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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교육 리더 인터뷰루트임팩트 허재형 대표에게 체인지메이커스의 키워드를 듣다

Gschool
2022-05-25
조회수 2024

MZ세대는 요즘 청년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은 사회의 한 축으로 성장하였지만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며 사회 변화의 중심에 있다. 그런 변화를 꿈꾸는 청년들, 체인지메이커를 위한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루트임팩트 허재형 대표를 만났다. 체인지메이커스로 성장하기 위한 핵심 역량의 힌트를 얻기 위해서이다. 


<사진출처: 루트임팩트 홈페이지>


💬 ‘루트임팩트’를 소개해주시겠어요.

  루트임팩트는 선한 의도를 가진 누구나 임팩트 잠재력을 최대로 실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이를 위해서 현재는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사업을 진행 중에 있어요. 먼저 성수동에 있는 헤이그라운드를 중심으로 어떤 특정한 사회 문제나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서 힘쓰고 있는 회사나 단체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죠. 다른 한편으로  앞으로 본인의 커리어를 통해서 좀 더 의미 있는 일, 즉 사회와 환경의 이로운 일을 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조금 더 다양한 기회와 경험을 하면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임팩트캠퍼스(Impact Campus)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 루트임팩트의 사업을  두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해주셨는데요, 대표적인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2015년부터 하고 있는 ‘임팩트 베이스캠프’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햇수로 이제 만 7년이 다 되었네요. 임팩트 베이스캠프는 문제 해결 능력, 커뮤니케이션 스킬, 팀워크를  목표 지향으로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기본적으로 대학생들 또는 일부 사회 초년생 분들이 팀을 이루어서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2015년 시즌 1을 시작하여 최근 시즌 3을 마쳤습니다. 매 시즌마다 프로젝트의 종류는 조금씩 달랐는데, 예를 들면 이런 프로젝트들이 있었어요. 저희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해 있는 어떤 소셜 벤처가 현재 고민하고 있는 어떤 비즈니스 문제를 미션으로 내어놓으면 그것을 임팩트 베이스캠프 참가자들이 세 팀 또는 네 팀으로 팀을 이루어  여러 프로젝트를 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참가자들이 해결해 보고 싶은 어떤 구체적인 사회 문제나 환경 문제를 정의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본인들만의 솔루션의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형태입니다. 정리하면 소셜 임팩트를 지향하는 조직이 제시한 어떤 문제 또는 본인들이 스스로 기여하고자 사회 환경 문제를 정리해서 푸는 프로젝트였어요. 이 과정에서 루트임팩트의 역할은 그런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그 다음에 저희 교육 파트너들과 함께 멘토 또는 코치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참여자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것인지, 디자인씽킹 접근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전략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강의와 멘토링과 코칭을 함께 해 주시는 파트너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문제 해결에서 디지털 스킬이나 디지털 역량이 점점 더  많이 요구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그런 데이터 분석에서 시작해서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이는 것들도 제공됩니다. 정리하면 저희의 취지는 문제는 참여자들이 직접 풀어가되 그 문제 해결의 도구가 될 만한 어떤 사고 접근법이라든지, 어떤 리터러시라든지, 이런 것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그런 여건을 스스로 어느 정도 만들어놓았는지, 여기에 몰입할 수 있는지, 그런 부분들이 아무래도 중요하죠.


