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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캠퍼스 이야기눈부신 날을 맞을 룸메를 응원하며

Gschool
2022-09-27
조회수 1172


교육실험실21에서는 대표 연구 과제인 거꾸로캠퍼스 교육프로그램 연구 외에도 학교를 구성하는 다양한 이야기 조각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는 학부모의 눈으로 본 거꾸로캠퍼스와 거캐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거꾸로캠퍼스에 자녀가 다니게 되면서 생기는 걱정, 기쁨, 안도, 기대, 희망 등 수 많은 단어와 감정을 떠올리고 공감하실 것 같아요. 타인이 바라본 거꾸로캠퍼스의 단편. 이 조각들이 모이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가까이 또는 먼 곳에서 거꾸로캠퍼스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면 언제든 편집국으로 연락주세요. 온 마음으로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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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날을 맞을 룸메를 응원하며


새로운 대안을 찾아

우리집에는 아들 셋이 산다. 언제까지나 계속 어릴 줄만 알았던 아이들이었는데,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더 빨리 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우리집 큰 아이는 제일 먼저 공교육의 현실에 대해 낱낱이 알게 해주었고, 우리에게 큰 혼란을 안겨주었다.

‘아이가 영어를 잘 못하는데, 댁에서 선행학습을 시키면 좋겠습니다.’

‘학교 끝나고 집에서 놀기보다는, 학원에서 다른 친구들과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사실 우리 가족은 자기 주도, 자율 학습을 넘어 중간/기말 평가에 쫄지 않고 독서를 할 수 있는 용기를 내기를 기대하는 교육관을 고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의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위와 같은 이야기를 실제로 들어보니, 나와 아내는 계속 공교육에 아이를 맡겨둘 수 없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당장 용기 있게 다른 대안을 선택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 그렇게 큰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우연한 기회에 주변 홈스쿨, 대안학교 경험자 몇을 알게 되었고, 우리 가족은 새로운 희망의 빛을 발견한 것처럼, 해당 학교들의 설명회, 축제, 졸업전시회 등의 이벤트에 참석하게 되었다. 각 학교마다의 다양한 장단점을 관찰할 수 있었고, 특히 입시교육 아래 지내는 아이들과는 매우 다른 눈빛을 지닌 아이들의 품새에 매우 큰 감동을 받았다. 그렇게 1년 정도 더 지켜보다, 중학교 3학년 1학기에 큰 아이는 결론적으로 거꾸로캠퍼스를 선택했다.



<상단 좌측에서 우측으로 풀무농업기술고등학교, 꿈틀리인생학교, 하단 좌측에서 우측으로 거꾸로캠퍼스, 오딧세이학교(사진)>


코로나 시대의 거캐머 시작

아이는 거캠에서 룸메로 불렸다. 2020년 8월은 코로나가 한참 기승을 부릴 때라, 거캠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당연히 기숙사 생활의 100% 찐 거캠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코로나 시대에 거캠만큼 혁신적인 학습환경을 갖추고 노력하는 곳도 없으리라 생각하며, 학교의 방침과 노력을 무한 신뢰했다. 룸메는 하루종일 노트북 앞에 앉아 학습을 이어갔고, 밤마다 잦은 토론을 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매 모듈별 주제에 따른 흔하지 않은 자기주도적인 학습 방식에 대해 매우 만족해 했고, 종종 토론과 협업이 힘겨워 보이기도 했지만, 천천히 빼곡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학이나 회사에서 경험하는 제일 어려운 것 중 하나가 팀플/협업 작업이고 지금은 그 능력이 매우 중요한 시대인데, 아이가 고등학교 때부터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니, 매우 부럽고 대견스러웠다. 때때로 잘 이겨내려고 혹은 만족하는 수준으로 결과물을 뽑아 내려고 몰입하는 모습이 안스럽기도 했지만, 이런 귀한 경험을 접하고 있음에 감사하자고 우리는 서로 위로했다.


새로운 배움

거캠에서의 배움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코딩, 디자인 등의 실용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보면, 다른 모양의 특성화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문제 정의/심화 활동을 통해 생각의 깊이와 폭을 넓혀 가는 것을 보면, 철학 학교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느 쪽이 거캠스러울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혼란스러움이 거캠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나아가, 대게 고등학교, 대학교를 보내는 부모들이 ‘그렇다면 이 학교의 선배들은 어떤 결실을 맺었나’에 대해 선행조사를 많이 하는데, 거캠은 생긴 지도 얼마 안되었지만, 얼마 안된 그 몇 년동안에도 계속 변화하고 있으므로 앞의 질문이 딱히 바람직한 질문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 정한 룰에 따라 학교가 안정화를 노력하기보다는, 세상의 변화와 아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학교 스스로가 혁신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마치 성장을 기대하는 스타트업들과 같이 그 자체로의 멋스러움을 자랑하고 있는 듯 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느 누가 우리의 내일을 정확하게 예견할 수 있을까. 더 많은 경험과 기회를 제공하고 아이들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작금의 시대에 매우 필요한 교육의 형태가 아닐까 생각된다.


거캠 넥스트

거캠의 아이들은 본인의 졸업(EXIT)을 스스로 결정한다. 참 아름답고 멋진 생각이다. 룸메와 나는 거캠 NEXT의 여러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 했지만, 정확하게 무엇이다라고 정하기보다는 다양한 기회와 가능성에 대해 열어 둔 채, 2022년 7월 EXIT을 감행했다. 2년의 시간 동안 일반적인 고등학생들은 생각하기도 힘든 다양하고 밀도 깊은 경험들을 많이 하고 18살 룸메가 되어 세상으로 나왔다. EXIT 하자 마자 목포 여행, 전국 자전거 여행, 고졸 검정고시를 마쳤고, 이제는 기업 인턴쉽, 프로그래밍 전문 학습 과정, 관심 분야 전문가 네트워크 확장, 해외 대학 유학 등의 더 넓은 세상에 대해 자유롭게 상상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시간적 압박은 가급적 갖지 않기로 했다. 나는 최대한 멱살캐리를 하지 않도록 자제하고, 룸메 본인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여러 정보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마음 먹었다. 모두가 가는 입시 교육이 아닌 대안교육을 선택함으로써 새로운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이 부모에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2022년 18살 룸메의 삶이 아무도 살아보지 않은 2025, 2030년 얼마나 눈부실 지, 2022년 47살을 사는 IT전문가라 해도 제대로 알리 없다. 어쩌면 부모의 해야 할일은 그냥 믿고 그를 응원하는 것 뿐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복잡한 마음을 짧은 글로 정리해본다.


글쓴이 : 룸메 아버지 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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