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레터 코-레터는 다양한 교육관계자 이야기를 나누고자 [릴레이 에세이]를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기고자는 거꾸로캠퍼스에서 사회교과를 담당하고 있는 코칭교사 '도령'입니다. 최근 교생실습을 다녀왔는데요 '경력직 신입'의 교육이야기 함께 나눠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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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직 신입 <도령의 교생 실습 체험기>
안녕하세요. 거꾸로캠퍼스 코칭 교사 도령입니다 :)
저는 지난 5월 1일부터 4주간 잠시 거꾸로캠퍼스를 떠나 신설동에 있는 대광고등학교에 교생 실습을 다녀왔는데요. 오늘은 실습 동안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1. 교생 실습을 떠나기까지
‘도령! 어디 가세요!?, 거캠 그만두시는 거에요?’
세 달 전 교생 실습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학생들에게 꺼냈을 때, 이런 대답이 가장 많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아마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서도 ‘지금 거캠 교사로 일하고 있는데 왜 교생 실습을 나가지?’라는 의문을 가지시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저는 2019, 2020년 거꾸로캠퍼스 D-lab(데이터사이언스 랩)의 강사로, 2021년부터는 거꾸로캠퍼스 사회 교사이자 코칭 교사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 이전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직업으로, 연구원이라는 직책으로 활동하고 있었죠. 돌이켜보니 ‘교육’이라는 업무, 업을 시작한 지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저에게는 교육 분야에 뛰어들면서부터 계속 가지고 있던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교육과 무관한 전공, 학교가 아닌 일반적인 회사에서 근무했던 이력은 거꾸로캠퍼스에서 코칭 교사라는 업무이자 직책을 맡게 되면서 ‘나는 교육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나?’라는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단순히 지식 전달이 아닌 학생들과 훨씬 더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는 거꾸로캠퍼스의 환경과 특징은 저에게 ‘더 잘해야 해, 더 전문성을 갖춰야 해’라는 다독임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를 해결해보고자 일과 함께 교육대학원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거꾸로캠퍼스가 교육의 현재이자 미래, ‘현장’이라면 교육의 과거이자 현재, 그리고 ‘이론’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교육대학원에 다니다 보니 교생 실습을 나가야 한다네요!?
2. 교생 실습을 나온 대학원생, 대안학교의 교사
이렇게 이중적인(?) 신분을 가지고 교생 실습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교생 실습은 모교로 다녀왔는데, 익숙한 등굣길과 풍경, 은사님들까지.. 저를 설레고 가슴 뛰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모교로 가는게 편하다는 주변 선생님들의 조언과 거꾸로캠퍼스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게 가장 마음 놓이는 포인트였어요. 모교의 선생님들, 동료 교생 선생님(현장 경험이 있는 제가 특이한 케이스더라구요), 학급의 학생들까지 차례로 만나가며 참 묘하면서도 기분 좋은 설렘이 이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생각이 깊어졌던 2가지 사례를 소개해 드릴게요.
1) 학생들의 고민
‘무슨 고민이 있을까?’, ‘어떤 생각을 할까?’ 학급의 학생들을 만나기 전 들었던 궁금증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고등학교 시절 대단한 걱정 없이 학교에 다녔던 것 같습니다. 아니 눈앞에 걱정만 바라보고 살았다고 할까요? 주어진 시험을 잘 보고, 시험 점수를 잘 맞는 것,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걱정이었으니까요. 이제 와서 돌아보면 더 일찍부터 ‘나는 무엇을 위해서 공부하고 싶은 건지’, ‘그걸 이루기 위해선 뭘 공부해야 하는 건지’, ‘나는 어떤 삶을 살기 위해 대학을 가는 건지’ 걱정하고 고민하지 않았는지 후회스럽습니다. 실습을 나가 경험해본 학교는 진로 교과, 교양 교과, 진로 시간이 생기는 등 제가 다니던 때와 달리 교육과정에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학생들의 고민도 저와는 다르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입에서 나온 고민은 익숙한 내용이었습니다.
‘이번 중간고사를 망쳤어요.’, ‘영어 점수가 너무 낮아요.’, ‘내신의 괜찮은데 모의고사 등급이 낮아요.’
한 명, 두 명 이야기를 들어가며, 처음엔 ‘이 친구가 성적 때문에 힘들구나, 다른 친구는 다른 고민이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와 다르게 대다수 친구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4주간 잠깐 보는 교생 선생님에게 얼마나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마음이 들더라고요.(담임 선생님과 고민을 주고받는 노트에도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레 거꾸로캠퍼스의 학생들 생각이 났습니다. 가장 많이 들었던 고민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느낌이네요.
‘도령, 전 뭐 해먹고 살아야 할까요?’