💬 말씀을 통해 ‘청년’이라는 키워드가 제게는 강하게 전달되었습니다. 주로 어떤 청년들이 루트임팩트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나요? 또 참가하는 청년들은 갖춰야 할 것이 있나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루트임팩트는 선한 의도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돕는 단체입니다. 임팩트 베이스캠프를 포함하여 저희의 임팩트 캠퍼스의 여러 프로그램들이나 이런 기회들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을 우리는 ‘임팩트를 추구하는 인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와 환경을 이롭게 하기 위해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는 관심과 의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 저희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에 이러한 지향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을 찾으려고 하고 있어요. 고무적인 점은 제가 학교를 다닐 때와 비교해 요즘은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청년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본인의 커리어 선택에 있어서 여러 가지 기준이 있지만 어떤 의미 있는 선택을 하고자 하는 청년이나 청소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실제로 저희도 프로그램을 기수제로 운영을 하는데 기수가 거듭될 수록 지원자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 선발하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 이런 마음이 들 정도로 점점 더 좋은 임팩트를 추구하는 청년들이 많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우리의 프로그램이 교육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본인이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그런 여건을 스스로 어느 정도 만들어놓았는지, 여기에 몰입할 수 있는지, 그런 부분들이 아무래도 중요하죠. 배움이라는 것이 다 그렇지만 특히 저희가 취하고 있는 방식은 참여자 본인이 얼마나 성실하게 몰입했느냐에 따라 성장의 폭과 깊이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동기나 마음가짐, 그리고 학습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려고 하시는 분들이 저희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 선한 의도 그리고 동기가 중요하군요. 하지만 내가 선한 의도를 갖고 있다고 이루고 싶은 것들을 다 쉽게 이룰 수는 없잖아요.  루트임팩트에서 만나고 있는 청년들 또한 자신의 선한 동기를 이뤄 나가는데 여러 어려움을 만날 것 같습니다.

  일단 우리가 커리어라고 하면 아무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하는 형태에서 본인이 원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 될 텐데요. 아시는 바와 같이  요즘 청년들에게는 지금 일자리 기회 자체가 많이 주어지고 있지는 못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절대적인 고용 환경에서 오는 어려움을 지금 시대 청년들은 대체로 모두 겪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전반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본인의 임팩트를 본인의 커리어나 일 다시 말해 직업으로서 추구하고 싶은데 사실 어디서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지 조금 막연한 부분들이 있거든요. 왜냐하면 아무리 본인이 의미를 추구한다 하더라도 커리어라는 것은 생계 유지의 수단이기도 하고, 본인의 직무 역량을 포함하여 직업인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첫 번째 직장에서는 그런 의미가 더 크잖아요. 그래서 그런 종합적인 어떤 기준을 가지고 커리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 현실적으로는 '이런 임팩트를 직접적으로 추구하는 조직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과연 얼마나 청년들을 위해서 제공을 해주고 있는가'라고 하면 좀 부족한 부분들이 있죠. 그러다 보니까 본인이 마음이 있더라도 선뜻 선택하는 데에 망설여지거나 포기하는 경우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요인들보다는 조금 더 구조적인 장애물을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공통점을 꼽는다면 어려서부터 본인의 인생에 조금 더 자기주도적인 사람들


💬 구조적인 걸림돌이나 장애물들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트임팩트에서 만나는 많은 청년들이 그런 장애물을 뛰어넘어서 또 나름의 길을 갈 것으로 믿습니다. 그렇게 잘 성장하고 있는 청년들에게서 발견하신 공통점이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강점이 있나요?

  조금 어려운 질문인데요. 정말 개개인이 가진 강점이 다르고 또 너무 다른 스토리이기 때문이죠. 어렵긴 하지만 공통점을 말씀드리자면 자기주도적이라고 해야 될까요. 자기주도적이라는 게 자신한테 주어진 과업에 대한 자기주도성도 있지만 조금 더 넓게 해석해 보면 자기 인생에 대한 주도권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고 청소년기와 대학생 때까지도 그리고 직업 선택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까지 어느 정도는 부모님 또는 선생님 뿐만 아니라 주위의 친구들까지,  소위 주위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사람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온전히 자유로운 것은 쉽지 않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자기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 그래서 조금 더 자기 결정을 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커리어에 있어서도 조금 더 본인의 가치나 의미랑 잘 연결되는 선택을 하는 것을 봅니다. 그런 길을 가기 위해서 도전하는 것 같고, 물론 도전에는 실패가 늘 수반되지만, 결국은 본인에게 좀 더 잘 어울리는, 그 사람의 색깔에 잘 어울리는 커리어의 길에 들어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굳이 공통점을 꼽는다면 어려서부터 본인의 인생에 조금 더 자기주도적인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 앞에서  말씀하셨던 임팩트 베이스캠프 교육 파트너들이 어떻게 코칭 또는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겠어요.

