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바로 삶과 학습의 ‘자기주도성’ 입니다. 왜냐구요? 어지럽고 다원화 된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선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협력적 문제해결 역량’을 키워내는 것도 중요해요. 사회는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니깐요. 거꾸로캠퍼스는 ‘자기주도성’과 ‘협력적 문제해결 역량’을 기르기 위해 팀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캠의 팀 프로젝트는 ‘부트캠프-문제탐색’, ‘문제 정의’, ‘문제 해결’ 단계로 이어집니다.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좌충우돌, 우여곡절을 알려드리기 위한 ‘팀 프로젝트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이번주 인터뷰는 폐의약품을 아무렇게나 버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매퍼스 팀(팀원: 나우, 오즈, 헐드)입니다. 매퍼스 팀이 어떻게 폐의약품에 관한 문제를 인식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인터뷰를 확인해주세요!!😁
해리(이하 생략): 먼저 매퍼스 팀에 대해 소개해 줄 수 있을까요?
나우: 네, 저희 팀은 폐의약품 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사실 저희 팀은 원래 폐의약품 문제를 다루던 팀이 아니었습니다. 처음 탐색 단계에서는 진로교육과 AI 리터러시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는데 명확한 문제점을 찾지 못했어요. 그러던 중 헐드의 가방에 오래된 약을 발견하면서 “폐의약품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거지?”라는 의문과 함께 폐의약품 수거 문제해결까지 생각하게 됐어요.
되게 의외의 지점에서 문제를 발견한 거네요? 그럼 매퍼스 팀에 속한 나우, 오즈, 헐드는 각자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나우: 저는 폐의약품 문제에 관한 전반적인 보고서 작성과 향후 문제해결을 위한 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즈: 팀의 디자이너 역할을 맡고 있어요. 팀 소개에 필요한 PPT, 포스터, 명함과 같은 시각 디자인에 필요한 업무들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헐드는 팀 솔루션에 해당하는 앱 개발을 맡고 있어요. 아직 기획과 디자인이 끝나지 않아서 초기 단계이지만, 앱 개발을 위해서 다양한 기술을 배우고 있어요.
세 분이 서로 원해서 팀으로 구성됐나요?
나우: 사실 팀 구성은 코칭 선생님들의 역할이 커요. 팀 구성이 이뤄지는 시점이 첫 입학 직후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서로를 잘 모르거든요. 저희 팀도 각자 가진 능력, 개성을 생각해서 코칭 선생님들이 팀을 구성했어요.
오즈: 문제는 팀 구성 이후였어요. 나우가 얘기했던 것처럼 저희가 문제탐색을 통해서 해결하고 싶었던 주제는 진로 교육이었거든요. 그런데 문제를 탐색할수록 진로 교육에 대한 방향성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깐 팀원들끼리 의견충돌이 많았어요. 심지어 팀 이름도 진로 교육이랑 연결 지었는데 말이죠(맵퍼스 팀 이름의 의미는 맵+펄슨의 합성어로 길을 잃은 아이들에게 진로를 찾아주자는 의미였다고 한다).
매퍼스 팀이 지금 해결하려고 하는 폐의약품 수거 문제는 탐색 단계에서 고려조차 안 됐던 거네요? 되게 많은 좌충우돌 끝에 현재 단계까지 왔을 것 같은데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요?
나우: 우선 문제 정의부터 난관의 연속이었어요. 문제탐색 단계에서 정했던 진로 교육에 관한 내용을 포기하고 AI 리터러시로 주제를 바꿨는데, 또다시 문제 정의에 실패했어요. 그러다 보니 팀원들끼리 의견충돌도 잦았고 팀 구성 자체가 와해 될 위기가 여러 번 있었죠.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사람과 협력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란 걸 알게 됐어요. 서로 간의 업무 스타일, 주제에 대한 인식 차이 등을 계속해서 좁혀야 했으니깐요. 다행히도 팀원 모두 이대로 팀이 깨져선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코칭 선생님인 예티의 도움으로 팀원 간 지켜야 할 계약서를 작성했죠.🤣
오즈: 저는 주제가 바뀌는 건 스트레스가 크지 않았어요. 다만 각자가 원래 생각했던 방향으로 문제를 정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게 더 힘들었어요. 팀 프로젝트는 저희만 하는 게 아니거든요. 제 주변의 다른 팀들은 문제탐색부터 정의까지 앞으로 쭉쭉 치고 나가는 데 저희 팀만 뒤처지는 것 같았어요. 게다가 진로 교육 이후 AI 리터러시로 주제를 다시 설정했을 때 청소년의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거대한 문제에 직면하게 됐어요. 두 번 연속 문제 정의에 실패하니깐 이번 학기 내에 심사통과를 못 할 것 같은 불안감이 커지더라구요.