2) 수업 시간
‘학생들이 전자기기로 학습하는 게 의미가 있나요?’, ‘이런 공유 방식이 수업 안에서 가능한가요?’ 제가 작성한 수업 지도안을 보고 동료 교생 선생님들이 제일 많이 했던 질문입니다. ‘공유’, ‘블렌디드 러닝’ 이 두 키워드는 거꾸로캠퍼스 수업에서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이게 어디서나 쉽고 당연한 것은 아니더라고요. 50분이라는 물리적인 시간 제약은 공유하기에, 학생들이 생각을 나누기에 넉넉하지 않은 시간입니다. 또 교실의 구조도 공유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고요. 수업 중 패드, 노트북, 핸드폰을 사용한다는 건 더욱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어쩌면 당연한 걱정입니다. 저 역시 고등학교 시절의 경험만 떠올려보면 다른 교생 선생님들과 같은 생각이 들 테니까요. 그래서 거캠의 수업을 보여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 같아졌습니다. 수업 시연, 대표 수업을 통해 일부 공유가 되었지만 정말 빙산의 일각이니까요. 또 한편으론 거꾸로캠퍼스에서 대단한 선생님들과 함께 일하고 있었구나 라는 걸 느꼈습니다.
저는 사회 교과를 가르치며 한 가지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습한 내용을 달달 외우는 것보다는 학습한 내용을 통해 자기 생각을 확장시키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자신의 의견을 만들고,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요. 그래야 사회를 ‘잘’ 한다고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3. Come back 거꾸로캠퍼스
교생 실습을 마치고 돌아온 지 벌써 한 달이 되어가네요. 복귀했을 때, 많은 학생, 동료 선생님들께서 어땠는지 많이 물어보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전 ‘거캠에선 할 수 없는 경험들을 해보며 진짜 재미있게 다녀왔어요! 제가 가지고 있던 공교육에 대한 고정관념도 많이 없어졌고요. 그런데 이제 집에 돌아온 기분이네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번 4주간의 경험을 통해서 제가 위치한 자리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탄력을 받았거든요. 왜 내가 거캠의 교육에 큰 공감하는지, 왜 이곳에서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은지 더 분명해진 시간이었습니다. 또 거꾸로캠퍼스가 만들어내는 힘을 간접적으로 느끼기도 했고요!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 4주간의 공백을 허락해준 학교, 동료들 그리고 학생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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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 회 다양한 교육관계자의 릴레이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도령의 이야기를 보고 더 이야기 나누고 싶거나, 나의 교육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코레터 편집팀으로 연락주세요!
교육레터 코-레터는 다양한 교육관계자 이야기를 나누고자 [릴레이 에세이]를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기고자는 거꾸로캠퍼스에서 사회교과를 담당하고 있는 코칭교사 '도령'입니다. 최근 교생실습을 다녀왔는데요 '경력직 신입'의 교육이야기 함께 나눠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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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직 신입 <도령의 교생 실습 체험기>
안녕하세요. 거꾸로캠퍼스 코칭 교사 도령입니다 :)
저는 지난 5월 1일부터 4주간 잠시 거꾸로캠퍼스를 떠나 신설동에 있는 대광고등학교에 교생 실습을 다녀왔는데요. 오늘은 실습 동안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1. 교생 실습을 떠나기까지
‘도령! 어디 가세요!?, 거캠 그만두시는 거에요?’
세 달 전 교생 실습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학생들에게 꺼냈을 때, 이런 대답이 가장 많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아마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서도 ‘지금 거캠 교사로 일하고 있는데 왜 교생 실습을 나가지?’라는 의문을 가지시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저는 2019, 2020년 거꾸로캠퍼스 D-lab(데이터사이언스 랩)의 강사로, 2021년부터는 거꾸로캠퍼스 사회 교사이자 코칭 교사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 이전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직업으로, 연구원이라는 직책으로 활동하고 있었죠. 돌이켜보니 ‘교육’이라는 업무, 업을 시작한 지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저에게는 교육 분야에 뛰어들면서부터 계속 가지고 있던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교육과 무관한 전공, 학교가 아닌 일반적인 회사에서 근무했던 이력은 거꾸로캠퍼스에서 코칭 교사라는 업무이자 직책을 맡게 되면서 ‘나는 교육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나?’라는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단순히 지식 전달이 아닌 학생들과 훨씬 더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는 거꾸로캠퍼스의 환경과 특징은 저에게 ‘더 잘해야 해, 더 전문성을 갖춰야 해’라는 다독임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를 해결해보고자 일과 함께 교육대학원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거꾸로캠퍼스가 교육의 현재이자 미래, ‘현장’이라면 교육의 과거이자 현재, 그리고 ‘이론’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교육대학원에 다니다 보니 교생 실습을 나가야 한다네요!?