  저희가 0기라고 부르는 파일럿 때부터 최근 14기까지 디자인씽킹 파트너의 경우에는 참여자들이 A에서 Z까지 따라가며 경험할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합니다. 마치 여행 가이드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디자인씽킹에서 말하는 방법론들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논리적 사고와 관련된 것을 말씀드릴게요. 소위 논리적 사고와 관련된 책들이 참 많아요. 논리적 사고를 직무 중심에 두고 있는 경영 컨설턴트 또는 전략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있는데, 이런 경험이 있는 분들께서 교육 파트너로서 도와주고 계십니다. 논리적으로 사고하기 위한 일종의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사회의 실제 문제에 기반한 예제를 다루는 워크숍을 통해 비슷한 경험을 하게 합니다. 그리고 본인 프로젝트의 문제를 정의하고 문제의 원인을 도출하고 해결 방안까지  나아가는 과정에서, 이전보다는 조금 더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의 관점에서 본인들이 풀고 있는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코칭을 하고 있어요. 

  데이터 분석의 경우는 프로젝트에 따라서 성질이나 활용의 방향은 좀 다르지만 예를 들면 디지털 마케팅을 해야 하는 경우 우리가 만든 어떤 프로젝트 결과물이나 프로토타입을 마케팅 차원에서  좀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아니면 프로젝트를 제시해 주는 어떤 기업 파트너에서 약간 가공된 데이터 세트를 제시를 해주면 그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거기서 얻는 인사이트가 무엇인지,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 데이터 분석 관련된 세션들도 강의와 실습 중심의 교육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 오랜 시간 청년들의 프로젝트 모습을 보면 또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예전에는 어땠는데 지금 점점 어떻게 되더라’ 하는추세적인 흐름도 느끼실 것 같은데요

