턴트로서 그리고 오랜 시간 메이커스 교육을 하면서 만들어진 미래 교육에 대한 그의 비전이 역량 중심 교육을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인사이트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는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사회의 주역이 되었을 때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 것에 교육의 목적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지금 드리는 질문은 인터뷰 첫 머리에 거의 공통으로 드리고 있는 질문이기도 한데요,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10년, 15년 후 우리나라 또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기울이는 문제이지만 참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죠! 하지만 나름대로 그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그 다음 단계로 나갈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변화의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변화의 폭도 넓어지고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 제일 크고, 앞으로 변화는 더 가속되고 아마 다시 느려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졌다’라고 하는 것은 기존에 우리가 배워왔던 속도도 같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또 굉장히 빠른 변화 속에서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잡으려고 노력하는 그 중심의 방향인데 저는 그 방향은 철저하게 인간 중심으로 향해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한 10년, 15년 동안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그 기술의 다양성 속에서 인간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또 어떤 것이 더 중요한 가치인지에 대한 고민들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그 가속도도 더 커지겠지만,  기술의 발전의 중심에 인간이 있어야한다’라는 말씀으로 이해했는데요, 그 ‘인간 중심’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리고 계시는지 설명해주겠어요?

  ‘인간 중심’이라는 것은 인간의 관점에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20세기까지는 인간보다는 생산성이나 어떻게 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을 지에 더 집중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21세기 앞으로의 미래는 인간 중심으로 즉 인간의 관점에서 생각을 할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질적인 영향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온 것이지요.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도 단순하게 기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게 된다면 어떤 변화가 올 것인가’ 하는 질문을 중심에 두고 세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인간에 미치는 영향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다’ 하는 것이 인간 중심의 Key(열쇠)인 것 같아요.


어떤 상황이든 주어진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가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고, 순간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적응력이 제일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마주 하고 있는 변화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고민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씀을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그런 변화 속에서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는 우리 학생들은 지금 어떤 것을 준비하고 공부해야 할까요?

  30~40년 전에 학창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했던 시절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안정적인 시대였습니다. 물론 정치적으로는 급변했다고 얘기하지만 사회 문화적으로는 상대적으로 큰 변화가 없던 시기였어요. 반면 지금 청소년들이 만나야 될 미래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엄청나게 빠르게 변할 것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의 필요한 능력은 한 분야의 전문성이 아닙니다. 그 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한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예측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예측할 수 있는 문제를 준비하는 지식을 갖추면 되지만, 사회가 빠르게 변해서 문제 자체를 예측할 수 없게 되면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게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다재다능함을 갖출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경험에서 오는 다재다능함이 첫 번째라며, 두 번째는 적응력을 키워나가는 것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하고 좋아하지 않는 건 안 하려고 해서는 세상의 변화를 막아낼 수가 없어요. 그래서 어떠한 상황이든 자기 앞에 주어진 것을 해결해 낼 수 있는 원동력, 다양함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고, 또 하나는 순간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적응력, 이 두 가지가 제일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함을 가질 수 있는 능력과 적응력 이런 키워드를 주셨는데요, 자연스럽게 말씀하신 다양함이나 적응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아이들한테 어떤 경험을 해야 될지 또 어떤 교육을 해야 될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는 것 같거든요.

