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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소년 소식최근 당신을 사로잡은 풍경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Gschool
2023-07-18
조회수 2956


교육레터 코-레터는 다양한 교육관계자 이야기를 나누고자 [릴레이 에세이]를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 기고자는 거꾸로캠퍼스에서 2모듈 예술부문 강의를 맡아주신 시각예술가 류송이 님의 이야기를 전해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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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당신을 사로잡은 풍경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매일 비슷해 보이는 장면에서도 가끔은 다른 빛을 발견하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안녕하세요, 저는 교육학을 공부하는 시각예술가 류송이입니다. 

거꾸로캠퍼스에서는 돌보고 있는 강아지의 이름처럼 ‘사랑'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예술교육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모두 사랑의 파동을 전하고 싶어서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예술이 좋은 세상 만들기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예술은 지금의 세상을 다시 한번 생각하기, 혹은 뒤집기 자체라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거꾸로캠퍼스에서 진행하는 모듈에 일부 참여하면서 여러 프로젝트로 생각이 분주한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제가 바라본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예술 그 자체 같다고 느꼈습니다. 현재 우리는 무언의 약속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살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당연해 보이고, 이 세계는 굉장히 견고해 보이죠. 누군가 오랜 시간 지어 온 세계의 모양에 이 아이들은 질문을 던지고, 경계를 마주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수만큼 지금과 조금 다른 세상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와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치 예술이 그러하듯 이 아이들 또한 기존의 세계를 흔들어 놓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건 좋고 나쁘고의 문제는 아니고 이 세계의 또 다른 정답을 내가 다시 쓸 수 있다는 가능성,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이번 수업에서 AI와 미래 세계, 그리고 나의 역할을 상상할 때 저는 구체적인 전제조건이나 상황을 주지 않았습니다. 단지 다양한 소재를 던져 아이들의 생각이 이리 튀고 저리 튈 수 있도록 엉뚱한 과제와 문장을 계속 제공했어요. 아이들은 랜덤하게 주어진 소재와 모듈의 기존 주제를 가지고 글도 적고, 그림도 그려보았습니다. 

 

예전에 제가 좋아하는 무한도전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무한도전의 멤버들이 할리우드 오디션 현장으로 가 동물 흉내를 내야 하는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멤버들은 온 힘을 다해 플라밍고도 되어보고, 으르렁 소리를 내는 호랑이도 되어보고, 악어 부터 뱀까지 온갖 동물의 움직임, 소리를 연기하며 그 동물이 되어갔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대형 테마파크의 한 놀이시설 중 좀비 연기를 위한 워크숍 과정 중 하나였어요. 이야기가 조금 길어졌는데요, 제가 인상 깊었던 점은 좀비 연기의 디렉터가 한 말이에요. 연기자들에게 좀비 연기를 부탁하면 백이면 백 기존에 가지고 있던 느릿한 좀비의 이미지를 흉내내며 어색하게 손을 뻗거나 뒤뚱뒤뚱 걷더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연기자들은 동물의 모습을 연습해 보고 그것을 소스로 삼아 자연스러운 몸짓으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고요. 이것과 마찬가지로 저는 아이들이 기술과 미래 사회를 상상할 때 우리가 AI에 대체되는 불안한 미래만을 상상하지 않기를 바랐어요. 기술 발전으로 발생할 다양한 환경을 상상하고 나서 나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과학기술은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또 다른 ‘인간'에 의해 이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교육은 어떤 교과든 어느 시대이든 그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나의 주관으로 나의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더욱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도 첫 번째는 엉뚱한 상상으로 현재 세계에 균열 내기(이것은 곧 희망이라고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원치 않는 이야기 또한 나의 이야기로 잘 소화해 낼 수 있는 유연함이었습니다.   

 

수업 초반 조금은 정해진 답변 같은 이야기 한 줄을 가지고 있던 친구들이 마지막 시간에는 작곡하는 AI 거북이를 찾아 나선 탐정의 이야기를 소개하거나 다른 이를 응원하기 위해 미래에도 여전히 직접 적은 글을 부치는 포춘 쿠키 작가를 그리고, 최근 과학기술이 교육계에 당장 미친 영향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담아 모노톤의 초상화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다채롭게 열려있는 아이들의 작업이 꽤나 마음에 듭니다. 재미있는 일러스트 작업은 세상을 읽는 나만의 시선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리고 싶지 않은 이야기도 그려야 할 때가 있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인생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태도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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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쿠키_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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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무지갯빛 세상_아타 / (우) 컴퓨터의 춤_루디


 

아이들의 각기 다른 반응, 한 명 한 명 이야기를 나누며 마주한 그들의 시선, 하나도 같지 않은 마흔여섯 장의 그림은 저에게도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그림 한 장으로 아이들이 수업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가늠해 볼 수 있었어요. 아이들도 저도, 종이 밖을 상상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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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 회 다양한 교육관계자의 릴레이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도령의 이야기를 보고 더 이야기 나누고 싶거나, 나의 교육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코레터 편집팀으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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