헐드: 맞아요. 나우나 오즈가 생각했던 불안감을 저도 똑같이 느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렇게 팀이 무너지는 게 싫다는 감정도 들었어요. 특히 나우와 오즈가 저를 많이 설득했어요. 1년 동안 함께한 시간을 이대로 무너트리는 것보다 끝까지 문제를 찾아서 해결 해보자는 말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2번이나 문제 정의에 실패하는 바람에 또다시 주제를 정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정말 컸어요. 그러던 중 제 가방에서 오래된 의약품이 나왔고, 폐의약품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주제를 정하는 것에 있어서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느껴지네요. 결과적으로 폐의약품 수거 문제를 다루게 됐는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요?
나우: 간단하게 정정하고 싶어요. 우선 저희 문제 정의는 폐의약품 수거라기 보다는, 폐의약품을 제대로 폐기할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하는 거예요. 저희도 처음에는 폐의약품 수거라는 표현을 했는데, 지금은 확실하게 폐기 문제를 다루고 있어요. 왜냐하면 수거는 지자체 혹은 정부가 하는 일이잖아요. 저희가 집중하려고 했던 건 그런 수거 시스템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폐의약품을 올바르게 폐기할 수 있는 의지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헐드: 이 주제를 제가 먼저 제시했지만, 저조차도 폐의약품을 수거해서 폐기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폐의약품 폐기 문제에 관해서 자료를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했어요. 폐의약품을 아무렇게 처리하면 항생제 성분이 하수도로 흘러가게 되고, 우리가 마시는 물과 먹는 생선에서 온갖 항생제 성분이 검출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폐의약품 항생제에 중독된 생선을 인간이 먹게 되면 나중에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할 때 약효가 떨어지게 돼요. 게다가 토양에 있는 박테리아와 항생제가 잘못 결합 돼서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는 슈퍼 박테리아로 진화하게 된 데요. 저희가 폐의약품에 관한 설문조사를 직접 해봤어요. 총 350명에게 조사를 했는데, 60% 이상이 폐의약품에 대한 올바른 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을 기록했어요. 이렇게 심각한 문제를 대부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되게 충격이었어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관련 데이터와 자료를 찾았어요. 두 번이나 문제 정의에 실패했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강했던 것도 있었지만, 폐의약품 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 욕구도 꽤 강했거든요.
오즈: 저는 처음 폐의약품 주제를 하자고 했을 때 다른 주제에 더 관심이 있었어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끊임없이 사고가 나는데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보자고 했어요. 그런데 나우, 헐드와 계속 대화를 하면서 폐의약품 처리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느껴졌어요. 헐드가 찾아온 자료와 데이터를 보니깐 우리 일상생활에 정말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 주제보다는 폐의약품 처리 문제를 제대로 해결 해보자고 생각한 것 같아요.
문제정의 단계에서 두 번의 실패가 오히려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네요. 제가 매퍼스팀의 문제정의 보고서, 심사를 위한 PPT를 살펴봤는데 정말 감탄했어요. 양질의 보고서와 훌륭한 시각 디자인이 눈에 띄었거든요. 서로 간에 많은 힘듦이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나요?
오즈: 정말 솔직하게 밝히자면 앞서나가는 다른 팀들에 대한 경쟁심리가 강했던 것 같아요. 저는 거캠에 입학하고 부트 캠프와 문제 탐색 단계부터 나우, 헐드와 함께하고 싶었어요. 제가 느끼기에 진중했고,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모습들이 보였거든요. 이 둘과 함께할 수 있도록 코칭 선생님께 부탁할 정도였어요. 당연히 다른 팀들보다 문제를 잘 해결할 줄 알았는데 앞서 얘기한 것처럼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니깐 제 자신한테 화가 많이 났어요. 그래서 우리가 정의한 문제가 최종적으로 심사에 통과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매퍼스 팀으로 끝까지 도전 해보자고 다짐했어요.
나우: 저도 오즈와 똑같은 마음이었어요. 다른 팀들은 부트캠프부터 문제정의를 잘 해나가고, 앱도 개발하겠다고 하는데 저희 팀은 계속 실패하기만 했잖아요. 초조하고 힘들었는데 한편으로는 스스로에게 많이 실망했어요. 정말 팀원들과 문제를 정의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는지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폐의약품 폐기 문제를 결정하고 난 이후 2개월 동안은 매주 진행했던 팀원 발표 때마다 밤을 샜어요. 24시간 카페에 가서 우리가 정한 문제의 정의 과정, 해결 방안이 올바른지 서로 간에 치열하게 얘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매주 밤을 새고 있더라구요.
