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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캠퍼스 이야기거꾸로캠퍼스까지의 나의 여정

Gschool
2022-09-13
조회수 108


교육실험실21에서는 대표 연구 과제인 거꾸로캠퍼스 교육프로그램 연구 외에도 학교를 구성하는 다양한 이야기 조각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번 주말 근무자 '거리'의 원고를 많이 공감해주시고 마음 보태어 주신 점 감사합니다. 이번 호에는 거꾸로캠퍼스 3모듈 학생헤드(학생대표)인 '보라'의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누군가가 바라본 거꾸로캠퍼스의 단편. 이 조각들이 모이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가까이 또는 멀리서 거꾸로캠퍼스를 이해하고 전할 이야기가 있는 분들의 원고를 언제나 환영합니다!



<거꾸로캠퍼스까지의 나의 여정>


나는 공교육에서 항상 활발하고 평범한 그런 학생이었다. 

무리에 소속되길 원하면서 또 그런 무리라는 개념을 아주 답답해하는. 


언제나 소속되길 원하지만 언제나 항상 자유롭길 원했다. 그런 부분으로 봤을 때는 항상 무언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더불어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사람은 많지만 만날 수 있는 사람에는 한계가 있었고 매일 동일한 인간관계를 만나고 생활하는 공간이었기에 나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나는 언제나 불합리에 순응하면서도 정의를 욕심 냈다. 어른이라는 존재는 언제나 잘 보여야 하고 따라야 하는 존재이었지만 언제나 그들에게서 모순을 느끼고 그들을 좋아할 수 없었다. 어른이라는 존재는 항상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에게 잘 보이고 그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인생을 살기가 더 편했다. 더 편하고 입지가 생기고… 하지만 그런 모습들이 과연 나라고 할 수 있을까? 공교육 시절에 어른들이 원하는 모습은 굉장히 획일화되어있었다고 생각한다. 밝고, 말 잘 듣고, 잘 치우고, 성적이 준수하고, 그들이 정해 놓은 규칙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 


중학교 시절 우리 학교는 두발 규제를 하고 있었다. 머리를 초코송이 처럼 단발로. 옷깃에 머리카락이 되면 안되었다. 이 규정이 왜 생긴 것일까? 그런 것은 내 생각의 범위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어른들이 하라고 하니까, 하지 않으면 벌점을 주니까, 그냥 했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항상 불만을 가지게 되었다. 굳이 전국에서 없어진 지 오래인 것을 왜 아직도 하고 있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 엄마의 추천으로 청소년의회라는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삶 주체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들고 본인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함을 목표로 두는 활동으로 내가 느끼는 여러 가지의 문제상황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질 수 있었다. 퍼실리테이션이라는 의사소통 기법을 기반으로 다양한 문제상황을 나타내고 모두의 합의로 두발 규제를 주제로 정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5가지의 단계로 프로젝트가 구성되어 있었고 그것을 우리는 따르기 시작했다. 

   ① 공감하기 : 인터뷰, 관찰, 직접 경험을 통해 고객의 입장을 공감한다.

   ② 문제정의 : 가치가 있고 다수가 공감하는 문제인지에 대해 고민하여 진짜 문제인지 확인 후 정의 한다.

   ③ 아이디어 :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다양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단, 판단은 미리 하지 않는다.

   ④ 프로토타입 : 시제품을 구체적이고 시각화 한 형태로 저렴하고 빠르게 제작한다.

   ⑤ 테스트 : 고객에게 시제품을 보여주어 빠른 실패와 구체적인 피드백을 겪고 해결 방법이 나올 때까지 앞의 과정을 반복한다.