  저 역시도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그것이 제일 큰 고민입니다. 어른 세대가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이 한 가지 있는 것 같아요. 카네기멜론 대학의 Anderson은 지식의 차원을 선언적 지식과 절차적 지식으로 나누었는데요, 선언적 지식이 ‘~을 안다. 이해한다'와 같이 암기를 통해서 학습할 수 있는 것이라면, 절차적 지식은 ‘~을 할 수 있다'로 표현되는 지식을 말합니다. 자전거를 탈 수 있다거나 피아노를 칠 수 있다 이런 것이 절차적 지식이지요. 문제는 지금의 성인 세대들이 선언적 지식에만 너무 매몰돼 있던 사람들이라는 거에요. 계속 외우고 시험 보고 하는 것으로만 지식을 쌓다 보니까 절차적 지식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알고 있으면 됐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변화가 빠르고 다양해지면 절차적 지식이 없으면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어요. 예를 들어 집에 화재가 났을 때 그 ‘화재를 꺼야 된다’는 것,  ‘소방서에 연락해야 된다는 것'은 알고 있는 지식 즉 선언적 지식이지만 기름에 불이 붙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어떤 재료로 소화를 할 수 있느냐는 절차적 지식이거든요. 그 과정을 경험해야지만 알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저는 이 절차적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이 늘어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어른 세대들이  자신의 관성을 깨야 해요. 암기와 학습 뿐만 아니라 직접 무엇인가에 도전하고 또 실패도 해 보는 경험, 그런 기회를 아이들한테 많이 주어야 이 아이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키워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절차적 지식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절차적 지식을 익히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교육 과정에 담아야 할까요? 다시 말해 아이들에게 어떤 경험의 기회을 주어야 할까요?

  상상할 수 있는 절차를 가진 문제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예상외로 쉽게 적응하거나 쉽게 풀어낼 수 있어요.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낯선 문제를 만났을 때 그때 절차적 지식이 확산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한테 충분히 예측 가능하거나 충분히 주변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보다는 어느 누구도 시도해 보지 않았거나 아니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들을 아이들이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못 찾는다고 하더라도 그 속에서 엄청나게 많은 과정이 진행되고 그 과정 속에서 다양한 지식들이 들어오고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능하면 아이들한테 답을 예측할 수 없는 문제들을 많이 던져주는 것들이 더 좋고 그것이 절차적 지식을 위한 교육과정의 내용이 되겠지요. 그런데 많은 청소년들이 문제를 선정을 할 때 자신이 어느 정도 답이 무엇이라고 알고 있는 것을 선정하는 경향이 굉장히 많아요. 왜냐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갖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가치 있는 실패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늘려주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실패를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이제 깨야 되는 또 하나의 틀이기도 할 것 같아요.


  말씀 중에 두개의 키워드가 좀 깊이 느껴졌습니다. 하나는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어려운 문제’, 또 하나는 ‘실패’ 인데요, 하나씩 조금 더 깊에 풀어나가고 싶어지네요. 먼저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어려운 문제를 통해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예를 들어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해주시겠어요?

  ‘어렵다’라고 하는 거는 지식의 수준으로서의 어려움보다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하나하나의 지식적인 난이도보다는 낯설음 또는 쉽게 답을 찾지 못하는 문제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우리가 이사를 할 때 가구를 많이 가지고 이사하잖아요. 이때 가구를 자동차 안에 넣어야 한다는 문제를 생각해 볼까요? 그러면 두 가지 일이 벌어집니다. 하나는 가구를 해체하는 일이 벌어지고 즉 뭔가 개념을 해체하고 또 하나는 자동차에 가구가 들어갔을 때 자동차라는 공간을 재정의하는 과정이 들어가게 됩니다. 저는 이런 문제들이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한 번도 보지 않았고 누군가가 하지 않았던 일인데 내가 그 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 과정이 어떻게 보면 창의적 사고를 훈련하는 데는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앞의 문제를 다시 예로 들께요. 만약 가구라는 것을 침대라고 한다면 이제 아이들에게 자동차는 캠핑카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자동차 안에 새로운 형태의  공간이 생길 수가 있어요.