헐드: 일단 목표가 너무 뚜렷했어요.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시간 동안 팀원들과 최선을 다해서 문제해결 심사를 통과하고 싶었어요. 앞서나가는 다른 팀을 보면서 초조했지만, 아직 두 달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었으니깐요. 특히 코칭 선생님인 예티의 도움이 컸어요. 저희가 의욕이 꺾일 때마다 상황에 맞게 채찍과 당근을 제시했거든요.
예티의 채찍과 당근은 어떤 것이었나요?
오즈: 일단 채찍은 ‘굉장히 현실적인’ 조언이었어요. 정말 냉정하게 저희 팀의 상황을 진단하고,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는 얘기를 하지 말라고 했어요. 당근은 저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점이에요. 주말에도 출근하셔서 저희 팀의 문제해결점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상의 해줬거든요.
나우: 맞아요. 저는 예티의 채찍이 저희를 비난하거나 비판한다고 느껴지는 게 아니라 자극을 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예티의 얘기를 들으면 뭔가 모르게 더 의욕이 생기더라구요. 덕분에 진심으로 이번 학기에 좋은 성과를 만들고 싶은 동기부여가 생겼습니다.
각자의 동기부여, 예티의 도움이 매퍼스 팀을 성장시켰네요. 그런데 매퍼스 팀은 문제심사 단계에서 재심사를 통해서 합격했다고 들었어요. 제가 확인한 보고서와 발표 PPT는 정말 좋은 성과물이었다고 봤는데 어떤 점 때문에 재심사까지 가게 됐나요?
나우: 저랑 오즈는 첫 심사에서 통과할 줄 알았어요. 막상 심사에 들어갔을 때 선생님들의 지적에 잘 대응을 못하면서 뭔가 크게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기 전까지는요.
오즈: 폐의약품 처리에 관한 정확한 솔루션이 무엇인지 물었는데 저희가 제대로 답을 못했어요. 폐기 자체가 잘못된 것인지,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먹는 사람이 문제인지, 오래된 약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게 문제인지 정확히 설정하지 못했어요. 폐의약품 처리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 되어야 할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했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야 할지 제대로 정의를 못한거죠. 게다가 심사를 위한 PPT 발표 내용 중 잘못된 데이터에 대한 지적까지 나오니깐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재심사로 넘어가서는 1차 심사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잘 보완했나요?
나우: 재심사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쉽지 않았던 건 똑같았어요. 저희 스스로 합격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깐요. 그럼에도 합격한 이유를 찾아보자면 불과 2개월 만에 문제를 정의하고, 솔루션 구상과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끈질기게 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 준 것 같아요.
심사에 통과한 덕분에 이번 학기에 문제해결 단계로 진입했어요. 문제해결을 위한 과정은 순조로운 편인가요?
오즈: 일단 맵퍼스라는 이름부터 리브랜딩하려고 해요. 진로교육에 관한 주제를 위해서 만든 팀명이 현재 저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정체성이 안 맞거든요. 좀 더 직관적으로 저희를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부터 만들 예정이에요.
나우: 그리고 심사 단계에서 지적받았던 문제 정의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보완하고 있어요. 폐의약품 관련 조사를 통해서 나오는 자료가 있고, 안 나오는 자료가 있거든요. 폐기를 잘하는 것이 최종목표인지, 사람의 건강에 대한 위협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한지 명확히 정의하고자 해요. 그래서 설문지를 다시 만들고 최대한 많은 DB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문제 정의 단계에서 실시한 설문은 주로 폐의약품 수거 문제에 대한 인식도 조사였어요.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는 게 좋은지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해요. 다음 주부터 설문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현재는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헐드: 저는 우선 문제해결에 대한 정확한 기획과 브랜딩 디자인이 나와야 앱 개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에요. 지금은 앱 개발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베타테스트를 하기 위해선 기획과 디자인이 결정된 순간 곧바로 시작해야 하거든요.
그럼 폐의약품 폐기 문제해결을 위한 이번 학기의 핵심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나우: 핵심 목표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서 폐의약품에 대한 DB 구축을 확장하는 거예요. 그리고 지자체 혹은 약국과 협업을 하는 게 중요해졌어요. 폐의약품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건데 작은 개인이 무언가를 실현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전혀 아니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폐의약품 문제를 인식하게 하고, 그걸 넘어서 직접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하려면 관련 당사자와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해요. 문제 정의 보고서에도 기록했지만 이미 약국 4곳과 협업하기로 접촉이 완료된 상태예요.