  가끔 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피드백을 드릴 때도 있는데요, 일단 ‘굉장히 잘 하신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런 신선한 생각도 할 수 있구나’ 대체로 이렇게 감탄하면서 보는 경우가 더 많아요.  다만  ‘문제를 조금 더 깊이 파고드는 부분은 앞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되는 부분이겠다’라는 생각도 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드리면 문제를 어느 정도 깊이에서 원인을 진단했느냐에 따라 그것을 풀고자 하는 어떤 해결 방안 즉 솔루션도 딱 그 정도 깊이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진짜 뭐랄까 현실에서 작동되는 차별적인 해결 방안들은 보통은 더 깊은 단위의 문제 진단에서 비롯된 해결책일 경우 훨씬 더 구체적이고 더 뾰족해서, 그게 기업으로 치면 고객, 또 비영리단체와 같은 경우는 수혜자와 같은 여러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훨씬 더 적용 가능한 솔루션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 부분이 아직은 조금 더 개발이 필요한 영역이겠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문제의 이해 당사자일 수도 있고, 조금 폭넓게 여러 이해관계자들일 수도 있지만, 그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만나서 관찰하거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 이런 말을 하시는 기업가들도 계시는데 비슷한 취지라고 생각해요. 물론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듣기보다는 본인이 가진 틀로 다시 재해석하고 또는 팀의 치열한 논의 과정에서 그를 재해석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지요. 그렇지만 그런 생각의 원재료가 되는 것들은 인터넷에도 있지만 사실은 직접 체감하는 목소리나 본인이 직접 관찰한 장면이 훨씬 좋은 생각이나 논의의 소스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직접적인 관찰이나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문제 해결이라는 것이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더 좋은 질문을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이 궁극적으로는 문제를 더 잘 해결하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청년들을 많이 만나시면서  청소년 시기에 아니면 조금 더 어렸을 때 ‘이런 교육들이 조금 더 되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이런 역량들을 조금 더 키웠으면 좋겠다’ 이렇게 느끼시는 것들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제가 채용할 때 많은 지원자와 면접을 하는데,  그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이분이 얼마나 질문을 많이 하는 지입니다.. 제가 질문할 시간을 많이 드리거든요. 우리 회사에 대해서, 또 지원자가 지원하신 포지션이나 하는 일에 대해서 질문하실 시간을 많이 드리고 있어요. 특히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중 하나인 채용 의사결정에 제가 질문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이유는 결국 문제 해결이라는 것이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좋은 질문을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이 궁극적으로는 문제를 더 잘 해결하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좋은 질문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또 더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은  꾸준하게 연습해야 되는 영역인 것 같아요. 질문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진 않고, 의식적으로 조금 불편하지만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열린 마음’이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새로운  미지의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것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이 틀렸을 수 있다’라는 그 틀렸을 가능성에 열려 있을 필요가 있고, 그리고 질문을 통해서 ‘내가 성장할 수 있다’는 나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려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자문자답이 됐든, 전문가에게 하는 질문이 됐든, 책을 읽으면서 책의 저자에 대해서 갖는 의문이 됐든, 어쨌든 질문을 하면, 질문을 가지면, 그게 당장이든 잠시 후든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든, 답이 나한테 돌아온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질문을 품고 그 답을 얻어가는 과정이 결국은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첫 직장에서 어떤 선배랑 한 팀에서 일을 했었는데,  그 회사에서 가장 일을 잘한다고 알려져 있던 분이었어요. 가까이에서 같이 일을 하면서 '그 힘이 어디서 나올까' 가만히 관찰해 봤더니 정말 남들과 유별나게 다른 점이 '질문하는 것'이었어요 .그 선배는 정말 질문이 많았어요.  일과 관련된 것이든, 아니면 저녁을 먹으러 가서든, 되게 일상적인 것에든, 항상 질문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저 선배는 저렇게 질문이 많을까’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그에 비추어서 저를 보니 ‘나는 질문이 정말 적은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나도 조금 더 질문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어요. 조금 용기가 필요하더라고요. 작은 용기라 할지라도 어떤 회의에서 '내가 이 질문을 뱉어볼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나 피드백이 왔다 하더라도 그것을 그냥 ‘그럴 수 있지’라고 이렇게 넘어갈 수 있는 내적인 힘,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의식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초반에 모든 회의를 들어가기 전에 짧게는 10분, 길게는 한 30분까지 시간을 내서, 회의 안건과 관련해 필요한 질문들을 적게는 3개에서 5개라도 꼭 노트에 적고 들어갔어요. 물론 회의의 흐름상 준비한 질문을 다 못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하나라도 꼭 꺼내서 얘기해 보려고 했고, 커버가 되지 않은 질문들도 회의 이후에 따로따로 개별적으로라도 풀어보려고 했습니다. 그때 회사에 프로젝트를 한 6개월 가까이 진행했었는데, 그 프로젝트 중에  꾸준히 질문을 해보려고 노력을 했었습니다. 그때가 2년 차 쯤이었는데,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으니까 당연히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계속 해보니까 어느 순간에는 그 선배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질문하는 사람으로 조금씩 바뀌어 간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일상에서도 질문이 다져지는 거죠. ’의식적인 노력에 따라서 질문도 개발될 수 있는 영역이구나’ 그런 배움이 있었습니다. 얘기가 좀 길어졌지만 그런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 결국 '문제를 잘 푸는 사람은 그리고 좋은 팀 플레이어가 되는 사람은 늘 질문이 이끌어가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제가 만난 많은 지원자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만난 현재의 동료들을 볼 때 질문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교육을 받는 모든 사람이, 청소년이든 청년이든 자기 인생에 대한 주도권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교육에 대한 조언은 무엇인가요? 가장 시급하게 바뀌어야 된다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참 어렵네요. 질문에 대해서는 앞서 말씀드렸고 또 다른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우리 청소년들이 ‘정답이 없는 문제’ 달리 말하면 ‘정답이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 있을 수 있는 문제’를 계속 경험해볼 수 있게 해 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실제 사회에 나와보면 정답이 하나인 문제는 거의 없잖아요. 보통은 여러 개의 답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교육은 보통 하나의 답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냥 무수한 문제를 풀면서, 초중고 12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물론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나 교과가 의도하고 있는 학습 목표가 있고 또 그에 따라 실제로 배우는 것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비중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현재의 학습목표에 따른 정답이 하나인 부분의 비중은 조금 줄이고, 정답이 여럿일 수 있는 문제에 아이들이 더 많이 노출되는 환경이나 그런 문제를 풀어보는 경험을 하면 좋겠습니다.  거창한 게 아니라 독서 토론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정말 자유로운 글쓰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 임팩트 베이스캠프도 말씀드렸지만 거꾸로캠퍼스처럼 프로젝트 학습이 될 수도 있고, 본인이 좋아하는 모습,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동아리 활동이 될 수도 있어요. 지금 말씀드렸던 것들은 정답이 있을 수 없는 그런 활동들이잖아요. 그런 활동들의 비중이 지금보다는 분명하게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청소년들 입장에서 안 그래도 할 게 너무 많잖아요. 이런 활동들이 청소년을 지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정 자체가 소위 말하는 배움과 학습의 즐거움을 해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정과 학교에서 함께 서포트 해주었으면 하는 부분도 있어요. 청소년 시기부터 본인의 시간과 에너지를 잘 관리할 수 있는 방법들을 발견할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어른도 마찬가지만 아이들마다 개개인이 자신한테 잘 맞는 방법이 아마 좀 다를 것 같거든요. 스트레스 관리, 시간 관리와 같은 소프트 스킬에 익숙해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정말 필요해요. 제가 말씀드린 이런 것들이 선행되어야 우리 아이들이 지치지 않고 배움과 학습에 대한 즐거움 또는 최소한의 호기심을 잃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게 꼭 수반된다는 전제로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런 것들을 전제로  다른 하나는 아까 말씀드렸던 것과도 연결돼 있는데 정말 교육을 받는 모든 사람이, 청소년이든 청년이든 자기 인생에 대한 주도권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내가 어떤 사람이지, 내가 무엇을 왜 좋아하는 거지, 내가 무엇을 왜 잘하고 싶은 건지, 또 어떤 걸 할 때 내가 가장 살아있다고 느끼는지, 그런 것을 인식하고 자각하고 성찰하고 이럴 수 있는 시간 없이 그냥 계속 달리는 것 같아요. 어떤 학습의 여정, 배움과 성장의 여정에서, 자기 회고와 성찰을 통한 자기 인식의 시간을, 자기 발견의 시간을 더 많이 마련해 줄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회고나 성찰 없이 맹목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 사람의 인생에서 그리고 그런 개개인이 모인 우리 이 사회를 봤을 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늘 의문이 남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제가 학교를 다녔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이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내 방향은 어디인가 이런 성찰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요즘의 자유학기제와 같은 교육시스템이 도움이 될까요?