  굉장히 좋은 인사이트를 주시는 말씀이네요. 흔히 어려운 문제라면 답은 있는데 내가 답을 모르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내가 머리가 나쁘거나 역량이 떨어져서 그런 거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자연스럽게 아까 말씀하신 실패에 대한 것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보죠. 실패해보지 않았는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큰 아이들을 많이 보게 되거든요. 실패를 무릅쓰고 기꺼이 도전하는 것들을 어떻게 경험시킬 수 있을까 또 그런 것들을 어떻게 교육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아이들한테 ‘실패가 뭐냐’고 물어보면 거의 똑같이 얘기해요. ‘정답을 맞추지 못한 거’가 실패라고 생각을 해요. 성공과 실패는 평가 기준이 존재할 때 나눠질 수 있는 문제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실패라고 하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답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실패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얘기하면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패’라는 용어를 쓰고는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곳까지 가지 못한 것을 ‘실패’라고 정의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만큼 가지 못해도 어느 만큼 갔느냐에 따라서 가는 과정에서 배우는 게 있다고 한다면 그 배움은 엄청나게 큰 것입니다.  저는 우연한 성공이 가장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공은 했지만 이게 왜 성공했는지를 모르는 거는 다시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과 똑같아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해보면 ‘정답을 맞추지 못하는 게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 것,  실패를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인식을 전환해 주는 것, 이 두 가지만으로라도 교육에 담으면 실패를 좀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패의 과정에서 많은 배움이 있고 그것을 알아차리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닿는데요, 이것을 메타인지와 연결해서 이해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메타인지라는 것 자체는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한 것을 인식할 수 있어야 되는 것인데 그러려면 일단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지식이 있어야  그것을 판단할 수 있어요. 때문에 메타인지로 설명할 수는 있겠지만 이 설명을 누구에게 하는가 하는 대상이 문제이겠지요. 우리 청소년들은 아직 축적되어 있는 지식이 없거나 그 지식이 경험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없을 수 있기 때문에 메타인지라는 것을 머릿속으로는 이해를 해도 자기 마음으로 이해를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무엇이 필요하겠다고 느끼거나 또는 내가 전에 배웠던 것이 이런 데 활용될 수 있겠다고 느끼는 간단한 생각들이 시간이 지나면 메타인지 능력과 연결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메이커와 관련된 이런 활동이나 교육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는 실제적인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주제 중에 하나는 ‘알고 있는 아이가 나으냐’ 아니면 ‘할 수 있는 아이가 나으냐' 하는 것입니다.


  말씀하신 다양함, 변화에 대한 적응력, 또 실패에서 배우는 성장, 메타인지를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대표님께서 하고 계시는 메이커스 교육이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메이커스 교육의 의미와 가치를 어디에 두고 계신가요?

  저는 이론적으로 아이들이 화학식을 외우거나 철이나 스테인리스의 차이를 알게 하는 것으로는 상상의 폭을 넓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철을 만지면서 촉감을 느껴보거나 잘 구부려지지 않는 철을 구부리려고 시도해 보는 경험을 해봐야지  그것들이 진짜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나 재료가 되는 것이지요. 이론적으로 하는 것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나무, 목재라고 하는 것도 나무의 종류마다 단단한 것이 다 다르잖아요. 그래서 메이커와 관련된 이런 활동이나 교육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는 실제적인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가장 중요한 주제 중에 하나는 ‘알고 있는 아이가 나으냐’ 아니면 ‘할 수 있는 아이가 나으냐' 하는 것입니다. 알고 있는 아이가 즉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좋은 시대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할 수 없다면 알고 있는 것이 의미가 없어요. 지금처럼 지식이 빨리 변하는 시대에는 알고 있다라고 하는 것 자체가 정의가 안 되니까, 지금은 할 수 있는 아이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할 수 있으려면 머리보다 손이 바빠야 됩니다. 손이 바쁘면 머리도 같이 돌아갈 수밖에 없어서 아이들이 훨씬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학교에서 이런 교육이 많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이런 교육은 소외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교육을 균형 있게 누군가는 제공하고 있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저희가 메이커스 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죠.


  할 수 있는 아이들! 말씀하신 ‘할 수 있는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일까요?