어떻게 약국과 접촉할 수 있었나요?
나우: 저희가 직접 약국을 찾아다니면서 설득했어요. 총 8곳의 약국에 저희 보고서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사서 찾아갔어요. 최대한 약사분들이 바쁘지 않은 시간대를 선택해서 잠시 시간을 내달라고 했죠. 저희가 해결하고 싶은 폐의약품 문제에 대해서 설명했고, 약국에 인식 개선을 위한 포스터를 붙이고 싶은데 가능하냐고 물었죠. 8곳 중 4곳이 동의했어요. 이번 학기에는 더 많은 약국을 찾아갈 예정이에요. 거캠이 있는 종로구에만 250개가 넘는 약국이 있어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약사분들이 많은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데 큰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그런가요? 약사분들에겐 폐의약품 문제가 무척 중요하지 않나요?
나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직접 약국을 찾아다니면서 느꼈는데, 저희보다 폐의약품 처리 과정에 대한 정보를 모르는 분들도 계셨어요.
헐드: 맞아요. 저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하면서 되게 많은 자료 수집을 했고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덕분에 현 제도 아래에서 폐의약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전문가들보다 더 잘 알게 된 거예요.
오즈: 약사, 보건소 직원, 지자체 환경국은 엄밀히 따지면 폐의약품 처리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갖춰야 하잖아요. 하물며 저희도 인터넷과 보고서 자료를 통해서 공부하거든요. 그런데 최소한의 지식도 알려주지 못한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되게 속상했어요.
저도 폐의약품에 관한 지식이 부족했지만 의약품 관련 전문가들도 그럴 줄 상상도 못했네요. 이제 더 많은 약국과 접촉하고 협업을 요청해야 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에요?
오즈: 결국 홍보에요. 의약품과 가장 관련도가 높은 약국에서 더 많은 홍보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돼요. 약국이나 병원 같은 곳은 약을 직접 제조하고 수령하는 곳이잖아요. 그런 곳에 제대로 홍보가 안 되어 있으면 가장 기초적인 지식 전달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약국, 병원에서부터 최대한 많은 정보 노출을 위해 발로 뛰어야죠.
지난 1년 동안 매퍼스 팀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특히 스스로 문제를 탐색하고, 정의와 해결 단계를 추진하는 시스템은 일반 사회에서도 난제거든요. 이번 학기부터 본격적으로 문제해결을 해나가야 하는데 각자 어떤 방향으로 팀이 나아갔으면 좋겠나요?
오즈: 1년 동안 함께하면서 저희 팀의 특성을 알게 됐어요. 확실한 목표가 생길 때 더 단단하게 뭉치고 강해졌어요. 이번 학기도 팀 목표를 정확히 정해서 나아가고 싶어요. 더 많은 약국과의 협업, 팀 브랜드 작업, 다수 시민들의 폐의약품에 관한 인식 DB 구축을 위해서 지금처럼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나우: 저는 더 적극적으로 도전하길 바래요. 일단 저번 학기 같은 경우에는 여러 공모전, 대회가 있어도 나가지 못했어요. 문제 정의도 확실치 않았고, 앱 개발 방향성도 불확실했거든요. 이번 학기는 지난 학기보다 좀 더 자신감이 쌓였고 나아가야 할 방향도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그래서 기회가 생기면 공모전과 대회에 바로 도전하고 싶어요.
헐드: 오즈, 나우가 얘기한 걸 포함해서 팀 내 신뢰도가 더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지난 학기에 팀 분열을 겪으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서로 간에 신뢰가 떨어지면서 많이 다퉜거든요. 이제는 팀원들을 좀 더 믿고 싶어요. 1학기 때 끊임없이 대화를 했던 과정 덕분에 오즈와 나우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최종적으로는 말하지 않아도 상호 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일을 진행하는 관계가 되길 바랍니다.
