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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문제 해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Gschool
2024-12-04
조회수 128

📬 PBL 시스템의 마지막 단계인 문제 해결 여정에 대한 수선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수선은 거캠이 탄생했던 2017년부터 지금까지 PBL 시스템의 성장을 위해 가장 많이 노력한 코칭 선생님 중 한 분 입니다. 실패와 도전을 반복할 수 있는 용기를 강조한 수선의 이야기를 코-레터 구독자께 전해드립니다. 📨





해리(이하 생략): 안녕하세요, 수선. 지난 3주간 거캠의 PBL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알아봤어요. 단테를 통해 PBL 시스템의 개괄적 형태를 알게 됐고, 열음과 예티의 인터뷰를 통해 신입생들이 PBL 시스템에 적응하는 과정, 문제 정의의 중요성을 구독자에게 알려드렸어요. 이제 PBL 시스템의 최종 단계인 문제 해결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해요. 수선은 문제 해결 단계에 있는 팀을 가장 많이 코칭했다고 들었어요. 정확히 거캠의 PBL 시스템 내 문제 해결이란 무엇인가요?

수선: 문제 해결은 PBL 시스템 단계에서 하나의 프로덕트를 만드는 단계라고 볼 수 있어요. 이때 프로덕트는 눈에 보이는 제품일 수도 있고, 서비스일 수도 있죠. 어쨌든 프로덕트를 실제로 만들어서 대상자에게 반응을 보이고, 확인하는 것이 문제 해결 교육 과정의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수선은 문제 해결 팀을 대상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궁금해요.
수선: 우선 학생들에게 문제 해결 단계의 명확한 비전을 그릴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 학생들이 교육 과정을 끝냈을 때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 알려주는 거죠. 예를 들어서 저는 여기서 일종의 상어 같은 역할을 자처하고 있어요. 바다의 수많은 정어리 떼들이 상어 같은 포식자가 나타났을 때 자기들끼리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생존을 위해 살아가잖아요. 문제 해결 단계에선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거침없이 압박하는 존재가 필요해요. 제가 직접 그 팀에서 팀원으로 뛰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이들에게 명확한 비전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돕는 게 제 역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수선이 문제 해결 단계를 거치고 있는 팀원들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요?

수선: 학생들한테 가장 바라는 점은 실패를 빠르게 경험하는 거예요. 문제 정의를 마치고 해결 단계로 오더라도 솔루션 도출에 실패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르게 도전하고 실패하는 것을 반복하는 거죠. 시도를 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학생들 대부분이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해요. 물론 학생 나름의 두려움이 있겠지만, 실천하지 않는다면 어떤 경험도 축적할 수 없어요. 그래서 항상 학생들에게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여주길 바라죠.

예전에 한 팀을 코칭했던 사례가 생각나요. 그 팀은 바라는 이상과 행동의 반비례가 너무 컸어요. 원하는 이상이 있다면 그만큼 행동해야만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판단할 수 있거든요. 이상과 행동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실력을 올리든가, 욕심을 버리라고 조언했죠. 그런데 되게 인상적이었던 게, 제 피드백을 듣고 차이를 좁히기 위해 직접 행동했어요. 밤에도 낮에도 계속 고민하고 공부하면서 실제 결과를 만들어냈죠. 물론 그 팀이 실제 결과도 좋았지만, 행동을 통해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 없는지 경험을 통해 확인한 것이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였다고 생각해요.


수선께서는 학생들의 행동을 굉장히 강조하시네요. 제가 여러 팀을 인터뷰하면서 느낀 점은 수선이 만족할 만큼 행동하는지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다들 낮, 밤 구분 없이 엄청난 에너지를 프로젝트에 쏟는 느낌이었어요.

수선: 당연하죠. 거캠 학생들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다만 얼마나 효율적으로 올바른 행동을 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거예요. 학생들의 외부적인 모습만 보면 되게 바빠 보일 거예요.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봐야 해요.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 개발에 관련된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의미 없는 것에 시간을 버리고 있는지 확인하려면요.