2. 교생 실습을 나온 대학원생, 대안학교의 교사
이렇게 이중적인(?) 신분을 가지고 교생 실습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교생 실습은 모교로 다녀왔는데, 익숙한 등굣길과 풍경, 은사님들까지.. 저를 설레고 가슴 뛰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모교로 가는게 편하다는 주변 선생님들의 조언과 거꾸로캠퍼스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게 가장 마음 놓이는 포인트였어요. 모교의 선생님들, 동료 교생 선생님(현장 경험이 있는 제가 특이한 케이스더라구요), 학급의 학생들까지 차례로 만나가며 참 묘하면서도 기분 좋은 설렘이 이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생각이 깊어졌던 2가지 사례를 소개해 드릴게요.
1) 학생들의 고민
‘무슨 고민이 있을까?’, ‘어떤 생각을 할까?’ 학급의 학생들을 만나기 전 들었던 궁금증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고등학교 시절 대단한 걱정 없이 학교에 다녔던 것 같습니다. 아니 눈앞에 걱정만 바라보고 살았다고 할까요? 주어진 시험을 잘 보고, 시험 점수를 잘 맞는 것,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걱정이었으니까요. 이제 와서 돌아보면 더 일찍부터 ‘나는 무엇을 위해서 공부하고 싶은 건지’, ‘그걸 이루기 위해선 뭘 공부해야 하는 건지’, ‘나는 어떤 삶을 살기 위해 대학을 가는 건지’ 걱정하고 고민하지 않았는지 후회스럽습니다. 실습을 나가 경험해본 학교는 진로 교과, 교양 교과, 진로 시간이 생기는 등 제가 다니던 때와 달리 교육과정에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학생들의 고민도 저와는 다르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입에서 나온 고민은 익숙한 내용이었습니다.
‘이번 중간고사를 망쳤어요.’, ‘영어 점수가 너무 낮아요.’, ‘내신의 괜찮은데 모의고사 등급이 낮아요.’
한 명, 두 명 이야기를 들어가며, 처음엔 ‘이 친구가 성적 때문에 힘들구나, 다른 친구는 다른 고민이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와 다르게 대다수 친구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4주간 잠깐 보는 교생 선생님에게 얼마나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마음이 들더라고요.(담임 선생님과 고민을 주고받는 노트에도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레 거꾸로캠퍼스의 학생들 생각이 났습니다. 가장 많이 들었던 고민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느낌이네요.
‘도령, 전 뭐 해먹고 살아야 할까요?’
2) 수업 시간
‘학생들이 전자기기로 학습하는 게 의미가 있나요?’, ‘이런 공유 방식이 수업 안에서 가능한가요?’ 제가 작성한 수업 지도안을 보고 동료 교생 선생님들이 제일 많이 했던 질문입니다. ‘공유’, ‘블렌디드 러닝’ 이 두 키워드는 거꾸로캠퍼스 수업에서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이게 어디서나 쉽고 당연한 것은 아니더라고요. 50분이라는 물리적인 시간 제약은 공유하기에, 학생들이 생각을 나누기에 넉넉하지 않은 시간입니다. 또 교실의 구조도 공유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고요. 수업 중 패드, 노트북, 핸드폰을 사용한다는 건 더욱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어쩌면 당연한 걱정입니다. 저 역시 고등학교 시절의 경험만 떠올려보면 다른 교생 선생님들과 같은 생각이 들 테니까요. 그래서 거캠의 수업을 보여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 같아졌습니다. 수업 시연, 대표 수업을 통해 일부 공유가 되었지만 정말 빙산의 일각이니까요. 또 한편으론 거꾸로캠퍼스에서 대단한 선생님들과 함께 일하고 있었구나 라는 걸 느꼈습니다.
저는 사회 교과를 가르치며 한 가지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습한 내용을 달달 외우는 것보다는 학습한 내용을 통해 자기 생각을 확장시키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자신의 의견을 만들고,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요. 그래야 사회를 ‘잘’ 한다고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3. Come back 거꾸로캠퍼스
교생 실습을 마치고 돌아온 지 벌써 한 달이 되어가네요. 복귀했을 때, 많은 학생, 동료 선생님들께서 어땠는지 많이 물어보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전 ‘거캠에선 할 수 없는 경험들을 해보며 진짜 재미있게 다녀왔어요! 제가 가지고 있던 공교육에 대한 고정관념도 많이 없어졌고요. 그런데 이제 집에 돌아온 기분이네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번 4주간의 경험을 통해서 제가 위치한 자리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탄력을 받았거든요. 왜 내가 거캠의 교육에 큰 공감하는지, 왜 이곳에서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은지 더 분명해진 시간이었습니다. 또 거꾸로캠퍼스가 만들어내는 힘을 간접적으로 느끼기도 했고요!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 4주간의 공백을 허락해준 학교, 동료들 그리고 학생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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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 회 다양한 교육관계자의 릴레이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도령의 이야기를 보고 더 이야기 나누고 싶거나, 나의 교육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코레터 편집팀으로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