📌 매퍼스팀을 인터뷰하면서 거캐머들의 성장 과정이 결코 쉽게 이뤄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학생들이 보여준 문제 정의 보고서는 너무 완벽했기 때문이죠.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해 보이는 팀의 보고서와 달리 매퍼스 팀은 수많은 좌충우돌 끝에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서로 의견충돌을 빚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수많은 어려움, 난관 속에서도 의지를 꺽지 않고 끝내 함께한 매퍼스 팀의 폐의약품 문제 해결기가 2학기에는 더 자신감 있게 추진되길 바랍니다. 😊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바로 삶과 학습의 ‘자기주도성’ 입니다. 왜냐구요? 어지럽고 다원화 된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선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협력적 문제해결 역량’을 키워내는 것도 중요해요. 사회는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니깐요. 거꾸로캠퍼스는 ‘자기주도성’과 ‘협력적 문제해결 역량’을 기르기 위해 팀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캠의 팀 프로젝트는 ‘부트캠프-문제탐색’, ‘문제 정의’, ‘문제 해결’ 단계로 이어집니다.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좌충우돌, 우여곡절을 알려드리기 위한 ‘팀 프로젝트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이번주 인터뷰는 폐의약품을 아무렇게나 버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매퍼스 팀(팀원: 나우, 오즈, 헐드)입니다. 매퍼스 팀이 어떻게 폐의약품에 관한 문제를 인식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인터뷰를 확인해주세요!!😁
해리(이하 생략): 먼저 매퍼스 팀에 대해 소개해 줄 수 있을까요?
나우: 네, 저희 팀은 폐의약품 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사실 저희 팀은 원래 폐의약품 문제를 다루던 팀이 아니었습니다. 처음 탐색 단계에서는 진로교육과 AI 리터러시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는데 명확한 문제점을 찾지 못했어요. 그러던 중 헐드의 가방에 오래된 약을 발견하면서 “폐의약품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거지?”라는 의문과 함께 폐의약품 수거 문제해결까지 생각하게 됐어요.
되게 의외의 지점에서 문제를 발견한 거네요? 그럼 매퍼스 팀에 속한 나우, 오즈, 헐드는 각자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나우: 저는 폐의약품 문제에 관한 전반적인 보고서 작성과 향후 문제해결을 위한 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즈: 팀의 디자이너 역할을 맡고 있어요. 팀 소개에 필요한 PPT, 포스터, 명함과 같은 시각 디자인에 필요한 업무들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헐드는 팀 솔루션에 해당하는 앱 개발을 맡고 있어요. 아직 기획과 디자인이 끝나지 않아서 초기 단계이지만, 앱 개발을 위해서 다양한 기술을 배우고 있어요.
세 분이 서로 원해서 팀으로 구성됐나요?
나우: 사실 팀 구성은 코칭 선생님들의 역할이 커요. 팀 구성이 이뤄지는 시점이 첫 입학 직후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서로를 잘 모르거든요. 저희 팀도 각자 가진 능력, 개성을 생각해서 코칭 선생님들이 팀을 구성했어요.
오즈: 문제는 팀 구성 이후였어요. 나우가 얘기했던 것처럼 저희가 문제탐색을 통해서 해결하고 싶었던 주제는 진로 교육이었거든요. 그런데 문제를 탐색할수록 진로 교육에 대한 방향성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깐 팀원들끼리 의견충돌이 많았어요. 심지어 팀 이름도 진로 교육이랑 연결 지었는데 말이죠(맵퍼스 팀 이름의 의미는 맵+펄슨의 합성어로 길을 잃은 아이들에게 진로를 찾아주자는 의미였다고 한다).
매퍼스 팀이 지금 해결하려고 하는 폐의약품 수거 문제는 탐색 단계에서 고려조차 안 됐던 거네요? 되게 많은 좌충우돌 끝에 현재 단계까지 왔을 것 같은데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요?
나우: 우선 문제 정의부터 난관의 연속이었어요. 문제탐색 단계에서 정했던 진로 교육에 관한 내용을 포기하고 AI 리터러시로 주제를 바꿨는데, 또다시 문제 정의에 실패했어요. 그러다 보니 팀원들끼리 의견충돌도 잦았고 팀 구성 자체가 와해 될 위기가 여러 번 있었죠.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사람과 협력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란 걸 알게 됐어요. 서로 간의 업무 스타일, 주제에 대한 인식 차이 등을 계속해서 좁혀야 했으니깐요. 다행히도 팀원 모두 이대로 팀이 깨져선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코칭 선생님인 예티의 도움으로 팀원 간 지켜야 할 계약서를 작성했죠.🤣
오즈: 저는 주제가 바뀌는 건 스트레스가 크지 않았어요. 다만 각자가 원래 생각했던 방향으로 문제를 정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게 더 힘들었어요. 팀 프로젝트는 저희만 하는 게 아니거든요. 제 주변의 다른 팀들은 문제탐색부터 정의까지 앞으로 쭉쭉 치고 나가는 데 저희 팀만 뒤처지는 것 같았어요. 게다가 진로 교육 이후 AI 리터러시로 주제를 다시 설정했을 때 청소년의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거대한 문제에 직면하게 됐어요. 두 번 연속 문제 정의에 실패하니깐 이번 학기 내에 심사통과를 못 할 것 같은 불안감이 커지더라구요.