주로 어떤 것에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나요?

수선: 단순히 비효율에 관한 것을 지적하는 게 아니에요. 예를 들어서 입시 공부를 하는데, 독서실에 앉아만 있다고 해서 공부를 많이 하는 게 아니잖아요. 얼마나 프로젝트 솔루션을 위해 시간을 사용하는지가 중요한 거죠. 특히 문제 해결 과정 중에 너무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다가 가장 중요한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그런 상황을 지도하고,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코칭하고 있어요.

학생들 입장에선 한 가지 문제에만 집중하기 참 어려운 환경이에요. 저희도 청소년 시기를 겪었지만, 이맘때쯤은 누구나 불안하잖아요. 그래서 이것저것 해보게 되고 한 가지만 집중할 수 없는 거죠. 고3 학생들이 수능 공부에만 집중하면 당연히 성적이 좋겠죠. 하지만 연애도 해야겠고, 불안하니까 다른 것도 조금씩 하다 보니 공부에 집중을 못하는 것과 같아요. 결국 그런 불안함을 줄이고, 본질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한다고 해서 도전을 포기하면 안 되는 거예요.


질문이 이어질 것 같은데, 여러 팀을 인터뷰하면서 문제 해결 단계에 있는 팀들이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굉장히 힘겨워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방금 말씀해 주신 것처럼 실패를 계속하니까 새롭게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거죠. 그렇다면 이런 불안감을 가진 학생들에게 수선은 주로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알고 싶어요.

수선: 저는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불안감이란 뭐냐면, 문제 정의가 제대로 안 돼서 발생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이것저것 손을 대고 욕심이 많아지는 거죠. 예를 들어 텀블러를 만든다고 가정해볼게요. 텀블러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물을 따라서 마실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예쁜 디자인, 손잡이, 잘 열리는 뚜껑 같은 건 본질이 아닌 거죠. 그런데 학생들은 이런 외적인 것에 집중하다가 정작 텀블러의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기능을 놓칠 때가 많습니다. 저는 학생들이 다시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얘기해줘요. 가장 기본적인 기능도 없는 제품을 다른 사람들이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묻는 거죠.


학생들도 문제 해결 단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수선도 코칭 과정 중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코칭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든지 알 수 있을까요?

수선: 코칭의 가장 힘든 점은 불안함이죠. 학생들도 불안하지만 선생님도 마찬가지예요. 문제 해결 단계에선 어떤 결과물을 도출하는 단계예요. 제 입장에선 학생들이 유종의 미를 잘 거둘 수 있게 해주는 거예요. 단순히 좋은 제품 혹은 서비스를 개발했다는 것을 넘어서 학생들이 엑시트 이후에도 인정받을 수 있는 무언가를 줄 수 있을지 불안함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수선이 생각하는 거캠의 유종의 미는 무엇인가요?
수선: 학생들마다 다르게 생각할 거예요. 누군가는 취업과 창업에 성공하는 것, 대학에 가는 게 유종의 미라고 볼 수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건 문제 해결 교육 과정을 제대로 끝맺음하는 거예요. 2년의 시간을 거쳐 PBL 시스템을 학습한 학생들은 그 과정 자체를 인정받고 싶어 해요. 그건 경연대회 수상과 같은 실적일 수도 있지만, 자신들이 개발한 솔루션에 대해 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에 더 크게 반응합니다. 그럼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많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여러 팀을 코칭했을 텐데,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가 언제인가요?
수선: 저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팀이 탄생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거캠은 새롭게 시도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정해진 길이 없거든요. 정해지지 않은 길 속에서 하나의 길을 만든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죠.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은 리디퍼라는 팀이에요. 그 팀은 청소년 문해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팀인데, 보드게임이라는 툴킷을 솔루션으로 처음 개발했어요. 이후에 거캠 내 많은 학생들이 솔루션 개발에 있어서 보드게임도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게다가 텀블벅에 펀딩을 했는데 1000% 이상 달성하기도 했고요. 성과가 최선은 아니지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길을 만들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수선은 거캠 초창기부터 함께했어요. 거캠을 가장 잘 아는 분 중 한 분인데, PBL 시스템뿐만 아니라 조금 더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수선: 가장 중요한 건 코칭 선생님들의 평균적인 역량 향상이죠. 지난 코레터에서 예티도 말씀해주셨지만, 거캠 시스템에서 코칭 선생님들의 균질한 능력은 매우 중요한 사항이에요. 특히 문제 탐색부터 해결 단계까지 모든 과정을 거쳐봐야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거죠. 제가 평생 이곳에서 일하는 게 아니고, 여기 계신 선생님들도 언젠가 다른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어요. 그럼 새로운 선생님들이 올 때가 분명 발생할 텐데, 그때도 흔들림 없이 지금과 같은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가장 중요합니다.