  그런 그릇들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기는 해요. 그런데 학부모와 선생님, 그리고 그런 시스템에 앞서서, 평소 스스로 이것을 하기 위한 여지를 갖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대학교 2학년 때 늦게 사춘기가 와서 그냥 갑자기 여행을 떠났던 적이 있어요. 결석을 무릅쓰고 3박4일동안 전라도 몇 개 지역을 돌아본 그 여행에서 처음 느꼈던 것 같아요. ‘내가 열심히는 살았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구나’,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어떤 길 위에 있는 것인지, 어디를 향한 길 위에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진짜 모르고 있구나’를 느꼈던 여행이었어요. 어찌보면 되게 일탈적인 여행이었지만 어쨌든 그걸 깨닫고 돌아온 여행이었어요.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성장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서 ‘그런 것을 좀 자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개인적으로는 저는 명상을 틈틈이 하고 있어요. 신앙인으로서 기도와 묵상도 같이 하고 있는데, 종교를 떠나서 고요하게 자기 내면에 머무는 시간을 짧게라도 자주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저한테 맞는 방법인 거죠.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사람이 드문 시간에 혼자 조용히 산책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주위 분들들 보니까 정말 매일 조깅을 하면서 그렇게 회복하는 시간을 보내시는 분도 계시고, 수영을 그렇게 매일 하시는 분,  그림을 일주일에 한 번씩 그리면서 모든 걸 비워내는 분들도 있어요. 이렇게 사람마다 자기한테 맞는 방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그것을 좀 더 빨리 발견할 수 있다면,  청소년때부터 훨씬 더 건강하게 배움의 즐거움을 놓지 않으면서 지속 가능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또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루트임팩트 허재형 대표는...

현) 임팩트얼라이언스 이사장
현) (사)교육실험실21 이사
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비상임이사
전) 베인앤드컴퍼니(Bain&Comapny)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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