헐드: 맞아요. 나우나 오즈가 생각했던 불안감을 저도 똑같이 느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렇게 팀이 무너지는 게 싫다는 감정도 들었어요. 특히 나우와 오즈가 저를 많이 설득했어요. 1년 동안 함께한 시간을 이대로 무너트리는 것보다 끝까지 문제를 찾아서 해결 해보자는 말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2번이나 문제 정의에 실패하는 바람에 또다시 주제를 정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정말 컸어요. 그러던 중 제 가방에서 오래된 의약품이 나왔고, 폐의약품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주제를 정하는 것에 있어서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느껴지네요. 결과적으로 폐의약품 수거 문제를 다루게 됐는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요?
나우: 간단하게 정정하고 싶어요. 우선 저희 문제 정의는 폐의약품 수거라기 보다는, 폐의약품을 제대로 폐기할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하는 거예요. 저희도 처음에는 폐의약품 수거라는 표현을 했는데, 지금은 확실하게 폐기 문제를 다루고 있어요. 왜냐하면 수거는 지자체 혹은 정부가 하는 일이잖아요. 저희가 집중하려고 했던 건 그런 수거 시스템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폐의약품을 올바르게 폐기할 수 있는 의지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헐드: 이 주제를 제가 먼저 제시했지만, 저조차도 폐의약품을 수거해서 폐기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폐의약품 폐기 문제에 관해서 자료를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했어요. 폐의약품을 아무렇게 처리하면 항생제 성분이 하수도로 흘러가게 되고, 우리가 마시는 물과 먹는 생선에서 온갖 항생제 성분이 검출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폐의약품 항생제에 중독된 생선을 인간이 먹게 되면 나중에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할 때 약효가 떨어지게 돼요. 게다가 토양에 있는 박테리아와 항생제가 잘못 결합 돼서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는 슈퍼 박테리아로 진화하게 된 데요. 저희가 폐의약품에 관한 설문조사를 직접 해봤어요. 총 350명에게 조사를 했는데, 60% 이상이 폐의약품에 대한 올바른 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을 기록했어요. 이렇게 심각한 문제를 대부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되게 충격이었어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관련 데이터와 자료를 찾았어요. 두 번이나 문제 정의에 실패했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강했던 것도 있었지만, 폐의약품 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 욕구도 꽤 강했거든요.
오즈: 저는 처음 폐의약품 주제를 하자고 했을 때 다른 주제에 더 관심이 있었어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끊임없이 사고가 나는데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보자고 했어요. 그런데 나우, 헐드와 계속 대화를 하면서 폐의약품 처리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느껴졌어요. 헐드가 찾아온 자료와 데이터를 보니깐 우리 일상생활에 정말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 주제보다는 폐의약품 처리 문제를 제대로 해결 해보자고 생각한 것 같아요.
문제정의 단계에서 두 번의 실패가 오히려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네요. 제가 매퍼스팀의 문제정의 보고서, 심사를 위한 PPT를 살펴봤는데 정말 감탄했어요. 양질의 보고서와 훌륭한 시각 디자인이 눈에 띄었거든요. 서로 간에 많은 힘듦이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나요?
오즈: 정말 솔직하게 밝히자면 앞서나가는 다른 팀들에 대한 경쟁심리가 강했던 것 같아요. 저는 거캠에 입학하고 부트 캠프와 문제 탐색 단계부터 나우, 헐드와 함께하고 싶었어요. 제가 느끼기에 진중했고,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모습들이 보였거든요. 이 둘과 함께할 수 있도록 코칭 선생님께 부탁할 정도였어요. 당연히 다른 팀들보다 문제를 잘 해결할 줄 알았는데 앞서 얘기한 것처럼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니깐 제 자신한테 화가 많이 났어요. 그래서 우리가 정의한 문제가 최종적으로 심사에 통과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매퍼스 팀으로 끝까지 도전 해보자고 다짐했어요.
나우: 저도 오즈와 똑같은 마음이었어요. 다른 팀들은 부트캠프부터 문제정의를 잘 해나가고, 앱도 개발하겠다고 하는데 저희 팀은 계속 실패하기만 했잖아요. 초조하고 힘들었는데 한편으로는 스스로에게 많이 실망했어요. 정말 팀원들과 문제를 정의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는지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폐의약품 폐기 문제를 결정하고 난 이후 2개월 동안은 매주 진행했던 팀원 발표 때마다 밤을 샜어요. 24시간 카페에 가서 우리가 정한 문제의 정의 과정, 해결 방안이 올바른지 서로 간에 치열하게 얘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매주 밤을 새고 있더라구요.