(이 글을 적으며 약 4년 만에 이 기록을 보게 되었는데 거꾸로캠퍼스와 너무 닮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많은 학생의 설문을 얻고자 하였고 약 800명의 인원의 설문을 얻을 수 있었다. 이 많은 인원의 설문을 얻고자 나는 반 친구들에게 부탁했다. 종이를 엄청 많이 뽑아서 부탁했었는데 그로 인해 교장 선생님께 불려갔다. 네가 왜 허락되지 않은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애들 분위기를 흐리냐고. 사회적 협동조합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교장 선생님께 부드러운 말투로 혼났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우스워보였다. 단지 설문조사 하나로 없어질 두발 규제인데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일까?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결론이 그렇게 크고 원대하진 않았다. 단순한 카드 뉴스 한편. 그 외에도 정책간담회 같은 부가적인 것들을 많이 참여할 기회로 연결되었지만, 이 프로젝트의 결론적 완성품은 카드 뉴스였다. 그때는 카드 뉴스가 엄청나게 크다고 느껴졌었는데 큰 노력의 결과가 카드 뉴스인게 지금 생각하면 너무너무 작다. 


나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그리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많은 실수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인간관계에서 가장 많은 실수를 한 시간이었다. (물론 그를 기반으로 성장했을지도..ㅎㅎ)


학교 안팎으로 매일 바쁘던 나는 ‘쉼’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강화도에 있는 꿈틀리 인생학교에 가게 되었다. 강화도의 꿈틀리 인생학교는 쉼, 옆을 볼 자유라는 키워드로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라는 학교를 한국형으로 만든 학교이다. 이 학교에서는 나를 찾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이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랐고 그것을 알아가는 시간은 너무 벅찼다. 아무 생각 없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지속적인 요상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나는 사랑받고 있었지만, 더 많은 사랑이 필요했고 그런 사실은 인지하지 못한 채 성장을 하고 싶었다. 꿈틀리에서의 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여러 가지 일과 경험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싶은 사람. 


꿈틀리의 교육과정과는 맞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항상 마음이 조급했고 남과 나를 비교했다. 각자 잘하는 것이 있는 다른 친구들과의 모습을 비교했을 때 항상 나는 모자랐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도 그 능력을 어떻게 활용하고 싶은지도 명확하지 않았지만 꿈틀리의 시간은 너무 짧았고 비교할 사람은 많았다. 나는 성장할 수 없었다. 공평하고 아름다운 꿈틀리지만 그곳에서의 삶은 여유를 가지기 어려웠다.모든 것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나는 성장하고 싶었다. 무엇이든지 잘하는 아주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가진 것은 보지 못하고 더 가지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물론 지금도 많다…ㅎㅎ)


거꾸로캠퍼스에 오기전 나를 다른 페르소나를 부여하고 싶었다. 꿈틀리에서 사용하던 별명이 아닌 다른 별명으로 이 학교에서의 나의 모습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었다. ‘보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평생을 함께한 색이다. 나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별명이었던 것 같다. 지금 아주 잘 맞는 것 같다.


평생 한 번쯤은 리더라는 자리를 해보고 싶었다. 가장 완벽하고 멋진 사람이 리더를 한다고 생각했기에. 첫 모듈 부트캠프에서 리더에게 필요한 역량은 또 새로움을 알게 되었다. 내가 지금까지 본 것보다 훨씬 더 일을 잘해야 했으며 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팀원 개개인의 성장을 도모하고 모두를 융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자리였다.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자리였다. 말 그대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자리… 모두를 위해 더 해야 하지만 모두는 그것을 알아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자리와 그 일들을 꼭꼭 필요하다.


거꾸로캠퍼스 입학 전 벨라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 헤드가 하고 싶었다. 멋진 사람. 하지만 입학 후 가온이의 모습을 봤을 때 너무 힘들게 느껴졌다. 단지 멋진 사람이 아닌 그 이상의 기대에 부응하고 많은 일에 책임을 지는 역할이었다. 가온이는 너무나 멋있었지만 나는 그 모습을 만들어낼 자신이 없었고 헤드를 꿈꾸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 헤드 선거 시기가 다가왔고 인생에서 한 번쯤 꼭 해보고 싶었던 경험이었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도전해보고자 하였다. 떨어지는 것이 몹시 두려웠지만 떨어지더라도 최선을 다해보고자 도전했다. 


그렇게 나는 학생 헤드가 되었다.

학생헤드로서 많은 경험을 쌓으며 여러 고충과 고민을 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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