코칭 선생님의 역량 지속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거죠?
수선: 그렇죠. 특히 특정 선생님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어야 해요. 모든 선생님들이 동일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거캠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제가 어느 만큼 노력을 했는지 스스로 평가할 수 없지만, 그래도 다수의 코칭 선생님들과 함께 거캠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해요. 물론 여기서 정체되어선 안 되겠죠.


선생님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일은 무엇일까요?
수선: 가장 먼저 선생님들이 개별적으로 끊임없이 역량 발전에 힘써야 할 거예요. 하지만 이건 너무 당연한 것이고, 내부 워크숍을 통해 각자의 문제를 진단하고 상시적으로 공유해야겠죠. 그리고 거캠 자체적으로 선생님들이 PBL 시스템 역량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여유를 부여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저는 거캠의 현재를 바라보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에요. 미래에 다가올 문제를 미리 예측하고 판단해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거죠. 그런데 미래의 문제를 대응하기 위해선 지금 움직여야 해요. 앞서 강조했지만, 학생들만 움직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생님과 거캠 자체적으로도 끊임없이 미래의 문제가 무엇일지 예측하고 지금 대응하는 노력을 깊이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해요. 마지막으로 거캠의 PBL 시스템이 필연적으로 사회로 진출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훨씬 더 나은 교육 방식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계시나요?
수선: 네, 그건 확실해요. 우리도 어른이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사회에는 언제나 돌발적인 사건이 벌어져요. 게다가 특정한 시기에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생하죠. 여기서 PBL 시스템을 배운 학생들은 문제 정의와 해결 단계를 거쳐봤기 때문에, 적어도 어떤 돌발 상황이 닥친다 하더라도 적절한 해결 방식을 찾는 방법을 알고 있어요. 물론 정확한 해답을 못 찾을 수 있죠. 그런데 그건 어른들도 마찬가지잖아요. 여기서 학생들이 실패하고 도전했던 경험을 토대로 사회에서 실제로 발생한 돌발 상황을 잘 대응했다는 얘기를 엑시트한 친구들에게 많이 들었어요. 특히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는 피드백을 많이 해줬고요. 한마디로, 집중해야 할 사안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볼 줄 안다는 거예요.


자신이 속한 사회 속에서 발생한 상황을 조금 더 정확히 바라볼 줄 아는 힘이 길러질 수 있다는 거죠?
수선: 그렇죠. 그리고 계속 반복하지만, 세상은 시도와 실패의 무한 반복이에요. 그런 누적된 경험을 통해 성취의 길로 가는 거죠. 어린 시절부터 이런 훈련이 학습된 친구들은 세상 속에서 어떤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제 해결 팀에 속해 있는 구성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수선: 라틴어의 유명한 세 가지 문구를 전해주고 싶어요. 첫 번째는 다들 아시죠?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두 번째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마지막으로 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 자신에게 처한 삶을 피할 수 없다면 즐기고, 영원한 것은 없으니 모든 일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특정한 솔루션에만 매달리기보다는 자신의 삶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더 많이 바라보고 사랑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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