헐드: 일단 목표가 너무 뚜렷했어요.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시간 동안 팀원들과 최선을 다해서 문제해결 심사를 통과하고 싶었어요. 앞서나가는 다른 팀을 보면서 초조했지만, 아직 두 달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었으니깐요. 특히 코칭 선생님인 예티의 도움이 컸어요. 저희가 의욕이 꺾일 때마다 상황에 맞게 채찍과 당근을 제시했거든요.
예티의 채찍과 당근은 어떤 것이었나요?
오즈: 일단 채찍은 ‘굉장히 현실적인’ 조언이었어요. 정말 냉정하게 저희 팀의 상황을 진단하고,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는 얘기를 하지 말라고 했어요. 당근은 저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점이에요. 주말에도 출근하셔서 저희 팀의 문제해결점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상의 해줬거든요.
나우: 맞아요. 저는 예티의 채찍이 저희를 비난하거나 비판한다고 느껴지는 게 아니라 자극을 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예티의 얘기를 들으면 뭔가 모르게 더 의욕이 생기더라구요. 덕분에 진심으로 이번 학기에 좋은 성과를 만들고 싶은 동기부여가 생겼습니다.
각자의 동기부여, 예티의 도움이 매퍼스 팀을 성장시켰네요. 그런데 매퍼스 팀은 문제심사 단계에서 재심사를 통해서 합격했다고 들었어요. 제가 확인한 보고서와 발표 PPT는 정말 좋은 성과물이었다고 봤는데 어떤 점 때문에 재심사까지 가게 됐나요?
나우: 저랑 오즈는 첫 심사에서 통과할 줄 알았어요. 막상 심사에 들어갔을 때 선생님들의 지적에 잘 대응을 못하면서 뭔가 크게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기 전까지는요.
오즈: 폐의약품 처리에 관한 정확한 솔루션이 무엇인지 물었는데 저희가 제대로 답을 못했어요. 폐기 자체가 잘못된 것인지,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먹는 사람이 문제인지, 오래된 약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게 문제인지 정확히 설정하지 못했어요. 폐의약품 처리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 되어야 할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했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야 할지 제대로 정의를 못한거죠. 게다가 심사를 위한 PPT 발표 내용 중 잘못된 데이터에 대한 지적까지 나오니깐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재심사로 넘어가서는 1차 심사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잘 보완했나요?
나우: 재심사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쉽지 않았던 건 똑같았어요. 저희 스스로 합격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깐요. 그럼에도 합격한 이유를 찾아보자면 불과 2개월 만에 문제를 정의하고, 솔루션 구상과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끈질기게 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 준 것 같아요.
심사에 통과한 덕분에 이번 학기에 문제해결 단계로 진입했어요. 문제해결을 위한 과정은 순조로운 편인가요?
오즈: 일단 맵퍼스라는 이름부터 리브랜딩하려고 해요. 진로교육에 관한 주제를 위해서 만든 팀명이 현재 저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정체성이 안 맞거든요. 좀 더 직관적으로 저희를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부터 만들 예정이에요.
나우: 그리고 심사 단계에서 지적받았던 문제 정의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보완하고 있어요. 폐의약품 관련 조사를 통해서 나오는 자료가 있고, 안 나오는 자료가 있거든요. 폐기를 잘하는 것이 최종목표인지, 사람의 건강에 대한 위협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한지 명확히 정의하고자 해요. 그래서 설문지를 다시 만들고 최대한 많은 DB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문제 정의 단계에서 실시한 설문은 주로 폐의약품 수거 문제에 대한 인식도 조사였어요.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는 게 좋은지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해요. 다음 주부터 설문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현재는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헐드: 저는 우선 문제해결에 대한 정확한 기획과 브랜딩 디자인이 나와야 앱 개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에요. 지금은 앱 개발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베타테스트를 하기 위해선 기획과 디자인이 결정된 순간 곧바로 시작해야 하거든요.
그럼 폐의약품 폐기 문제해결을 위한 이번 학기의 핵심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나우: 핵심 목표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서 폐의약품에 대한 DB 구축을 확장하는 거예요. 그리고 지자체 혹은 약국과 협업을 하는 게 중요해졌어요. 폐의약품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건데 작은 개인이 무언가를 실현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전혀 아니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폐의약품 문제를 인식하게 하고, 그걸 넘어서 직접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하려면 관련 당사자와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해요. 문제 정의 보고서에도 기록했지만 이미 약국 4곳과 협업하기로 접촉이 완료된 상태예요.