  ‘할 수 있는 아이’라고 할 때 무엇을 할 수 있느냐 하면 상상을 실현할 수 있는 아이라고 저는 정의합니다. 그 구현이라는 과정은 얼마나 복잡하냐면 현실이 불가능한 상상을 할 수도 있잖아요. 또는 상상은 현실적으로 가능했는데 이 아이가 기술이 모자라서 못 만들어낼 수도 있잖아요. 할 수 있는 아이는 이 두 가지를 다 하는 것이죠. 현실적인 상상을 하는 것이고 자기가 상상한 것은 반드시 현실화시킬 수 있는 것! 그래서 저는 미래는 할 수 있는 아이가 가장 필요한 시대이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아이에게 주는 선물이 하나 있어요. 바로 자신감이에요. 무엇인가 하나에서 성공하면 다음 도전을 할 수 있는 시작이 됩니다. 자기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면 그 한 번의 과정만으로 봐도 자신감이 생기고 그를 바탕으로 계속 도전을 할 수 있 무한 루크를 돌릴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할 수 있는 아이를 좋아하고, 또 많은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아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말씀을 지금 듣고 보니까 앞에서 말씀하셨던 실패하고도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자기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것들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실패해 보는 것이고, 그런 실패의 경험들이 축적되는 과정에서 현실화할 수 있는 상상은 어떤 것이지, 그리고 상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알게 될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말씀을 통해서 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경험을 쌓기 위해 아이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천재라는 개념이 있지요? 그런데 이 천재라는 개념이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바뀌었어요. 르네상스 전에는 신이 태어나면서부터 부여한 하나의 능력으로 봤지만, 르네상스를 지나면서 인간 중심이 되면서 천재라고 하는 것은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질 수 있다라고 생각이 바뀌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르네상스 이전의 천재의 개념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돌 중에서는 ‘저는 미술에 재능이 없어요'라는 아이들이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은 스스로 선입견을 가지고 미술에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이 친구는 무엇인가를 경험할 때 미술과 관련된 경험을 의도적으로 제외를 시키게 되지요. 비슷하게 ‘악기를 다룰 줄 몰라요’ 하면 또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 그 멜로디를 다 버리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경험은 반드시 디자인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디자인되어야 되는 방향성은 다양성과 균형에 있습니다. 다시말해 스스로 노력해서라도 다양한 경험을 무조건 만들어가야 하고, 한 경험이 너무 집중적으로 많이 하다 보면 그것 자체가 부분을 왜곡시킬 수 있으니까 균형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경험을 하되 그 경험을 의도적으로 내가 하지 못하는 경험이라고 생각이 들어도 도전해 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경험의 디자인! 편중되지 않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네요.

  그럼요. 왜냐하면 교육은 정해져 있어요. 선이라고 하는 것으로요. 우리가 나쁜 것을 가르치는 것을 교육이라고 부르지는 않아요. 그런데 경험은 가치중립적입니다. 제가 제일 안타까운 것은 경험을 교육적으로 디자인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 가서 매일 자는 아이가 학교에 가는 경험이 과연 좋은 경험일까요? 잘못된 경험이잖아요. 그래서 경험은 정말로 디자인하지 않으면 시간 낭비일 가능성이 높아지죠. 그래서 철저하게 개인의 관점에서 무엇을 할지, 어떤 다양성을 확보할 것인지 의도적인 경험의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매일 게임만 하는 게 아니라 음악회도 가보고, 또 내가 오페라를 좋아하지 않아도 오페라라도 가보고,  어떻게 오케스트라들이 구성되는지 경험해보고 이런 의도적인 경험의 디자인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학생들한테 디자인해 줘야 되는 것 또 학생 스스로 디자인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정의하고 그것을 공부하는 것


  의도적으로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은 참 공감이 됩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디자인해 주면 좋을 것 같은 경험들을 예로 들어주시겠어요.