어떻게 약국과 접촉할 수 있었나요?
나우: 저희가 직접 약국을 찾아다니면서 설득했어요. 총 8곳의 약국에 저희 보고서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사서 찾아갔어요. 최대한 약사분들이 바쁘지 않은 시간대를 선택해서 잠시 시간을 내달라고 했죠. 저희가 해결하고 싶은 폐의약품 문제에 대해서 설명했고, 약국에 인식 개선을 위한 포스터를 붙이고 싶은데 가능하냐고 물었죠. 8곳 중 4곳이 동의했어요. 이번 학기에는 더 많은 약국을 찾아갈 예정이에요. 거캠이 있는 종로구에만 250개가 넘는 약국이 있어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약사분들이 많은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데 큰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그런가요? 약사분들에겐 폐의약품 문제가 무척 중요하지 않나요?
나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직접 약국을 찾아다니면서 느꼈는데, 저희보다 폐의약품 처리 과정에 대한 정보를 모르는 분들도 계셨어요.
헐드: 맞아요. 저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하면서 되게 많은 자료 수집을 했고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덕분에 현 제도 아래에서 폐의약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전문가들보다 더 잘 알게 된 거예요.
오즈: 약사, 보건소 직원, 지자체 환경국은 엄밀히 따지면 폐의약품 처리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갖춰야 하잖아요. 하물며 저희도 인터넷과 보고서 자료를 통해서 공부하거든요. 그런데 최소한의 지식도 알려주지 못한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되게 속상했어요.
저도 폐의약품에 관한 지식이 부족했지만 의약품 관련 전문가들도 그럴 줄 상상도 못했네요. 이제 더 많은 약국과 접촉하고 협업을 요청해야 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에요?
오즈: 결국 홍보에요. 의약품과 가장 관련도가 높은 약국에서 더 많은 홍보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돼요. 약국이나 병원 같은 곳은 약을 직접 제조하고 수령하는 곳이잖아요. 그런 곳에 제대로 홍보가 안 되어 있으면 가장 기초적인 지식 전달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약국, 병원에서부터 최대한 많은 정보 노출을 위해 발로 뛰어야죠.
지난 1년 동안 매퍼스 팀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특히 스스로 문제를 탐색하고, 정의와 해결 단계를 추진하는 시스템은 일반 사회에서도 난제거든요. 이번 학기부터 본격적으로 문제해결을 해나가야 하는데 각자 어떤 방향으로 팀이 나아갔으면 좋겠나요?
오즈: 1년 동안 함께하면서 저희 팀의 특성을 알게 됐어요. 확실한 목표가 생길 때 더 단단하게 뭉치고 강해졌어요. 이번 학기도 팀 목표를 정확히 정해서 나아가고 싶어요. 더 많은 약국과의 협업, 팀 브랜드 작업, 다수 시민들의 폐의약품에 관한 인식 DB 구축을 위해서 지금처럼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나우: 저는 더 적극적으로 도전하길 바래요. 일단 저번 학기 같은 경우에는 여러 공모전, 대회가 있어도 나가지 못했어요. 문제 정의도 확실치 않았고, 앱 개발 방향성도 불확실했거든요. 이번 학기는 지난 학기보다 좀 더 자신감이 쌓였고 나아가야 할 방향도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그래서 기회가 생기면 공모전과 대회에 바로 도전하고 싶어요.
헐드: 오즈, 나우가 얘기한 걸 포함해서 팀 내 신뢰도가 더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지난 학기에 팀 분열을 겪으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서로 간에 신뢰가 떨어지면서 많이 다퉜거든요. 이제는 팀원들을 좀 더 믿고 싶어요. 1학기 때 끊임없이 대화를 했던 과정 덕분에 오즈와 나우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최종적으로는 말하지 않아도 상호 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일을 진행하는 관계가 되길 바랍니다.
📌 매퍼스팀을 인터뷰하면서 거캐머들의 성장 과정이 결코 쉽게 이뤄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학생들이 보여준 문제 정의 보고서는 너무 완벽했기 때문이죠.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해 보이는 팀의 보고서와 달리 매퍼스 팀은 수많은 좌충우돌 끝에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서로 의견충돌을 빚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수많은 어려움, 난관 속에서도 의지를 꺽지 않고 끝내 함께한 매퍼스 팀의 폐의약품 문제 해결기가 2학기에는 더 자신감 있게 추진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