  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싶다는 아이가 있었어요. 제가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봤더니 인공지능을 가르치는 학원을 등록하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반대를 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인공지능으로 뭔가 하고 싶은 것이라면, 그렇게 하기 위해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를 먼저 보고, 학원같은데 가서 그 결과를 배우는 게 아니라 그것을 할 수 있는 역량을 배워야 되는 거잖아요! 만약 정말로 인공지능을 하고 싶다면 수학이나 데이터 사이언스,  그 다음에 파이썬 같은 프로그래밍 능력을 배워야 하는 거예요. 그게 사실은 경험의 디자인인 거죠. 그런데 자칫 잘못해서 결과로 바로 달려가 버리면 백그라운드 지식이 없다보니까 결과가 너무 어렵거나 기대와 달라지게 됩니다. 사실 우리가 학생들한테 디자인해 줘야 되는 것 또 학생 스스로 디자인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정의하고 그것을 공부하는 것인데 자꾸 결과로 바로 가려고 하다 보니까 갭이 좀 생기는 것 같아요.


  말씀처럼 학생 스스로 자기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같은데 이에 대한 조언이 있을까요?

  제가 만나는 아이들과 이야기하거나 약속하는 게 하나 있어요. 한 달에 한 가지는 자기 인생에서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을 해보라는 것입니다. 아이가 자기 생각에 한 번도 안 해보았던 것을 의도적으로 해보는 것이지요.  지난주에 어떤 아이가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아빠한테 졸라서 말을 한 번 타보러 갔대요. 승마장에 갔겠죠. 그런데 자기는 말이 그렇게 자기를 알고 있는 것처럼 쳐다보는 걸 처음 봤다는 거예요.

  이 이야기에서 말을 타본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말을 탄 경험 자체가 아니라 그런 상황에 노출되고, 그 상황에서 자기가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들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우리 학생들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자신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을 경험하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해 보자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러면 1년이면 12개의 새로운 경험을 갖게 되는 거고, 2~3년만 이렇게 해도 그 경험의 다양성이라는 것이 커지게 되는 것이죠.


  마지막 질문은 제가 인터뷰마다 거의 공통으로 드리는 것입니다. 어른으로서 교육을 큰 틀에서 보면서 해 주실 조언은 무엇인가요? 교육 전반에 대한 조언이라고 이름 붙여도 좋습니다.

  배움의 길을 정의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이제 평생 학습의 시대이잖아요.  개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한다면 배워가는 순서나 시기, 그리고 과정이 다 다를 수 있어야 해요. 그러면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라’가 아니라 ‘이런 것들은 해보자’라는 관점이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꾸 과정을 만들고, 또 순서를 만들어서 마치 그것에서 벗어나면 길이 아니라고 인식되게 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정말 교육이라는 분야에서는 어떠한 새로운 기회를 언제나 누구든지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요즘 제일 많이 느끼는 것입니다. 저희는 그렇게 못 컸잖아요.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다음 세대한테 줘야 될 선물이 인식의 전환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정해진 길을 갔는데 아이들은 저희와 다른 삶을 살아야 하니까, 아이들한테는 ‘어떤 길이라도 스스로 개척해서 갈 수 있다’ 그리고 ‘그것 자체가 틀린 게 아니다’라고 하면서 동기를 줘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제일 많이 합니다.


(주)루트파이스클 정종욱 대표님은...

경영학박사이나 이너닝전문가, 경영컨설턴트, 데이터사이언티스트, UX디자이너, 애플개발자, 메이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고려사이버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융합정보대학원장 겸 기획예산처장(2015년)로서 사이버교육을 디자인 했으며,
교육부 2030 미래온라인대학 발전기획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미래교육을 위한 교육정책 수립에 기여하였습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및 국가소프트웨어센터 자문위원 및 평가위원,
컨텐츠진흥원 자문위원 및 평가위원(2012~2018년) 등으로 활동하며
컨텐츠산업 발전에 이바지하였습니다.

현재 (주)루트파이스쿨(전 브레이너리메이커스)대표로서 메이커교육을 선도하고 있으며,
메이커교육 및 미래교육에 대한 다양한 강연활동과 경희사이버대학교 등 대학 자문활동을 활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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